오피니언기자의 시각
[기자의 시각] 오사카 ‘유니클로’의 사투리 간판
김동현 기자
입력 2024.02.28.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journalist_view/2024/02/28/PPOC3XYVUFAWHNYQOODZZWZF5E/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최근 문을 연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점포가 화제다. 내부 간판 문구가 전부 오사카 사투리로 쓰였다. ‘감사합니다(아리가토)’를 ‘오오키니’라고 적는 등 다른 지역에서 쓰지 않는 방언들이다. 지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지만, 가게는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고 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일본이 아닌 오사카에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웃 도시 교토에선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간판 색이 온통 흑백이다. 다른 국가나 도시에서 스타벅스 간판은 초록 바탕에 그리스 신화 속 동물 ‘세이렌’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교토 특유의 목조 건물들이 이루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역 당국이 규제한 결과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도 예외는 아니다. 맥도널드를 상징하는 빨간 바탕과 샛노란 ‘M’자 로고는 온데간데없이, 간판이 적갈색이거나 아예 검은 바탕에 M자 로고만 그려져 있기도 하다. 로손 편의점 등 일본 기업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일본은 지난해 코로나 종식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속도로 몰려들며 ‘오버투어리즘(관광 공해)’ 문제가 급부상했다. 거리는 관광객 노상 흡연과 쓰레기 투척으로 혼잡해졌다. 이대로 가다간 해당 지역에 내국인 발길이 끊겨 ‘외국인 전용 도시’로 전락하기 쉽고 나아가 관광 도시로서의 매력도 퇴색할 위험이 크다. 이에 위기를 느낀 도시들이 ‘지역 특색 사수’를 위한 자구책을 짜내고 있다.
한국 상황은 어떤가. ‘국내 최고 관광지’라던 제주도는 지난해 코로나 종식에도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4% 줄었다. 국내 관광객은 8% 떨어졌다고 한다. 국내 물가 상승과 엔저로 일본 여행이 유행한 탓도 있겠으나, 많은 이들은 제주도 여행을 꺼리는 이유로 바가지 물가 등 내부 요인을 꼽는다. 서울 광장시장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며 코로나로 잃었던 활기를 되찾았다지만 외국인만 가득한 풍경과 가격을 부풀리는 ‘꼼수 장사’에 부담을 느낀 내국인 상당수가 방문을 주저하는 게 사실이다. 부산·통영·여수 등 어딜 가든 있는 ‘벽화 마을’은 외국인에겐 새로울 수 있으나 한국인 입장에선 좀처럼 지역 특색을 느끼기 어렵다.
여행 업계에선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을 놓고 봤을 때 한국을 고를 이유가 K팝, K푸드 정도 외엔 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과장된 면이 있지만, 현재 한국이 처한 관광지로서의 입지에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특색을 지키려 자구책을 마련한 일본 지방 도시들처럼, 한국도 관광 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우리 도시만의 즐길 거리’를 강구해야 한다. 외국인을 불러들이기는커녕 내국인 관광객까지 주변국에 빼앗기는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순 없지 않은가.
김동현 기자
밥좀도
2024.02.28 05:36:43
관광은 공해 없는 청정 산업이다. 바가지 물가 근절과 창의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힘 쓸 때이다.
답글작성
6
0
금과옥조
2024.02.28 06:06:04
장단점이 있겠지만 발상의 전환이 놀랍다. 기자의 시각에 공감한다.
답글작성
4
0
고리형통
2024.02.28 05:41:21
그 김동현기자 ? 여튼 열심히하시게 !
답글작성
4
0
황소80
2024.02.28 09:12:20
김동현 기자는 상기 글에서, 일본 교토의 스타벅스의 간판색이 "온통 흑백", 맥도날드의 상징인 빨간 바탕과 샛노란 M자 로고가 "온데 간데없이" 라고 표현했는데 과연 제대로 조사하고 쓴 것인가. 스타벅스 교토 기온호텔점 외부에 걸려있는 스타벅스 간판, 맥도날드 교토 하치죠구치점 입구에 붙어있는 맥도날도 로고가 흑백이고 검은 바탕인가. 구글지도만 찾아봐도 금방 알 수있는 내용들을 어찌 저렇게 경솔하게 쓰고 있나? 기사 내용만 보면 교토의 전 스타벅스, 맥도날드 매장이 온통 검은색, 흑백 치장으로 되어 있는 줄 알겠다. 당장 다시 확인해보라.
답글작성
0
0
SayTruth
2024.02.28 09:12:20
앞 부분에선 지방색을 살리자는 뜻으로 읽혔었지만 결국 바가지 때문에 지방관광이 무너진다는 얘기군. 한국 바가지! 여전한 3류 시민 의식. 그건 지방색도 국가색도 아니다. 지자체장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고질병일 뿐이다.
답글작성
0
0
UncleJoe
2024.02.28 08:53:46
일본이 관광객들이 붐비는 식당 같은 곳에서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분해서 외국인이 좀 더 높은 가격을 내게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한다. 외국인을 차별하느냐는 분통을 터트리는 이들이 있던데 난 2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외국인 손님이 너무 많아 물가가 올라서 내국인이 부담을 느낀다는 이유는 자국민을 챙기는 정치인이 우리랑 다르다는 거다. 정치인은 당연히 자국민을 먼저 챙겨야지 그리고 두번째는 손님 좀 많다고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안씌우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니 공식적으로 그런 논의가 나오는 거겠지? 손님이 많아지면 방안이고 뭐고 바가지부터 씌웠을텐데....... 반성 좀 하자....
답글작성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