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에서 백마교를 지나자마자 왼쪽 방향으로 차량 운전대를 돌리면 아파트 숲으로 뒤덮인 85만7225㎡(25만9765평) 규모의 공공택지지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일산에서도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마두동 백마마을과 경의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풍동택지지구다.
고양시 풍동과 식사동 일대에 조성된 이 택지지구 내 아파트는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매 호가가 떨어질 줄 모른다. 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이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곳 풍동지구에 들어선 민간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1450만~1550만원 선이다. 풍동두산위브 158㎡형은 6억9000만~7억2000만원 선이다. 풍동지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아이파크의 경우 매매 호가가 3.3㎡당 16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 158㎡형 로열층은 7억~7억8000만원까지 호가한다.
이는 경기 서북부지역 아파트시장에서 ‘맹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일산신도시의 웬만한 아파트 매매가 수준이다.
택지지구 규모 면에서 일산신도시와 비교가 되지 않는 중급 크기의 풍동지구내 아파트값이 이처럼 높게 형성된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는 파주 문산과 서울 용산을 잇는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을 높은 아파트값 형성의 주요 동력으로 꼽는다.
풍동지구는 일산신도시와 거의 붙어 있어 신도시의 생활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입주한 지 2년이 채 안된 새 아파트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2009년 6월 경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될 경우 서울 성산동까지 10~15분 안에 닿는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일산신도시보다 훨씬 뛰어난 때문이라는 게 풍동 행운공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산신도시와 풍동지구를 잇는 백마교 바로 아래에는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을 앞두고 현재 복선 철로를 까는 공사가 한창이다.
문산에서 용산까지 40분이면 ‘OK’ 아파트를 고를 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교통 여건이다. 지하철이나 전철 주변 역세권 단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대형 할인점과 같은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한 편이다. 이 때문에 매매·전세 수요가 많아 환금성도 뛰어나고 시장 침체기에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새로 뚫리는 전철역 주변 아파트는 앞으로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녔다.
파주 문산과 고양 탄현동 등 경기 서북부지역은 서울과 멀지는 않지만 교통 기반시설 미비로 서울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비교적 적었던 곳이다. 하지만 2009년이 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 같다. 파주 문산과 서울 성산을 잇는 경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기 때문이다.
경의선 복선 전철(문산~용산, 48㎞)은 전체 구간 중 문산~성산(지하철 6호선 수색역 환승) 구간이 2009년 6월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나머지 성산~신촌~서울역~용산역 구간은 2010년께 개통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문산에서 용산역까지 4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파주시 운정~문산(19.29㎞) 구간은 교량(7곳) 공사를 마치고 7개 역사(운정·금릉·금촌·이대·월롱·봉암·문산) 중 문산과 월롱 2곳의 역사 신축공사를 완공하는 등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다. 파주시는 또 입체 교차로 6곳의 설치 공사도 끝마쳤다.
경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 경의선 주변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경의선의 경우 지하철 3호선 대곡역과 지하철 6호선 성산역에서 환승이 가능해 서울 접근성이 예전보다 훨씬 나아지기 때문이다.
"파주가 최대 수혜지역"파주 지역은 수도권 서북부의 동맥 역할을 하게 될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파주는 서울과 가깝지만 그동안 각종 개발계획에서 밀려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제2자유로가 건설되고 경의선도 전철 복선화되는 등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수요층의 눈길을 잡아 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수도권 2기 신도시로 분당 규모(1963만9000㎡)와 맞먹는 파주 신도시다. 이 신도시는 규모(1852만1000㎡·560만평)가 워낙 큰 데다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이외에도 파주 LCD단지 및 남북교류 협력단지 조성, 제2자유로 건설 등 매머드급 개발 재료도 많아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파주 신도시에서는 최근 동시분양된 아파트 외에도 내년부터 2010년까지 5만여 가구가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파주신도시에 편입한 교하지구(204만4000㎡)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부자공인의 고현정 실장은 최근 동시분양 형태로 나온 파주신도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분양시장이 워낙 침체된 데다 전매제한 기간(계약 후 7~10년)도 길어 파주신도시 동시분양 아파트가 많이 미분양됐지만 발전 가능성과 서울 접근성 등을 따져볼 때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파주시 교하읍 랜드공인 관계자도 “파주신도시 내에서도 경의선 운정역과 가까운 단지는 향후 상당한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 탄현·일산·풍동 일대도 복선 전철 개통 기대감 ‘솔솔’고양시 탄현·일산·풍동 일대도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의 수혜지다. 탄현지구는 경의선과 경의로를 사이에 두고 아래쪽으로 일산신도시와 접해 있는 택지지구이다. 중산지구는 탄현지구 우측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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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2009년 6월)을 앞두고 역세권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의선 백마역과 풍산역(신설 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고양시 풍동택지지구내 아이파크 전경. 눈 쌓인 아파트 단지 모습이 아름답다. |
탄현·중산지구에 가장 큰 호재는 역시 경의선 개통이다. 탄현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이내에 있는 탄현마을 1단지 경남.진로아파트 148㎡형은 5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거의 1억5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2000년에 입주한 동신·서광·삼환·일신삼익 등 탄현역 근거리의 단지들도 중대형이 3.3㎡당 1200만원대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탄현역 인근 상업지구에서 개발될 주상복합타운도 주변 집값에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탄현동 한 공인중개사는 “중산.탄현지구가 일산신도시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재료에다 경의선 일산역 일대 개발로 관심이 높아졌다”며 “향후 2800여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까지 들어설 경우 아파트값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의선 일산역 부근 일산신도시 후곡마을 등 일산2.3동 일대도 경의선 복선화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 있다. 일산 후곡마을 아파트는 일산신도시에 속하면서도 지하철 3호선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재료로 이곳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는 앞으로도 후곡마을 아파트값은 경의선 개통 호재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산동 B공인 관계자는 “경의선 개통 효과가 가시화되는 내년이나 2009년에는 이곳 아파트값이 3.3㎡당 1400만~1700만원대까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경의선 백마역과 풍산역(신설 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풍동지구도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풍동지구의 경우 경의선 개통 재료 외에도 지구를 감싸는 풍동2지구가 2009년부터 본격 개발되고 인근에 민간도시개발사업지인 식사지구도 들어서는 등 주변 일대가 거대한 ‘미니신도시’로 조성된다.
풍동 아이파크공인 관계자는 “낡은 노후한 일산신도시 아파트에서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도 입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아파트들로 이뤄진 풍동지구 쪽으로 주거 수요가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과 더욱 가까워질 고양 행신지구고양시 덕양구 행신동과 도내동 일대에 조성된 행신지구도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의 수혜지 중 하나다. 서울 경계 부근에 위치한 택지지구인 데다 이번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서울 도심까지 나가려면 자유로와 수색로 등을 이용해야 했다. 출·퇴근 때면 이들 도로는 어김없이 지·정체가 반복된다. 하지만 경의선 복선전철이 뚫리면 취약했던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행신지구는 주변에 수색뉴타운과 상암DMC가 개발되고 있어 후광 효과도 기대된다. 대형보다는 중소형 비중이 높아 전세수요도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주거기능 위주로 개발돼 생활편의시설은 다소 부족한 편이고 입주한 지 1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중이 큰 게 흠이다.
행신동 강가공인 관계자는 “일산신도시 쪽에 비해 편의시설 등이 부족해 아직까지는 가격 상승이 더디지만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 이후에는 점점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색역 일대 ‘트리플 역세권’ 주목서울 수색역 일대도 주목할 만한 곳이다. 경의선 복선화 구간인 성산역과 인천공항철도 2단계(디지털미디어시티역) 구간과 환승 연결되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주변 지역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은평구 수색 뉴타운과 증산 뉴타운, 마포구 상암DMC 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더욱이 수색역 주변으로 백화점 및 할인점,복합영화관,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는 복합업무지구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편의시설 및 기반시설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대 아파트 단지는 대림한숲타운·수색진흥엣세벨·수색청구 등 단 3개 단지에 불과하다. 시세는 상암DMC 개발계획 발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올 한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3.3㎡당 1100만~1300만원 선으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은평구 수색동 샘공인 김충권 사장은 “경의선 개통과 상암DMC 완공 후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아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토지 시장은 거래 허가 규제에 ‘꽁꽁’ 얼어붙었다. 경의선 복선 전철 효과가 아직까지는 토지보다는 아파트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토지의 경우 매수세도 없고 거래도 뜸하다.
토지거래허가제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사실상 매매가 차단된 때문이다. 파주 문산읍 한 공인중개사는 “2~3년전부터 거래가 끊겨 장사 안 돼서 문닫은 사무실도 많고 요즘도 노는 업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거래가 전무하다 보니 가격 변동도 거의 없다. 문산역 일대 M공인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거래가 안 되니까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곳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 무렵에 개통 앞둔 역세권 단지 노려볼까경의선 주변에서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 시기를 전후해 입주하는 분양아파트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은 교통여건이 불편하지만 2~3년 후 입주 때는 전철 개통에 따른 역세권 프리미엄에 새 아파트라는 장점까지 겹쳐 투자가치가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현재 분양 중이거나 내년 분양 예정인 경의선 역세권 아파트가 적지 않다. 주요 공급 라인은 파주신도시와 고양시 일대다.
파주신도시에는 올해 말 아파트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현재 미분양분도 많이 남아 있다. 시장 침체에다 전매제한 기간이 길다는 게 미분양의 원인이다.
파주신도시에서는 최근 공급된 동시분양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눈여겨볼 만하다. 내년에도 분양 물량이 나온다. 파주신도시에서 가장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A14블록 벽산블루밍 1880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 단지는 2008년 복선전철화 예정인 경의선 운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중심상업단지와도 가깝다.
일산신도시와 인접한 고양 식사지구와 덕이지구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서북쪽에 있는 덕이지구와 동북쪽에 위치한 식사지구에서 중대형아파트 1만2000여가구가 선보이고 있다.
두 지구 모두 입지 여건이 뛰어나다. 일산신도시와 파주신도시의 중간에 있어 양대 신도시의 편의시설을 두루 이용할 수 있다. 첨단 주거기능이 총 동원돼 아파트 품질도 기존 아파트와 크게 차별화된다.
덕이·식사지구에 들어설 아파트는 모두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다. 또 임대주택 계획도 잡혀 있지 않다. 전용면적 85㎡ 이하의 소형주택이 적지 않은 공공택지와 달리 모두 중대형 아파트가 들어서 고급 주거 단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따라서 기존 소형아파트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아파트값에 전철 개통 재료 이미 많이 반영”전철이 뚫리는 것만 보고 덜컥 아파트를 사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많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이미 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주변 시세가 많이 올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철 공사가 한창인 노선 인근에서 기존 아파트를 사거나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지상 구간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상철과 너무 가까운 곳에 투자했다가 소음 때문에 예상한 만큼 수익을 못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신역세권이라도 후광 효과가 미치는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매입을 고려하는 단지나 분양 아파트가 실제 생활권인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경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기까지 아직도 꽤 오랜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이익을 보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자금 운용계획에 맞게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