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컨디션이 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는데, 왜 늘 같은 클렌저를 쓰죠?” 지난달 취재차 만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한마디가 이 기사의 출발점이다. 뷰티 전문가들은 저자극은 기본, 매번 피부 상태를 진단해 그에 맞는 클렌저를 때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 그들의 클렌징 테크닉 사이에서 발견해낸 공통 원칙을 공개한다.
기본편 피부 좋은 사람들의 저자극 클렌징 모범 답안
피부과 의사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한결같이 강조하는 건 클렌징. 확실한 세정력과 저자극을 동시에 잡는 클렌징이야말로 다른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의 효과를 좌우하는 기본 전제다. 웬만한 화장품은 다 써봤다는 뷰티 전문가들의 클렌징 방법에서 발견해낸 공통 기본 원칙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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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오투름 클렌징 밀크 티슈로 닦아낼 필요 없이 물 세안만으로 말끔히 헹궈지는 독일 유기농 브랜드 제품. 우유로 세안한 듯 헹군 뒤 피부가 편안하다. 200ml 3만5000원. 2 시슬리 오 에휘까스 거친 피부결을 매끈하게 정돈하는 기능. 잔여감이나 끈적임 없이 산뜻한 마무리감을 남긴다. 300ml 13만원. 3 러쉬 울트라 블랜드 아몬드 오일을 베이스로 한 밤 타입 클렌저. 오래 묵은 나무 줄기 향이 난다. 충분히 롤링한 다음 물티슈로 닦아낸 뒤 2차 세안한다. 100g 3만7000원. 4 코스메 데코르테 AQ 밀리오리티 리페어 클렌징 크림 피부를 유연하게 부풀려 노폐물은 제거하고 피부에 필요한 성분은 남기는 고기능 클렌징 크림. 150g 14만5000원. 5 피현정에디션 360 탄산 휩 클렌저 공기 중에 놔둬도 360분 이상 꺼지지 않는 쫀쫀한 거품이 무스처럼 바로 나오는 클렌저. 손과 얼굴 사이에서 모찌 굴리듯 거품 세안한다. 홈쇼핑 패키지 구성 가격 7만원대(90ml 단품 가격은 미정).
Rule 1 폼 대신 크림이나 오일, 밀크 타입 선호
장마철이 아닌 이상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기 때문에 피부 속 수분을 사수하는 것이 최대 과제. 전문가들이 클렌징 폼을 자제하는 이유다. 세정 성분이 각질층 속으로 들어가 천연보습인자나 세라마이드까지 씻어낼 수 있다는 것. 대신 클렌징 크림이나 오일, 밀크 등을 손에 덜어 뭉근히 데운 다음,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문지른 뒤 티슈나 토너로 적신 화장솜 또는 클렌징 티슈로 말끔히 닦아내고 있었다.
Rule 2 딥 클렌징엔 촘촘한 탄력 거품
전문가들은 스크럽 대신 거품으로 딥 클렌징한다. 미세한 거품 입자가 피부 위에서 스스로 롤링하며 마사지 효과를 낼뿐더러 피부에 손이 직접 닿는 일을 막고 거품이 모공 속으로 침투해 삼투압으로 피지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므로 거품이 적을 때보다 오히려 세정력이 높다. 최소한의 계면활성제만으로 풍성한 거품을 내기 위해서는 해면 스펀지나 버블망을 사용할 것.
Rule 3 아침엔 물 세안 또는 클렌징 워터
피부가 건조하고 민감한 전문가들은 아침에 물 세안만 한다고 답했다. 피지 분비가 많다면 토너 또는 클렌징 워터를 화장솜에 듬뿍 적셔 결 따라 닦거나, 천연 비누로 세안하는 방법을 추천. 물 세안을 할 때는 체온보다 살짝 낮은 정도로 미지근하게 시작해 찬물로 마무리해야 모공 속 피지가 스르르 녹아 빠지면서 동시에 피부 속 수분 이탈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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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프레쉬 소이 페이스 클렌저 묽은 에멀전 타입으로 억지로 힘을 가하지 않아도 기분 좋게 롤링할 수 있는 질감. 헹군 뒤 건조함이 없고 피부가 부들부들. 150ml 5만7000원. 7 미키모토 코스메틱 문펄 클렌징 크림 피부에서 오일처럼 묽게 변해 물로 헹궈내도 잘 씻긴다. 닦아낸 뒤 한결 촉촉하고 윤기가 돋는다. 110g 8만3000원. 8 슈에무라 클렌징 오일 얼티메이트 항산화, 브라이트닝, 영양 공급, 보습 등의 효능을 지닌 8가지 고급 식물성 오일을 조합. 질감이 리치해 피부를 어루만지면서 자연스레 릴랙싱되는 느낌이다. 450ml 12만8000원대. 9 달팡 아로마틱 클렌징 밤 위드 로즈우드 고농축된 듯한 밤 타입으로 따뜻한 물을 묻혀 롤링하면 오일처럼 유화돼 미세 거품이 생긴다. 2차 세안이 필요 없을 만큼 세정력도 높은 편. 40ml 6만원. 10 OM 세이지 클린징 밀크 모공 속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어 피지 분비까지 조절하는 기능. 크리미한 질감이 자극 없이 노폐물만을 제거한다. 마사지 후 젖은 티슈로 닦아냄. 250ml 7만7000원.
Rule 4 눈 화장까지 한 번에? ‘따로따로’가 정답!
면봉, 화장솜 등 별도의 도구와 전용 포인트 리무버를 써서 눈가에만 집중해 지운 뒤, 피부의 넓은 면적은 앞에서 언급한 원칙에 따라 세안하는 것이 정답이다. 섀도는 리무버로 적신 화장솜을 눈꺼풀에 30초간 얹어둔 뒤 아래로 쓸어내리듯 슬라이딩시켜 지우고, 라이너나 마스카라는 면봉에 리무버를 묻혀 쓰다듬듯 부드럽게 지워낸다.
Rule 5 손의 압력과 청결에 올인
피지 분비가 많아질수록 ‘피부가 떡졌다’는 생각 때문에 여러 번 문질러 뽀득뽀득 씻어내려고 한다. 한여름이라도 표면은 기름질지언정 속은 뻣뻣하고 사막처럼 건조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모공이 있는 콧방울 주위는 중지로 여러 번 확실하게, 그 외의 부위는 아기 피부를 다루듯 손의 힘을 빼야 한다. 정작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은 손이기 때문에 세안 전 손부터 깨끗이 씻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디테일한 노하우!
Rule 6 문지르는 방향이 생명
정샘물 원장의 OX 세안법, 조애경 원장의 가로 세안 등은 어떤 제품을 쓰느냐 뿐만 아니라 부위별로 클렌징하는 디테일한 ‘방향’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평소 피부 탄력이 떨어져 얼굴선이 아래로 처짐을 느꼈다면 정샘물 원장의 팁을, 피부 속 건조와 민감한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면 조애경 원장의 팁을 참고할 것.
정샘물 원장의 탄력UP OX 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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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렌징 크림을 500원 동전만한 크기로 덜어 양손에 고루 묻힌 뒤, 이마, 눈가, 볼, 입가 순으로 큰 반원을 그리듯 네 손가락 면적으로 살살, 대신 빠르게 롤링. 이를 10분간 반복한다. 2 중력으로 처지는 미간, 눈가, 팔자주름과 반대 방향으로 교차되도록 X자를 만들면서 중지로 지그시 누른다. 티슈로 가볍게 닦은 뒤 미온수로 헹궈내는데, 이때도 역시 O와 X의 동작을 반복.
조애경 원장의 수분UP 가로 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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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렌징 제품을 이마, 양볼, 턱 등에 얹은 뒤 골격 및 림프 흐름을 따라 마사지한다. 얼굴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아래에서 위로 나선형을 그리며 중지 끝으로 가볍게 롤링. 2 헹굴 땐 손을 좌우로 움직일 것. 상하 방향은 건조한 볼만 계속 헹구게 되는 반면, 가로 방향은 이마와 굴곡진 콧방울은 꼼꼼하게, 수분을 지켜야 하는 볼 부분은 부드럽게 헹굴 수 있다.
응용편 피부 타입별&상황별 달라지는 클렌징 레시피
전문가들은 앞서 살펴본 기본 원칙에 더해, 매일 달라지는 외부 환경과 본인의 피부 컨디션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다른 클렌징 제품을 적용하거나 천연 재료를 함께 믹스하는 등 명민함을 보이고 있었다. 건성·지성·민감성 등의 피부 타입과, 흔히 겪는 내적·외적 컨디션 변화까지 고려한 클렌징 레시피 9종 벤치마킹하기.
건성 피부를 위한 수분 보충 레시피 >>
Case 1 황사 먼지가 심한 날 >> 먼지를 닦겠다는 생각으로 얼굴 표면이 마른 상태에서 욕심 내어 박박 문지르면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 오히려 자극만 될 뿐이다. 머리 감고 샤워부터 먼저 해 구석구석 먼지를 씻어낸 다음, 그 사이 증기로 충분히 불어난 피부 표면의 먼지를 클렌징 크림으로 마사지하듯 유분막 위로 띄워 올리면 된다. 스팀타월로 얼굴 전체를 5분 이상 감싸고 있다가 세안하는 것도 한 방법.
Case 2 생리 전 트러블이 돋아났을 때 >> 건성 피부가 섣불리 여드름용 제품을 썼다가는 수분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생리 전 일시적으로 생긴 트러블에는 ‘입욕 클렌징’이 솔루션. 피가 아래쪽으로 몰려 피부가 푸석해지는 것이므로 체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35~38℃의 물에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배스 솔트나 탄산수를 섞어 몸을 담근다. 그 상태로 클렌징 크림이나 오일을 사용해 클렌징하는 것. 트러블 주변 피부는 손톱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꼼꼼히 롤링해 순환을 촉진할 것. 클렌징이 끝난 뒤 녹차 티백을 잠시 얹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ase 3 장시간 메이크업으로 지친 피부 >> 메이크업 잔여물에 건성 피부가 오래 노출됐을 땐 딥 클렌징과 보습이라는 상반된 목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클렌징 전에 건조가 심한 눈가 및 팔자주름, U존 중심으로 알로에 젤이나 페이셜 오일로 미리 녹여두는 것이 해결책. 제품에 든 영양 성분이 피부에 얇은 유분막을 형성해 물로 헹궈내더라도 피부 속 수분을 지켜줄뿐더러, 늘 쓰던 클렌징 제품을 써도 세정력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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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세이도 리바이탈 트리트먼트 클렌징 크림 120g 5만3000원. 2 달팡 미르 아로마틱 케어 15ml 7만8000원. 3 닐스야드 래머디스 와일드 로즈 뷰티 밤 50g 8만6000원. 4 오가닉 면 소재의 거즈. 5 에이바이봄 레몬 시트러스 바디 솔트 350g 3만3000원. 6 보습, 진정에 좋은 알로에 젤. 7 트러블 완화에 좋은 녹차물과 티백.
지성 피부를 위한 밸런싱 레시피 >>
Case 1 황사 먼지가 피지에 들러붙은 듯 느껴질 때 >> 밀크나 로션 타입을 500원짜리 동전만큼 덜어 얼굴 구석구석 롤링한 뒤, 천연 거즈나 전용 클렌징 클로스를 따뜻한 물에 적셔 부드럽게 닦아낸다. 바로 물로 헹궈내도 좋지만 아무래도 피부에 흡착해 있는 먼지가 채 닦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중금속 먼지를 말끔히 닦겠다고 폼을 쓰는 것은 금물이다. 2차 세안은 클렌징 오일로 마사지하며 피부에 남아 있는 노폐물을 오일막 위로 띄워 올린 뒤 미온수로 20회 이상 어푸어푸 헹궈내거나, 클렌징 워터를 화장솜에 충분히 적셔 닦아내는 걸로 충분하다.
Case 2 스트레스, 트러블로부터 힐링 >> 천연 곡물 가루를 우유에 개어 얼굴을 부드럽게 문지른다. 우유 대신 평소 쓰는 묽은 에센스에 믹스하는 것도 방법. 트러블이 난 부위에는 곡물 중에서도 녹두 가루를 추천한다. 문지르는 사이 경직된 근육이 풀리면서 릴랙싱되는 건 물론, 묵은 각질이 사라져 피부가 매끈해지면서 즉각적으로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직접 만들어 쓰기 귀찮을 때는 물에 개어 쓰는 천연 딥 클렌저를 추천한다.
Case 3 지루성 각질 때문에 피부가 거북 등껍질 >> 피지 분비가 많은 지성의 경우, 트러블은 딱히 나지 않았는데 피부가 유달리 두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이때는 클렌징 밀크에 흑설탕을 1티스푼가량 섞어 중지를 이용해 얼굴 구석구석 살살 문지를 것. 흑설탕이 체온에 의해 스르르 녹기 시작하면 그때 미지근한 물로 헹궈내면 된다. 시판 중인 흑설탕 마스크보다 훨씬 자극이 적고 비용 또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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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멜비타 아피코스마 크리미 클렌징 밀크 200ml 3만8000원. 2 웬만한 시판용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난 각질 제거력을 지닌 흑설탕. 3 피지 분비량을 컨트롤하는 데 좋은 율무가루. 4 러쉬 엔젤스 온 배어 스킨 80g 1만8900원. 5 각질 제거와 미백 효과가 있는 우유. 6 버츠비 페이셜 타월렛 30매 1만9000원.
민감성 피부를 위한 수딩 레시피 >>
Case 1 붉은 기가 확 올라온 홍당무 피부 >> 피부를 오래 롤링하는 과정을 피한다. 밀크나 로션 타입에 든 유분마저 자극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클렌징 워터를 화장솜에 묻혀 최대한 힘을 빼 슬라이딩하듯 닦아낼 것. 화장솜에서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흥건히 적셔야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 헹굼물에 아로마 오일을 두세 방울 떨어뜨리고, 손을 오므려 손바닥 안에 물을 채운 뒤 얼굴 피부 위로 물을 흘려주듯 가볍게 헹굴 것.
Case 2 들뜬 각질에 오돌토돌 좁쌀 여드름 >> 부드러운 저자극 포뮬러만 바르다 보면 피부 표면이 거칠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민감 정도가 심해질까 섣불리 각질 제거제를 쓰지 못하는 처지. 이럴 때는 파우더 타입 효소 클렌저가 제격. 피부를 문질러도 성긴 거품이 마치 젤처럼 부드럽고, 고기를 잴 때 파인애플이나 키위를 넣으면 고기가 연해지듯 효소 자체가 단백질을 야금야금 분해하기 때문에 각질을 부드럽게 녹일 수 있다.
Case 3 민감 피부 고질병, 환절기 트러블 >> 피지 분비가 늘고 건조를 유발하는 봄바람이 많이 부는 요즘이야말로 민감성 피부의 흑역사가 시작되는 시점. 약산성이어야 할 피부 장벽의 pH가 무너져 외부 자극 요소는 피부 속으로 침투, 수분은 피부 밖으로 증발하고 있는 상태가 더욱 심해진다. 이럴 땐 약산성의 부드러운 젤 타입 클렌저로 대체할 것. 계면활성제는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는 주범이므로 순한 비이온성 성분인 ‘폴리소베이트’나 ‘실리콘’이 든 솝 프리(soap-free) 제품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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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이오더마 센시비오 H2O 250ml 2만5000원. 2 숨37 화이트 어워드 엔자임 파우더 워시 1.5g x 60포 6만원. 3 트릴로지 밸런싱 젤 클렌저 150ml 4만9000원. 4 아더마 젤 무쌍 250ml 2만5000원. 5 민감한 피부가 흔히 겪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칼렌듈라 오일. 6 도톰한 쿠션감이 있는 오가닉 코튼 화장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