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맛이나 알고 쓰는 걸까?
노병철
‘극한직업’이란 영화를 보았다. 13,266,338명이 보았다는 영화이다.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근무! 지금까지 이런 수사는 없었다!’ 이번에 ‘드림’이란 영화를 만든 이병헌 감독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은 코미디의 연금술사라고 말할 만큼 만든 영화가 다 재미가 있다. 특히 대화에서 쉴 새 없이 묻어나는 기발한 언어의 티키타카는 보는 이들이 시종일관 웃게끔 만든다.
“이병헌 감독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코미디 언어”
치고 맞는 액션과 엉뚱한 웃음 그리고 통쾌함과 짜릿함을 주는 극한직업은 천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극한직업을 보면서 이 영화의 작품성을 운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마 그런 말을 하는 자체가 맛이 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위선자들의 용어일 것이다. 그 영화를 보고 인생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는 자체가 웃긴 이야기가 될 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즐겁게 웃었을 뿐이다.
‘국도극장’이란 영화를 보았다. 만년 고시생 주인공이 사법고시가 폐지되어 고향 벌교로 돌아온다. 생계를 위해 낡은 재개봉 영화관 ‘국도극장’에서 일을 한다. 우연히 만나게 된 동창생이자 가수 지망생인 여자 친구와 인생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주워 담는다.
“당신은 지금, 괜찮은가요?”
주인공과 치매에 걸린 그의 엄마와 그리고 형의 이야기에서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화려하고 거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낸다. 영화 속 장면 장면을 볼 때마다 생각하고 생각하게 된다. 삶을 되새김질하게끔 만드는 영화다. 구질구질한 삶을 주인공의 환경을 통해 엮어 형상화하고 묘사하는 아주 피곤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괜찮아요. 나의 지금이 그리 영화 같진 않더라도.”
아주 잔잔하고 지루하게 끌어나가는 영화를 보면서 난 영화의 재미보다 작품성을 생각했다. 영화관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지루하게 앉은 주인공을 보며 누가 알아주지 않는 삶을 발버둥 치면서 살아가는, 가진 게 없는 춥고 외로운 사람들의 영화에 뼈저리게 공감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시간이 멈춘 극장의 세계에서 치유 받고 휴식하며 보도블록 사이를 헤집고 나온 풀꽃처럼 밑바닥 인생의 모진 삶의 한 단면을 보게 된다. 제대로 작품성을 따질만한 영화이다. 그만큼 깊이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루하게 엮어 나가는 영화 속에서 눈만 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394명의 관객이 본 영화이다.
내 글은 과연 어떻게 읽힐까?
첫댓글 작품성과 재미성 다 성공한 우수한 작품입니다.^^
가르침을 받은 선생님 말씀처럼 살고 싶으면 선생님이 되어야 해요.
작가는 선생님이 아니잖아요.
작가는 작가답게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됩니다.^^
그래도 물레다방 김 마담만 좋다고 하면
나머지야 따로 마음 쓸 게 없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쉽게 술술술 잘 읽힙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