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12 - 크레타 동부 말리아에 도착해 비치를 찾아 해변을 걸으며 구경하다!
2024년 4월 28일 헤라클레이온 남쪽에 크노소스 궁전 Knossos Palace 을 보고 돌아와
헤라클레이온 고고박물관 Archaeological Museum 까지 구경하고는
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아 4.1 유로 하는 말리아행 표를 끊어 13시 30분 버스를 탑니다.
버스는 왼쪽에 에게해 바다를 끼고 동쪽으로 달려 번화한 도시 헤르소니소스를 지나
20분을 더 달려서 헤라클레이온에서 35km 거리인 말리아 Malia 에
도착해서는 말리아궁전은 포기하고 포타모스 비치 Potamos Beach를 찾아 내려갑니다.
한참 걷다가 호텔에 들어가 시내지도를 달라고 해서 말리아항 Malia Harbour
과 포타모스 비치 Potamos Beach 를 표시해 달라고 부탁해 들고나와
감자밭과 자동차 경주장에 묘지가 많은 교회를 지나 드디어 해변에 도착합니다.
푸르른 지중해.... 그러니까 에게해 바다를 바라보다가 이윽고 모래사장을 걷는데....
모래사장에서 네트를 치고 배구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니 여긴 일반
공용 해변이 아니고 리조트호텔에서 임차해서 전용하는 사설 해변인 것 같습니다?
오늘이 4월 말이니 아직 물이 차가운지라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호텔에서
마련한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 비키니 차림으로 선탠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입니다.
오늘 우리가 찾은 바다인 에게해는 지중해 동부의 내해로 그리스와 튀르키예 사이에
놓여있는 바다이니 북쪽으로는 마르마라해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로 연결되며, 남쪽으로는 본 지중해로 연결되니 동(東) 지중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북쪽은 트라키아, 동쪽은 이오니아, 남쪽은 크레타, 서쪽은 테살리아, 이타카, 펠로폰네소스와 접하는 바다
이고 다도해와 리아스식 해안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니 파도가 잔잔한 편이고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의 성지로 지중해 크루즈 여행의 주무대이며 아름다운 지중해 사진도 주로 이곳을 찍은 것입니다.
후기 빙하시대인 BC 16000년경에는 에게해 대부분이 물이 많은 해안 평야였는데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한 기원전 8000년경에도 많은 부분이 발칸 반도와 아나톨리아 반도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빙하시대가 지나고 기원전 4000년경이 되어서야 오늘날과 같은 해안선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북동부 에게해 제도와 에비아 (Εύβοια, 고대의 에우보이아), 북부 스포라데스 제도, 키클라데스 제도
(Κυκλάδες), 살로니카 제도, 도데카니사 제도 (Δωδεκάνησα) 와 크레타 (Κρήτη) 일곱 지역입니다.
에게해 제도는 본토에 뻗어있는 산맥의 연장인데, 어떤 산맥은 히오스 섬까지 연결되며, 에비아
와 사모스까지 이어지는 것도 있고, 다른 산맥은 펠로폰네소스에서
크리티를 지나 로도스까지 이어져 에게해와 지중해를 구분해주며 지진도 자주 발생하는 곳입니다.
기원전 2000년에 키클라데스 문화가 발전했으니 추상화된 석상과 해양문화라는 특징을 갖는데, 산토리니섬
의 아크로티리 유적과 크레타에서 발굴된 벽화는 당시의 풍요로운 해양 문명이 존재했음을
알수있게 해주었고.... 에게해는 그리스 문화권에 속해 그리스인들의 내해로 문화와 교역의 중심지가 됩니다.
남쪽의 크레타 섬에서 청동기 시대의 왕국인 미노스 문명이 등장햇으며 이후 미케네 문명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데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의 아버지인 아이게우스 왕이 아들이 원정에서 사망한 줄
착각하여 절망감으로 바다에 투신하여 그 바다에 그의 이름을 붙여 에게해 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 그리스 신화는 아마도 미노스 ~ 미케네 시대 즈음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것으로 보이며...
트로이까지 에게 문명에 포함시킨 지도도 있으니 당시 아나톨리아 반도(소아시아)의
서쪽 지역은 에페소스나 로도스 섬 등 그리스계 이주민들이 세운 도시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미케네 문명은 청동기 시대의 붕괴와 함께 소멸하고 그리스와 크레타를 포함한 에게 해 전역,
바다 건너 히타이트까지 수백 년간 역사와 문자가 잊혀질 정도의 암흑시대를 맞이합니다.
암흑기 초기에 큰 지진과 가뭄이 있었고, 북쪽에서 도리스인 등의 이민족들이 내려왔으며 미케네 문명이
붕괴되었고 미케네와 크레타의 그리스계 유민들은 바다 민족이 되어 히타이트, 키프로스, 이집트,
가나안 등으로 떠났다고 추정되며 필리스티아 지역에 가장 많이 정착했으니 성경에 나오는 블루셋 입니다!
암흑시대가 끝난후 고대 그리스 문명이 회복되면서 철기 시대의 도시국가인 폴리스들이 에게해에 등장해서는
이후 다시 그리스의 문화를 꽃피우다가 로마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의 지배를 거친 후 오늘날에 이릅니다.
에게해에는 섬이 무척 많은데, 작은 섬 몇개를 제외하면 튀르키예 코앞에 있는 섬까지 전부
그리스 땅인데..... 한때는 그리스 본토까지 포함해 모두 오스만 제국 땅이었지만
제국이 차츰차츰 몰락하면서 19세기~20세기 초반에 그리스에 하나하나씩 다 넘어온 것입니다.
로잔 조약에 따라 에게해의 섬은 튀르키예 영토의 코앞에 있는 것까지 모두 그리스에 넘어갔으며
오스만 제국이 제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하고 항복한 뒤 이스탄불에 진주한 연합군의
우두머리인 영국인 고등판무관이 그리스-튀르키예 전쟁을 지켜보다가 그리스군이
튀르키예군에 져서 에게해로 밀려나자...... 궁지에 몰린 그리스군을 구하기 위해 중재에 나섭니다.
이즈미르를 점령하고 앙카라로 진격하던 그리스군이 케말 파샤에 패해 바다로 몰리자 영국은 신생 터키
에 압력을 가하니 이스탄불 부근의 동트라키아 지역 아니면 에게해의 섬들 중 하나를 가지라고
제안하자 튀르키예 정부가 이스탄불 주변 땅을 가지겠다고 선택해 에게해가 그리스 땅이 된 것입니다.
말리아 해변의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어서 구경하고는 위로 올라와서는 이제 휴양지로 리조트
호텔이 수십개나 들어선 헤르소니소스 Hersonissos 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소를 찾습니다.
헤르니소스는 바닷가에서 아주 가깝지만 여기 말리아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지라
한참 걸어 올라가는데 도중에 High Beach Resort 리조트 호텔에서는
풀장 주위에 간이 침대에서 역시나 비키니 차림으로 선탠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이한 것이 이 동네에는 온 천지에 ATM 기계가 밴딩머신(자판기) 보다도 더 흔하게 보이는
것인데.... 유럽인들은 신용카드를 많이쓰는줄 아는데 왜 현금이 그리 많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어느 술집에 적힌 글귀를 보자니.....
leave the pool bar. leave the sea join us where. Every hour here is happy.
해석하자면 Pool Bar 를 떠나요. 바다를 떠나요. 여기는 매 시간이 행복해요.
중국 식당 China Royal 을 지나서 행인에게 버스 정류소를 물으니
저기 메인 도로에 교회가 보이는 곳 옆이라고 일러줍니다.
그리스 전역을 커버하는 KTEA 버스 정류소에 도착하니 역시나 여기도
ATM 기계가 여러군데 보이는지라 의문은 좀체 풀리지가 않습니다.
정류소에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는데...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니 차장이 내려와 손님들에게
일일이 행선지를 묻고 태우는게 특이한데 헤르니소스 라고 하니 요금은 2유로 라고 합니다.
오른쪽으로 지중해, 어게해 바다를 끼고 20분쯤 서쪽으로 달려서 헤르소니소스
Hersonissos 에 도착하기로 내리니 이 해변 도시는 참으로 번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