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한시모음

[古方]

1. 봄-序詩

新雷 봄 천둥소리 淸 장유병(張維屛)

造物無言却有情, 대자연 말 없으되 정 있어,
每于寒盡覺春生. 매양 추위가 다하면 봄이 소생함을 느낀다네.
千紅萬紫安排着, 울긋불긋 온갖 꽃 다 마련 해 두고서,
只待新雷第一聲. 우르릉 천둥소리 한 번 울리기만 기다린다네.

淸明 청명 唐 杜牧(두목)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이라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데,
路上行人欲斷魂. 길가는 나그네 외로워 마음 자지러진다.
借問酒家何處有, 주막집 있는 곳 어디쯤이냐 물으니,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은 말없이 저만치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2. 봄-사랑

閨怨 아낙의 시름 唐 王昌齡(왕창령)

閨中少婦不知愁, 규방의 젊은 아낙 근심이 도무지 무엇인지 모르고서,
春日凝裝上翠樓. 봄날 한껏 단장하고 누각에 올랐다가
忽見陌頭柳色新, 문득 밭둔덕의 버들가지 색이 새로와진 것을 보고서
悔敎夫婿覓封侯. 제 낭군 벼슬길 떠나 보낸 것 후회하네.

(1)

閨中少婦不知愁(규중소부부지수)
春日凝妝上翠樓(춘일응장상취루)
忽見陌頭楊柳色(홀견맥두양류색)
悔教夫婿覓封侯(회교부서멱봉후)

규방의 젊은 아낙네 근심일랑 모르고
봄날 단장하고 단청한 누각에 올랐네.
문득 거리에 흐드러진 버들 빛을 보고는
남편을 벼슬 찾아 떠나보낸 일 뉘우치네.

왕창령은 성당(盛唐)의 시인으로 변경의 전쟁과 규중(閨中)의 이별을 묘사한 작품이 뛰어나다. 이 시의 제목은 '규중의 원망'이라는 뜻으로, 출정(出征)한 군인의 부인이 외롭게 지내는 설움과 원망을 뜻한다. 남편 없이 홀로 지내는 어려움을 모르는 새색시가 한껏 단장하고 높은 누각에 올라 봄 경치를 즐기다가 문득 거리에 버드나무가 흐드러진 것을 보고는 자신의 곁에 남편이 없음을 새삼 깨닫고, 남편에게 공을 세워 출세하도록 권하여 군대로 나아가게 한 일을 뒤늦게 후회한다. 봄날 홀로 지내는 젊은 아낙네의 심리적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부지수(不知愁)'는 '부증수(不曾愁)'라고 쓰인 판본도 있다.

春望詞 봄노래 薛 濤 (설도)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은 지고 세월은 저무는데,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여전히 아득할 뿐.
不結同心人, 동심인 맺지도 못하고,

空結同心草.  괜스리 동심초만 매고 있어라.

3. 봄-賞春

豊樂亭游春 其一 풍락정 봄놀이 宋, 歐陽修(구양수)

綠樹交加山鳥啼, 푸른 나무 많아지니 산새들 즐거이 울고,
晴風蕩榳落花飛. 맑은 바람 출렁이니 꽃잎이 날리누나.
鳥歌花舞太守醉, 새는 노래하고 꽃은 춤을 추어 태수는 취했나니,
明日酒醒春已歸. 내일 술 깨일 즈음이면 봄은 이미 가고 없으리라.

豊樂亭游春 其三 풍락정 봄놀이

紅樹靑山日欲斜, 붉은 꽃핀 푸른 산에 해가 지는데,
長郊草色綠無涯. 교외 먼 들판 풀빛은 끝없이 푸르다.
游人不管春將老, 상춘객은 가는 봄 아랑곳하지 않고,
來往亭前踏落花. 정자 앞 오가며 지는 꽃잎을 밟는다.

大林寺桃花 대림사 복사꽃 唐 白居易(백거이)

人間四月芳菲盡, 속세의 4월 꽃들은 다 졌는데,
山寺桃花始盛開. 산사의 복사꽃은 지금이 한창이네.
長恨春歸無覓處, 돌아가버린 봄 찾을 길 없어 못내 아쉽더니,
不知轉入此中來. 그 봄 이곳으로 옮겨왔음을 내가 몰랐음일세.

惜花 꽃을 아쉬워하며 唐 嚴　(엄운)

春光檦檦歸何處,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 새삼 꽃앞에서 술잔 잡아 들었네
盡日問花花不語, 종일토록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爲誰零落爲誰開. 누굴 위하여 시들고 누굴 위하여 피는가?

4. 봄-봄비

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唐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좋은 비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한다.
隨風潛入夜,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소리도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 들판 길 구름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 위에 뜬 배의 불만이 밝다.
曉看紅濕處, 새벽녘 아침 붉게 젖은 곳 보니,
花重錦官城. 錦官城에 꽃들 활짝 피었네.

春雨後 봄비 내린 뒤 唐, 孟郊(맹교)

昨夜一霎雨, 어젯밤 한 차례 가랑비가 내렸으니,
天意蘇群物. 하늘이 만물을 소생케 하려는 것이라.
何物最先知, 어느 것이 가장 먼저 그 뜻을 알랴 했더니,
虛庭草爭出. 빈 뜨락에 봄풀들이 다투어 나는구나.

5. 봄-봄술

月下獨酌 其一 달 아래 홀로 마시다 唐 李白(이백)

花間一壺酒 꽃밭 가운데 술 한 동이
獨酌無相親 함께 할 사람 없어 홀로 마신다
擧杯邀明月 술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對影成三人 그림자까지 대하니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달은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도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 잠시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行樂須及春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리라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 어른거린다
醒時同交歡 깨어있을 때는 함께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한 후에는 각자 흩어져 간다
永結無情游 아무렴 우리끼리의 이 우정 길이 맺어
相期邈雲漢 이 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세

山中與幽人對酌 산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 唐 李白(이백)

兩人對酌山花開 마주하여 술 마시는데 산꽃이 피었구나,
一杯一杯復一杯 한잔 한잔 또 한잔
我醉欲眠卿且去 나 취하여 졸리우니 이 사람아 돌아가게나,
明朝有意抱琴來 내일 아침 생각 있거든 거문고나 안고 오시게.

6. 여름-序詩

江村 강촌 唐, 杜甫

淸江一曲抱村流, 맑은 강 한 굽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 긴 여름 강촌에는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堂上燕,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라.
老妻畵紙爲棋局,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稚子敲針作釣鉤.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노라.
多病所須唯藥物,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微軀此外更何求.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夏意 여름날 宋 蘇舜欽(소순흠)

別院深深夏簟淸, 별당 깊숙히 돗자리 시원한데,

石榴開遍透簾明. 석류꽃 피어 주렴사이 햇살 밝다.
松陰滿地日當午, 한낮 마당 가득 솔 그림자 덮혔는데,

夢覺有鶯時一聲. 낮잠 꿈결에 꾀꼬리 소리에 눈을 뜬다.

(1)

別院深深夏簟淸
石榴開遍透簾明
松陰滿地日當午
夢覺有鶯時一聲

 별당 깊숙한 곳 돗자리 시원한데,
석류꽃 활짝 피어 주렴발 건너 햇살이 밝다.
한낮 마당 가득 소나무 그림자 덮혔는데,
낮잠 자다 꿈결에 꾀꼬리 소리 듣고 눈을 뜨다.

 7. 여름-농사

揷秧 모내기 宋 范成大(범성대)

種密移疏綠毯平, 빽빽한 모판에서 듬성듬성 옮겨심으니 마치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
行間淸淺縠紋生. 줄 사이 맑고 옅은 물 찰랑찰랑 비단결 무늬 이루었네.
誰知細細靑靑草, 뉘 알랴 가늘고 파란 풀잎,
中有豊年擊壤聲. 그 속에 풍년 격양가 소리 있음을.

(1)

種密移疏綠毯平
行間淸淺縠紋生
誰知細細靑靑草
中有豊年擊壤聲

 빽빽한 모판에서 듬성듬성 옮겨심으니
마치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
줄 사이 맑고 옅은 물 찰랑찰랑 비단결 무늬 이루었네.
뉘 알랴 가늘고 파란 풀잎,
그 속에 풍년 격양가 소리 있음을.

蔀屋豐盈屢。菑田節序占。江梅初濺齒。壠麥復掀髯。▼(禾+節)朽連冰解。秧生刺水尖。耙畦徑澾滑。犂雨値。踏歇車聲悄。駄聯馬首苫。晨炊趨健婦。宵賃叫竆閻。汩瀄羣跟響。淋灕衆體霑。並愁高日炙。同畏弱泥黏。敏把蜻蜓點。徐行鸛鸐편001瞻。忍塗兒婉婉。憐涴女摻摻。及嫰咸輕按。偏枯每側覘。水渾踈戢戢。風細偃纖纖。碁罫平塡塞。僧衣遠補添。綠鋪槃薦餖。靑暎鏡開匳。忽笑嘲嗤傡。旁窺妒媚兼。董功搥畵鼓。勸事唱烏鹽。蹔憇宜霒曀。恒勞自旭暹。橫眠煙草合。會饁露蔬醃。拄杖觀遊竟。停驂問訊僉。無時身燥晳。多日面焦黔。詎愛凌波步。生憎鬬草拈。播灰從自愼。去莠繼當嚴。澡頭搴笠糾。洗腳放帬襜。動出歬銀鷺。旋歸趁玉蟾。漸喜香聞遠。終矜味作甜。方秋敎刈熟。此去俟磨鎌。

稻田 논 唐 韋莊(위장)

綠波春浪滿前陂, 앞 못에 가득, 푸르게 넘실대는 봄 물결이런가.
極目連雲禾罷禾亞肥. 저 멀리 하늘 끝까지 살진 벼가 자라고 있구나.
更被鷺澜千點雪, 한 무리의 백로 떼가 펄펄 날리는 눈송이처럼,
破烟來入畵屛飛. 안개 속을 가로질러 그림 병풍 속으로 날아드는구나.

(1)

綠波春浪滿前陂
極目連雲禾罷禾亞肥
更被鷺澜千點雪
破烟來入畵屛飛
 앞 못에 가득, 푸르게 넘실대는 봄 물결이런가.
저 멀리 하늘 끝까지 살진 벼가 자라고 있구나.
한 무리의 백로 떼가 펄펄 날리는 눈송이처럼,
안개 속을 가로질러 그림 병풍 속으로 날아드는구나.

8. 여름-여름비

驟雨 소나기 宋 華岳(화악)

牛尾烏雲潑濃墨, 소꼬리 쪽에 검은 구름이 먹물 붓 듯하더니,
牛頭風雨飜車軸. 소머리 쪽에 비바람 일고 두레박 물 퍼붓 듯하네.
怒濤頃刻卷沙灘, 성난 물결이 이내 백사장을 휩쓸고,
十萬軍聲吼鳴瀑. 10만 군사 함성처럼 골짜기에 물 흐르는 소리.
牧童家住溪西曲, 개울 서쪽 모퉁이에 사는 목동이,
侵早騎牛牧溪北. 이른 새벽 소를 타고 개울 북쪽 풀 뜯기러 갔다가,
慌忙冒雨急渡溪, 빗속을 황망스레 급히 개울 건너는데,
雨勢驟晴山又綠. 씻은 듯 비 개이고 산 다시 푸르르네.

(1)

牛尾烏雲潑濃墨 우미오운발농묵 

牛頭風雨飜車軸 우두풍우번거축 

怒濤頃刻卷沙灘 노도경각권사탄 

十萬軍聲吼鳴瀑 십만군성후명폭 

牧童家住溪西曲 목동가주계서곡 

侵早騎牛牧溪北 침조기우목계북 

慌忙冒雨急渡溪 황망모우급도계 

雨勢驟晴山又綠 우세취청산우록 

소꼬리에 구름 일어 짙은 먹물 번지듯 

소머리 머리쪽에 비바람 몰아쳐 물레방아 물 떨어지듯  

성난 물결 잠깐 동안에 모랫벌 물결을 뒤엎고 

십만 군사의 함성처럼 울리는 폭포수 

목동의 집은 개울 서쪽 모퉁이에 있는데 

이른 새벽 소를 타고 개울 북쪽으로 풀 뜯기러 갔다가 

황망하게 비를 무릅쓰고 급히 개울을 건너는데 

비가 개니 산은 또다시 푸르다  

華岳（화악？－1221年），字 子西(자서)，號 翠微(취미)，貴池(귀지)人。

武學生出身(무학생출신) 著書 南征錄(남정록)、北征錄(북정록)등이 있다.

雨過山村 우중에 산촌을 들르다 唐 王建(왕건)

雨裏鷄鳴一兩家, 빗속에 한두 집에서 닭이 울고,
竹溪村路板橋斜. 대나무 자란 시골길 개울에 널빤지 걸쳐 있네.
婦姑相喚浴蠶去, 시어머니 며느리 서로 불러 누에치러 나가고,
閑着中庭梔子花. 마당 가운데 한가로이 치자꽃이 피었네.

9. 여름-더위

銷夏詩 여름날에 淸 袁枚(원매)

不著衣冠近半年, 근 반년 의관 따로 갖추어 입을 것도 없이
水雲深處抱花眠. 물과 구름 깊은 곳에서 꽃 껴안고 낮잠도 잔다네.
平生自想無官樂, 평생토록 벼슬없는 사람의 즐거움 누리고 싶었던 터.
第一驕人六月天. 이 6월에 나보다 나은 사람 누가 있으랴!

(1)

不著衣冠近半年
水雲深處抱花眠
平生自思無官樂
第一驕人六月天

벼슬자리 내어놓고 거의 반 년
이제 수운 깊은 산중에서 꽃에 안겨 잘 수 있네
평생에 벼슬하지 않은 즐거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유월 더위에 안달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구나

夏日山中 여름 산에서 唐, 李白(이백)

懶搖白羽扇 백우선 부채질 귀찮아
裸袒靑林中 숲속에 알몸으로 들었다
脫巾掛石壁 망건도 벗어 돌벽에 걸어두고
露頂灑松風 정수리를 드러내 솔바람에 씻는다

(1)

懶搖白羽扇(란요백우선)
裸袒青林中(나단청림중)
脫巾掛石壁(탈건괘석벽)
露頂灑松風(노정쇄송풍)

부채질하기도 나른하여
푸른 숲 속에서 웃통 벗고
두건도 벗어 바위에 걸쳐두니
드러난 이마를 솔바람이 씻어낸다

이백이 고력사(高力士)와 양귀비(楊貴妃)의 미움을 산 탓에 짧은 벼슬살이를 마치고 다시 천하를 주유하며 지은 시이다. 제목은 '여름날 산속에서'라는 뜻이다. 부채칠하기도 귀찮을 만큼 무더운 여름날, 숲 속에 들어가 웃통을 벗어던지고 두건도 벗어 놓으니 시원한 솔바람이 이마의 땀을 씻어낸다. 무더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속박을 씻어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체면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정신적 자유를 마음껏 누린 이백의 풍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10. 가을-序詩

秋詞(其一) 가을 노래 唐 劉禹錫(유우석)

自古逢秋悲寂寥 옛부터 사람들 가을되면 못내 쓸쓸해 하는데,
我言秋日勝春朝 내사 가을햇볕이 봄날보다 좋다네.
晴空一鶴排雲上 맑은 하늘 학 한 마리 구름 제치고,
便引詩情到碧曨 내 마음 속 시정을 끌고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네.

秋詞(其二) 가을 노래 唐 劉禹錫(유우석)

山明水淨夜來霜, 산은 청명하고 물은 맑은데 밤새 서리가 내려,
數樹深紅出淺黃. 단풍나무 몇 그루엔 붉은 단풍 타오르네.
試上高樓淸入骨, 높은 누각에 올라보니 맑음이 골수까지 스며드나니,
豈知春色嗾人狂. 사람 미치게 한다는 봄경치가 어찌 이만 하리요.

11. 가을-달

夜泉 밤 계곡 흐르는 물 明 袁中道(원중도)

山白鳥忽鳴, 산이 환해지니 새가 놀라 울고,
石冷霜欲結. 차가운 바위에 서리로 맺히는 듯.
流泉得月光, 흐르는 물 달빛 받아,
化爲一溪雪. 계곡이 온통 눈으로 덮힌 듯.

靜夜思 고향 그리운 달밤 唐 李白(이백)

牀前明月光, 침상 머리 밝은 달빛,

疑是地上霜. 땅 위에 내린 서리인가 하였네.
擧頭望山月, 고개 들어 산마루에 달 쳐다보다가

低頭思故鄕.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12. 가을-단풍

山行 가을 산에서 唐 杜牧(두목)

遠上寒山石徑斜, 멀리 가을 산 위로 돌길이 비껴 있고
白雲生處有人家.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보인다.
停車坐愛楓林晩, 단풍 든 숲의 저녁 경치 좋아하여 수레를 멈췄더니
霜葉紅於二月花. 서리 맞은 잎새는 2월의 꽃보다 붉구나!

山行　紅葉(三首中之一) 단풍 淸 蔣超(장초)

誰把丹靑抹樹陰, 녹음에다 단청 칠 그 누가 했나?
冷香紅玉碧雲深. 파란 하늘 흰구름 속 붉은 구슬 향 머금었네
天公醉後橫拖筆, 조물주가 술에 취해 붓 휘여잡고
顚倒春秋花木心. 가을을 봄으로 그렸음일레라

13. 가을-객수

登高 높은 곳에 올라 唐, 杜甫(두보)

風急天高猿嘯哀, 바람 세고 하늘 높아 원숭이 울음소리 애절하고,
渚淸沙白鳥飛籾. 맑은 강가 흰 모래밭에 새 날아 돌고 있다.
無邊落木蕭蕭下, 끝없이 낙엽은 쓸쓸히 내리고,
不盡長江滾滾來. 다함없는 장강은 굽이쳐 흐른다.
萬里悲秋常作客, 만리 타향 늘 객이 되어 가을을 슬퍼하고,
百年多病獨登臺. 평생 병이 많아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髮, 가난에 시달려 희어진 머리 많아 슬퍼하는데,
幾倒新亭濁酒杯. 노쇠한 요즈음 탁주마저 그만두었어라.

楓橋夜泊 풍교에서의 밤 唐, 張繼

月落烏啼霜滿天, 달 기울고 까마귀 우는데 서리 하늘 가득,
江楓漁火對愁眠. 강가 단풍과 고깃배 불빛이 시름에 잠든 이를 마주하였네.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 밖 한산사
夜半鍾聲到客船. 한밤중 종소리가 객선까지 들려오네.

14. 가을-思友

寄全椒山中道士 전초산 친구에게 唐 위응물(韋應物)

今朝郡齋冷, 오늘따라 썰렁한 군청 사무실
忽念山中客. 문득 산중의 그 사람 생각이 나네
澗底束荊薪, 계곡 물가에서 나무해서 짊어지고
歸來煮白石. 돌아와 흰 돌을 삶고 있겠지
欲持一瓢酒, 술 한 병 들고 멀리 찾아가서
遠慰風雨夕. 비바람 몰아치는 이 밤 그를 위로하고 싶지만
落葉滿空山, 온 산에 낙엽 가득하니
何處尋行迹. 어디에서 행적을 찾으랴!

秋夜寄丘二十二員外 가을 밤 구원외에게 부치다 唐 韋應物(위응물)

懷君屬秋夜, 그대 그리워하는데 때는 마침 가을 밤
散步詠凉天. 산보하면서 서늘한 날씨를 읊조려 본다.
山空松子落, 텅빈 산에 솔방울 떨어지니
幽人應未眠. 그대는 응당 잠을 못 이루겠지.

15. 가을-思鄕

九月九日憶山東兄弟 그리운 형제들 唐 왕유(王維)

獨在異鄕爲異客 홀로 타향에서 나그네 신세,
每逢佳節倍思親 명절되면 고향의 일가친척 더욱 그리워.
遙知兄弟登高處 알겠거니 형제들 함께 동산에 올라
遍揷茱萸少一人 머리에 茱萸 꽂고 노는 자리 한 사람 모자라겠지.

秋思 가을에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唐 장적(張籍)

洛陽城裏見秋風 낙양성에 가을바람 부는데,
欲作家書意萬重 집에 보내는 글 쓰자니 만 가지 생각 떠오른다.
復恐悤悤說不盡 문득 바삐 쓰느라 빠진 이야기 있나 싶어,
行人臨發又開封 인편 떠날 무렵 봉투를 다시 뜯는다네.

(1)

洛陽城裏見秋風 낙양성리견추풍  

欲作家書意萬重 욕작가서의만중  

復恐悤悤設不盡 부공총총설부진  

行人臨發又開封 행인임발우개봉
  

낙양성에 가을바람 부는데
집에 보내는 글 쓰자니 만가지 생각이 떠오르네
문득 바삐 쓰느라 빠진 이야기 있나 싶어
사람 떠날 무렵 봉한 것을 다시 열어보네

[주제]가을날 고향생각

[참고]남의 안편지를 이런 노변에서 임의로 보잔 말씀이오?」
「여봐라 말 들어라. 옛글에 이르기를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이라 하였으니
잠간 보기로 관계하랴.」
「 그러면 얼른 보고 주시오.」... <춘향전>中에서

16. 겨울-序詩

問劉十九 눈오는 날의 초대장 唐 白居易(백거이)

綠蟻新醅酒, 술이 익어 부글부글 괴어오르고,
紅泥小火爐. 화로에 숯불이 벌겋다.
晩來天欲雪, 해질녘 눈이 올 것 같은 날씨,
能飮一杯無?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梅花塢坐月 달밤 淸 翁照(옹조)

靜坐月明中, 달 밝은 밤 조용히 앉아
孤吟破淸冷. 홀로 읊조리는 소리에 서늘함이 출렁이고
隔溪老鶴來, 개울 건너 늙은 학이 찾아와
踏碎梅花影. 매화 꽃 그늘을 밟아 부수누나

17. 겨울-겨울밤

冬夜 겨울밤 淸 黃景仁(황경인)

空堂夜深冷, 텅 빈 집 밤되니 더욱 썰렁하여,
欲掃庭中霜. 뜰에 내린 서리나 쓸어보려다가,
掃霜難掃月, 서리는 쓸겠는데 달빛 쓸어내기 어려워,
留取伴明光. 그대로 달빛과 어우러지게 남겨 두었네

逢雪宿芙蓉山主人 눈이 오는 밤에 唐 劉長卿(유장경)

日暮蒼山遠, 해 저물녘 먼 산길에 지쳐,
天寒白屋貧. 추운 날씨에 가난한 초가집에 투숙하였네.
柴門聞犬吠, 사립문 밖 개 짓는 소리,
風雪夜歸人. 바람불고 눈내리는 이 밤 누군가가 돌아오시나보다.

18. 겨울-눈

終南望餘雪 종남산의 눈 唐 祖　(조영)

終南陰嶺秀, 종남의 그늘진 봉우리,
積雪浮雲端. 눈을 이고 구름가에 솟았구나.
林表明霽色, 숲 위로 하늘 맑게 개었고,
城中增暮寒. 성 안에는 저물녘 찬 기운이 감도네.

別董大 친구와 이별하며 唐 高適(고적)

千里黃雲白日　, 천리에 누런 구름 흰 해는 황혼인데,
北風吹雁雪紛紛. 북풍은 기러기에 불고 눈은 어지럽다.
莫愁前路無知己, 앞 길에 친구 없다 근심하지 말게나.
天下誰人不識君. 천하에 어떤 사람이 그대를 모르리.

19. 겨울-守歲

守歲 섣달 그믐 唐 李世民(이세민)

暮景斜芳殿, 석양 전각에 비끼고,
年華麗綺宮. 세월 궁성에 아롱지네.
寒辭去冬雪, 겨울 눈 덮혔지만 추위 사그러들고,
暖帶入春風. 봄바람 속에 따스함이 스미네.
階馥舒梅素, 섬돌에 매화향기 하얗게 번지고,
盤花卷燭紅. 쟁반꽃 촛불받아 붉네.
空歡新故歲, 모든 이 기쁨 속에 해가 바뀌니,
迎送一宵中. 맞이하고 보냄이 이 한 밤에 이루어지네.

桃源圖 이상향 明 沈周(심주)

啼飢兒女正連村, 굶주림에 울부짖는 아이들 온 마을에 잇닿았는데
況有催租吏打門. 조세 납부 독촉하는 관리는 문을 두드리네
一夜老夫眠不得, 늙은 농부 밤새 잠 이루지 못하다가
起來尋紙畵桃源. 일어나 종이에다 도원경을 그리네 

[소성(素聲)]

많은 자료를 올려주심에 감사드리며 다 읽어 보고 갑니다....

[古方]

감사드리며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