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에베소(Ἔφεσος, Ephesus)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며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바울이 전도여행(선교여행)을 하면서 한 도시에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은 에베소로 약 2년 반 정도나 되었습니다. 에베소에서는 많은 믿음의 역사(役事)도 일어났고, 많은 가르침도 베풀었습니다.
처음에는 에베소에 있는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삼 개월 동안 하나님 나라에 관해 가르쳤는데(8절),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바울이 전하는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비방하기까지 하였습니다(9절). 아무리 탁월한 지도자가 말씀을 전하여도 마음이 닫혀있고, 마음이 굳은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이 말씀이 정말 그러한가 하여 깊이 살피며 듣는 태도입니다.
결국 바울은 바울의 말씀을 따르는 자들과 함께 회당을 떠나 두란노서원이라는 곳에서 매일 가르침을 계속하였습니다(9절). 두란노서원(σχολή Τύραννος, The Lecture hall of Tyrannus)은 두란노, 헬라어로는 투란노스(Τύραννος, Tyrannus)라는 에베소의 철학자이며 수사학자(修辭學者)가 자기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던 학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원(書院)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로 스콜레(σχολή)인데, 학당(學堂)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스콜레는 스쿨(School, 학교)이란 영어 단어의 어원(語原)이기도 합니다. 바울이 에베소에 방문했을 땐 투란노스라는 학자는 기원전(紀元前) 사람이기에 이미 죽은 이후이고, 두란노서원은 많이 활용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던 같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두란노서원에서 매일 제자들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사역을 했는데, 2년 동안이나 이렇게 하였기에 에베소 사람뿐만 아니라 근처 아시아에 사는 이들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모두 바울에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10절). 2년 동안 두란노서원에서 바울이 가르친 결과로 에베소교회뿐만 아니라 골로새(Κολοσσαί, Colossae), 라오디게아(Λαοδικεία, Laodicea), 히에라볼리(Ἱεράπολις, Hierapolis) 등에 있는 사람들도 와서 주님의 말씀을 배워서 그 지역들에 교회가 세워지는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 추정합니다.
이렇게 2년 동안 바울의 가르침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자 에베소에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생겨났고, 바울로 인한 표적(表蹟)과 기사(奇事)도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표적과 기사는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서 행하시는 놀라운 능력이었습니다(11절). 일례(一例)로 바울이 가지고 있었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병이 낫고, 악귀(惡鬼)도 떠나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12절). 앞치마는 아마도 바울이 천막을 만들 때 착용했던 것이라 보입니다. 손수건이나 앞치마에 어떤 미신적(迷信的)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에베소 사람들에게 그렇게 역사(役事)하셨다는 것입니다.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면서 하나님의 능력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표적과 기사나 나타나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마술하는 유대인들이 시험 삼아 악귀 들린 자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쫓아내 보려고 시도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여기에서 마술하는 유대인이란, 유대인이긴 하지만 마술(魔術)을 행하는 자들입니다. 이런 자들은 구약성경에서도 종종 등장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마술이란 단어는 헬라어 원어에서는 엑소르키스테스(ἐξορκιστής)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밖으로 나가도록 명하는 자”라는 의미로, 귀신을 쫓아내는 자들이란 의미입니다. 영어로는 엑소시스트(Exorcists)입니다. 흔히 퇴마사(退魔師)라고도 부르지요. 심지어 유대의 제사장인 스게와(Σκευᾶς, Sceva)의 일곱 아들도 이처럼 행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4절). 스게와라는 제사장이 정말 제사장 가문에 속한 자였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 본문의 내용을 볼 때 제대로 제사장의 직분을 수행하기보다는 미신적인 부분을 혼합하여 종교적인 일을 수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게와라는 제사장의 일곱 아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려고 하자, 악귀가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거니와 너희는 누구냐?”(15절)라며 악귀 들린 사람이 스게와의 일곱 아들에게 달려들려 그들을 짓눌러 이겼고, 그들은 벗은 몸으로 도망치는 해프닝(Happening)이 벌어집니다(16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는 놀라운 능력이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서 그 이름을 빙자(憑藉)하여 행하는 이들은 오히려 큰 곤경에 빠지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함부로 여기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17절)
이런 일들이 발생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나아와 자기의 죄를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게 되었습니다(18절). 그리고 마술을 행하던 많은 사람들이 마술할 때 사용하는 책들을 자발적으로 모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불살랐는데, 그 책값은 자그만치 은 오만이나 되었다고 기록합니다(12절). 그 당시 은 한 드라크마는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2024년,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입니다. 하루 여덟 시간 일한다고 했을 때 하루에 78,880원이니, 은 오만 드라크마는 39억 4천 4백만 원이나 됩니다. 건설노동자의 경우에는 요즘의 하루 품삯이 16만 원 이상이라고 하니 16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80억 원이나 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 당시에는 책이 매우 귀중한 것이었습니다. 회개하고 돌이키면서 그 책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팔았다면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값비싼 그 책들을 가지고 와서 모두 불태워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능력 앞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앞에 마술 같은 것은 아무 쓸데 없는 것이란 것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으로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전 것들에 대해 아낌없이 내버릴 수 있는 결단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아까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이전 것들을 내던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말씀이 힘이 있어서 흥왕(興旺)하였고, 점차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사람들이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20절). 그 시대와 그 사회에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바울 사도가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차근차근 가르치고 전하자, 에베소에 일대(一大) 변혁(變革)이 일어난 것입니다.
어디에나 복음이 들어가면 이런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전해지면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 시대에, 이곳에 존재함으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하여 이 시대에, 이 사회에 변화의 물결이 파도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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