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의 유령과 북미의 선택
- 1930년의 그늘이 드리우는 경고
2026년 8월 23일 아침.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결렬되며 보복관세가 부과되었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타전되었습니다. 미국과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경제 대국이 중국에 이어 캐나다까지 등장한 것입니다. 필자는 평생을 관세와 무역이라는 직업 속에 살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이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역사이고, GATT 체제로 출범하여 WTO, FTA로 발전하면서 EU 통합과 세계 평화에 기여해 왔습니다. 경제 성장에 따른 중국의 중화 중심주의 사상(중화 굴기)에 대한 제제를 이유로 출범된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자유무역의 길이 막히면 세계대전이 일어납니다. 제1, 2차 세계대전도 무역전쟁이었습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그들만의 경제 블록인 NAFTA를 넘어 USMCA 자유무역협정까지 체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멕시코 국경을 틀어막더니 이제는 캐나다 국경까지 틀어막을 모양입니다.
세계 경제의 지형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실타래로 엮여 있습니다. 전 세계 최종 소비와 교역량의 과반은 지구촌 경제를 떠받치는 상위 10대 거대 시장(미국, 중국, 독일, 영국, 일본, 인도,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멕시코)을 중심으로 순환합니다. 이들 국가가 창출하는 막대한 부와 상품, 서비스의 이동은 단순히 한 국가의 번영을 넘어 전 인류의 일상을 지탱하는 글로벌 공급망(GVC)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전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전통적 우방국은 물론 이제는 이웃나라인 캐나다에 까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와 이에 맞서는 보복 조치가 천명되면서, 세계 경제에 차가운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선진 국가가 자국의 이익만을 내세우며 무역의 빗장을 걸어 잠갔을 때 찾아온 대가는 참혹했습니다. 대표적인 비극이 바로 1930년에 제정된 미국의 스모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입니다. 대공황의 초기 충격을 완화하고 자국 농가와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추진된 이 법은 2만여 개에 이르는 수입품에 평균 40%가 넘는 폭탄과 다름없는 고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가만히 당할 리 없는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즉각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고, 전 세계 교역로는 마비되었으며 글로벌 무역량은 60% 이상 수직 낙하했습니다. 미국을 살리려던 방패는 결국 세계 경제 전체를 깊은 대공황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부메랑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역사적 교훈이 과거의 고문서 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님을 오늘날의 뉴스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중국 패권주의를 경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관세폭탄은 NAFTA를 더 발전시켜 USMCA로 확대한 북미경제블럭 내에서까지 보복관세의 불이 붙어버렸습니다.
국경을 넘어 부품을 조립하고 완제품을 나누며 고도로 통합되어 온 북미 경제권에서 이러한 관세 폭탄은 곧바로 제조원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집니다. 타격은 비단 두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거대 경제 대국들의 블록화와 보호무역 선회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스태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 체제에 치명적인 불확실성의 파도를 몰아오게 됳 것입니다.
무역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상행위를 넘어, 기술과 아이디어와 문화가 교류하는 인류의 공동 번영을 이끄는 가장 안전한 통로입니다. 세계 경제의 주역들이 서로를 향해 보복의 칼날을 치켜세우는 보호무역의 시대로 회귀한다면, 현재 생존해 있는 우리 인간은 인류가 수천년 간 다져온 세계화의 성과를 한순간에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 캐나다산 주요 제품에 50%라는 파격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고, 캐나다 역시 이에 밀리지 않고 철강, 낙농품, 가전 등을 겨냥한 '달러 대 달러'의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는 뉴스는 이제 전 세계가 아마겟돈의 전쟁으로 치닫는다는 공포를 불러오기에 충분합니다.
지금 북미 대륙에서 벌어지는 대치 국면은 단순한 통상 갈등을 넘어, 과거 스모트-홀리가 남긴 치명적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구촌 전체를 향한 무거운 경고의 사이렌 소리로 들어야 합니다. 상호 불신과 고관세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대화와 협력의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만이, 다시 찾아올 경제적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패임을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전쟁을 통해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오디세이》영화 역시 인간의 인간을 향한 모든 전쟁이 무의미하다는 이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경제에 아주 좋지 않는 조짐들이 처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필부는 오직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근검성실한 자세로 자기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거리에 나가보면 건물마다 임대 플랭카드가 나부끼고 있습니다. 자영업 폭망의 시대입니다.)
첫댓글 이른 아침 출근 해서 시간이 잠시 난 순간 정임표 선생님께서 올리신 "보호 무역의 유령과 북미의 선택" 잘 읽었습니다.
관세와 무역에 대해서 조금은 압니다.
그러나 선생님 만큼 광법위하게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는 다 알수 없습니다만 어느정도인지 짐작은 가지요.
정말 큰일닙니다. 세계경제의 주역들이 서로를 향해 겨누는 보복의 칼날은 내려 놓는 날이 하루 빨리 와야 합니다.
이제는 전쟁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아닙니다.
대화와 협상으로 서로 양보 하며 또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나라간의 상거래를 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