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뼈까지 소화하는 뱀의 비밀…신종 장 세포 발견
프랑스·미국 공동 연구진, 실험생물학회서 발표
홍아름 기자
입력 2025.07.11. 11:13
업데이트 2025.07.11. 11:16
프랑스, 미국 연구진은 버마비단뱀(사진)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장 세포 유형을 발견했다./위키미디어
프랑스, 미국 연구진은 버마비단뱀(사진)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장 세포 유형을 발견했다./위키미디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사람이 비단뱀에 희생되는 사고가 잇따라 화제가 됐다. 비단뱀은 사람을 통째 삼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육식동물은 먹이의 살만 먹고 뼈는 소화하지 못해 배출하지만, 뱀은 먹이를 통째로 삼켜 뼈도 소화한다. 과학자들이 뱀에서 뼈 소화를 맡은 특수 세포를 밝혀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미국 앨라배마대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국제학회 ‘실험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버마비단뱀(학명 Python bivittatus)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장 세포 유형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 지난 6월 5일 게재됐다.
뱀이 뼈를 먹는 이유는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뼈의 주요 성분인 칼슘은 뱀의 식단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집에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뱀이 뼈 없는 사료만 먹으면 칼슘 결핍증을 겪을 정도다. 다만 칼슘이 과도하게 흡수되면 체내 균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한-에르베 리그노(Jehan-Hervé Lignot) 몽펠리에대 교수는 “뱀이 엄청난 양의 칼슘을 어떻게 처리하고 제한하는지 알아내고 싶었다”며 연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광학·전자 현미경을 사용해 버마비단뱀의 장 내벽 세포(장 세포)를 살폈다. 동시에 뱀의 혈중 호르몬과 칼슘 수치로 측정했다.
그 결과, 기존의 장 세포와는 형태부터 다른 새로운 장 세포를 발견했다. 일반 장 세포보다 훨씬 좁고, 흡수 돌기(미세융모)가 짧으며 위쪽에 움푹 들어간 공간이 있었다. 이 공간 안에서는 칼슘과 인, 철로 이루어진 큰 입자들이 형성됐다.
이어 연구진은 새로운 장 세포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뱀에게 세 가지 다른 식단을 제공했다. 일반적인 설치류 먹이, 뼈 없는 설치류, 그리고 뼈 없는 설치류에 칼슘을 주사로 보충한 식단이다.
뱀에게 뼈 없는 먹이를 먹일 때는 새로 발견한 장 세포에 입자가 생기지 않았지만, 뼈나 칼슘 보충제가 들어간 먹이를 먹으면 장 세포 안에 칼슘, 인, 철 입자가 나타났다. 주로 영양소를 흡수하는 기존의 장 세포와 달리, 새로운 세포는 먹이의 뼈를 완전히 분해하고 흡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된 장 세포는 필요한 영양소를 완전히 저장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칼슘이 과다하게 흡수되지 않게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장 세포는 버마비단뱀 외에 다른 비단뱀과 보아뱀, 아나콘다, 독도마뱀에서도 발견됐다. 이 장 세포가 종이 분화되기 전에 진화했거나, 여러 동물에서 각각 따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먹이를 통째로 삼키고 뼈까지 먹는 동물들이 이 세포의 기원을 밝히는 데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뼈가 있는 물고기나 수생 포유류를 먹는 해양 포식자나 턱수염독수리 같은 조류에서도 비슷한 세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참고 자료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2025), DOI: https://doi.org/10.1242/jeb.249620
사이언스조선 배너
English 기사 보기
홍아름 기자
오늘의 핫뉴스
10년간 당하던 삼성 폭발했다, 中 뒤에 숨은 애플의 민낯
IT 많이 본 뉴스
[비즈톡톡] ‘1+1=3’ 마법 만든 애플과 중국의 공조… “파티는 끝났다”
[그들은 왜 삼성을 떠났나]① 美 명문대 박사 전문성 못 살리고, 임원은 R&D 프로젝트 이해 부족... 혁신에 목마른 삼성 반도체
[단독] 네이버, 한성숙 대표 시절 무자격 벤처캐피털에 990억원 투자 결정 논란
100자평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부평 주민들이 여름 전에 찾은 정보, 임플란트 33만원부터
임플란터
아이스커피는 시원한데, 이가 시리다면? 부평 임플란트 안내
임플란터
윤정수 드디어 장가간다… 12세 연하 필라테스 강사와 연내 결혼
한혜진♥기성용, 벌써 결혼 12주년.."한결같은 착한 남편"
고현정 '폭풍감량'비결 ‘‘이것” 따라해 2주만에 체지방 '-12%' 싹~ 효과에 난리!!
고객선호브랜드1위 슬림웨이
얼굴 반쪽된 고현정 '폭풍감량' 비결.. 숨은 체지방까지 싹~ 녹이는 ‘‘이것”
체지방2중분해 新물질
많이 본 뉴스
1
[비즈톡톡] ‘1+1=3’ 마법 만든 애플과 중국의 공조… “파티는 끝났다”
2
[가덕도신공항의 그림자]⑥ 베테랑 조종사 10인이 말한다 “한반도 항로 포화상태, 신공항 필요 없다”
3
[애니멀리포트] 뼈까지 소화하는 뱀의 비밀…신종 장 세포 발견
4
최태원 SK 회장 장남 이어 최재원 수석부회장 장남도 퇴사…하버드 MBA 진학
5
‘美 커피·주스 대란’ 오나… 트럼프發 브라질 ‘50% 관세 폭탄’ 후폭풍
6
조선 ‘빅 3′ 상반기 순항… 영업익 3배 이상 늘어날 듯
7
[그들은 왜 삼성을 떠났나]① 美 명문대 박사 전문성 못 살리고, 임원은 R&D 프로젝트 이해 부족... 혁신에 목마른 삼성 반도체
8
[프로필] 최휘영 놀 유니버스 대표, 문체부 장관 후보로…“IT, 여행·문화 플랫폼 경험한 CEO”
9
경기 용인시 야심작 ‘포곡스마트물류센터’ 사업 좌초…부지 13만7000평 공매로 나왔다
10
[단독] 모회사 주주 이익이 우선…거래소, 중복상장 심사 기준 초안 내놨다
연예 많이 본 뉴스
1
개그우먼 함효주, 무단횡단 중 교통사고 사망…오늘(8일) 10주기 [Oh!쎈 이슈]
2
부동산 실패로 '100억' 날렸다..윤정수 “이자만 한 달 900만원” ('홈즈')
3
‘비혼모’ 사유리 아들, 10일 만에 놀이학교 퇴학… “고집이 세”
4
엄정화, 55세에도 선명하게 '쩍 갈라진' 다리 근육…"이게 가능해?"
5
“故 박지아, 언제나 기억할 것”..유작 ‘살롱 드 홈즈’ 제작진이 전한 마지막 편지
6
지드래곤, 8월 태국 콘서트 돌연 취소
7
룰라 김지현, 52세 근황 "이혼? 굳이 할 생각없어…캣우먼 후회"
8
'뭐요 논란' 임영웅, 훌쩍 떠났다…"연예인 이미지 확 바뀌지 않아" (정동원)[순간포착]
9
BTS 뷔, '까리한' 눈썹에 '터질듯한' 팔뚝… 파리 밝힌 조각 미남
10
'최초고백' 장동직 "결혼→이혼했다" 미모의 딸도 공개! ('특종') [Oh!쎈 종합]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