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가 재집권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전세계는 긴장속에 군비경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재집권하면 나토국들의 방위비를 철저하게 올려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면서 군사비관련 논쟁에 큰 불을 지르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과거 미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나토국들에 대해 국내 총생산 즉 GDP 대비 2%의 국방비를 지출하도록 압박한 적도 있어 그의 지금 주장이 단순하게 말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토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트럼프 후보는 재임 당시 부유한 동맹국들이 충분한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서 거센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독일과 한국을 콕 집어서 미국을 벗겨먹으려 한다거나 부자 나라가 방위비를 그렇게 적게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자신의 요구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한 미군과 주독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회원국 31개국 가운데 18개국이 올해 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나머지 다른 나라들도 그와 비슷한 규모로 지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단 트럼프 후보의 압박이 성공을 거둔 것이며 각국의 군비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나토국들이 보유한 탄약고가 바닥이 났으며 자력 방어에 필요한 만큼 탄약고를 다시 채우려며는 앞으로 10년은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럽의 최대 무기 군수품 생산업체 가운데 한곳의 최고책임자 말입니다. 그는 유럽산 탄약의 대부분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지기에 유럽에 재고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군비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나토국들에게 트럼프의 압박이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지금 전세계는 군비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제난에다 군비와 관련된 예산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계의 군비 지출이 전년도 보다 9% 증가한 2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에서 나온 통계입니다. 이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가 갈수록 점점 더 많은 갈등으로 안보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진행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뿐 아니라 중동지역의 각국의 긴장상태 그리고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인 군비확대, 북한의 핵무기관련 야욕과 관련한 한반도 상황, 중국과 대만의 갈등으로 인한 태평양 국가들의 상황 등이 안보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면서 군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안보 환경속에 미국의 대선의 여파가 세계 군비관련 비용 급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당장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주둔 미군이 철군할 것에 대비해 더욱 많을 무기를 사재기해야 하는 경우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군사력은 한쪽이 강화하면 당연히 상대도 강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방적 상황이 아니고 쌍방적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 한국도 더욱 강력하게 무기를 장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무기를 더욱 많이 사기위해 엄청난 경비를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국방비가 급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참으로 답답한 이야기이지만 세계의 리더국가들의 서로 화합하고 군비를 축소하기 위해 나서야 함에도 도리어 세계의 정치적 리더라는 인물들이 군비강화 내지 무기 사재기를 더 부추기는 그런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나토와 러시아의 대립속에 쌍방간의 국방비는 더욱 치솟을 것이고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그 돈을 회수하려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괴로운 세계적 경제난속에 이런 군비확대가 각국에 끼치는 악영향은 매우 강할 것입니다. 또한 군비를 계속 확대하는 것은 그만큼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무기가 쌓이면 그것을 활용하고 실전에 써보고 싶은 요상한 욕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군비확대가 자국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상대국을 침범하고 짓밟으려는 의도로 사용될 때 세계는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에다 피곤함의 극치를 경험하는 그런 험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습니다. 슬프고 우려스럽게도 갈수록 힘든 나날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1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