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매체의 떠들썩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날인 오늘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서울 시내를 통틀어 딱 2개뿐이었습니다 -_-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 & 김포공항 청사 안에 있는 무슨 극장)
줄거리는....관심있는 분들은 다 아시죠?
(귀차니즘...쿨럭)
어머니가 혼수상태로 계시던 8개월 동안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의 지도자가 사임했다고 하면
구 동독의 열렬 사회당원이었던 당신이 충격을 받을까봐,
진실보다 아름다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아들 이야깁니다.
(어떤 분은 이 영화를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에 비교하셨는데..
비슷하기도 하지만 전 웬지 이 쪽이 더 여운이 깊군요....ㅎㅎ)
엔딩 크레딧까지 다 올라가는 걸 보고 일어나자 씁쓸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이상한 상황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영화 전체를 통틀어
"현실은 전혀 아름답지 않고, 좋은 것들은 다 과거에 두고 온 것들 뿐"이라는
우울감이 지배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 우울감은 결코 '우울하지만'은 않은 달콤한 우울감이지만)
오드리 토투 주연의 영화 "아멜리"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멜리"의 음악을 맡았던 사람이 이 영화에도 참여했더군요
쿨럭)
한 번도 한국땅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우물안 개구리 여고생으로써,
그저 우리 사는 이곳보다는 좀더 나은 곳이겠거니 하고 생각해왔던
"막연한 패러다이스"였던 나라가 독일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통일 전후의 독일을 모두 겪어본 독일 국민들은,
오늘도 하늘과 땅만큼 먼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끌어안으며, 혹은 증오하며 살아가고 있겠지요?
마치 우리가 조중연, 김진국, 조영증 등 3인방이 물러난
이상적인 대한축구협회를 그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_-
+역시나 '축구'는 독일인들의 일상에서 빠지지 않는 화제인 듯 싶습니다.
이 영화에선 서독-동독 대표팀 친선경기 장면에 살짝 출연하신
루디 푈러 감독님의 선수시절 얼굴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독일(당시엔 서독이었겠죠?)이 우승했던 90년 이태리월드컵 얘기도 나오구요.
아이고 막 쓰다 보니 두서없는 후기가....ㅠㅠ
암튼 이 영화 정말 너무너무 좋습니다 >_<
동숭동에선 11월 13일까지만 하는 것 같으니
늦기전에 어서 보고 오셔요오~~^0^
상영시간이 2시간 정도 되니 밤늦게 보시고 오실 분들은 단단히 무장을...^^
첫댓글 -ㅁ- ㅋㅋ 그거 우리 아르보 = 나오는데-ㅁ-
아르보가 누군지요? =ㅁ= 저는 너무 잘생긴 주인공 미하엘 브륄에만 집중을 하고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