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숲이 우거진 지리산 속에서 하룻밤을 지샐 것을 생각하니 쉽게 잠들 수가 없다.
혹여나 지각해서 지리산에 못 가는 일이 생기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에 잠을 청해보지만
새벽 1시 30분이 지나는데도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자야하는데 자야하는데......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산요일 당일 6시 10분......
이럴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다...... 다른 날 같으면 대충 세수하고 양치만 하고 챙겼겠지만
오늘 씻으면 언제 제대로 씻을 줄 모르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정신없이 씻고 집을 나선다.
다행히 택시도 빨리 잡힌다.
택시 기사님 왈...... 산에 가셔요??...... 네...... 그때부터 너무도 친절하신
기사님 알아서 모든 신호 무시하시고 목적지까지 안전히 데려다 주신다.
덕분에 택시비도 1000원 정도 적게 나왔다. 너무도 감사하다.
어찌 하늘가득 구름으로 뒤덮힌 것이 우중산행이 될 것 같다.
분명히 비는 올 것 같다. 제발...... 산행이 끝나면 비가 오게 해주세요......
나의 간절한 바램과는 전혀 상관없이 화개재부터 쏟아진 굵은 소나기로 온몸을 시원하게 적신다.
아주 오랜만에 빗물에 흠뻑 적신다. 바랬던 바는 아니지만 비가 오면 오는대로 또 그 나름의 운치가 있다.
참 사람 맘이란 것이...... 비오면 등산화가 젖어서 싫었는데 어느새 어쩌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모자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것이 신선하다...... 시골집 처마밑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는 듯......
본시 사람이란 것이 자연에서 나긴 했나보다 일상의 일부를 접고 산중에서 비를 만나니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행복하다......
지리산을 여러번 왔지만 피아골은 처음이라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산행을 하는 내내 함태식 선생님께서 오랜세월 지키고 있다는 피아골 대피소를 그리면서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한다.
익숙한 뱀사골, 화개재, 삼도봉, 임걸령...... 기억 저편의 추억 조각 하나하나가 퍼즐을 맞추듯 되살아난다.
추억 퍼즐 게임...... 이것 산행의 새로운 묘미이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흐르고 두 시간이 흐르고......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던 피아골 산장이 그야말로 "짠!~"하고 나타난다.
산장...... 기쁘고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함이 밀려온다.
누군가에게 산장과 같은 존재로 기억되는 것도 기분 좋겠다......
내려갈때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산장에 비치된 시집을 장난처럼 펼쳤다가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 가슴에 새겨진
짧고 시같지 않은 그러나 너무도 시적인 글을 만났다......
시는 잘 모르지만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배웠던 고은 선생님께서는
평소 현실에 대한 치열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현실 참여를 노래하셨던 시인으로 기억된다.
그 분께서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시를 썼을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셨겠지만
그 시를 접한 나에게 시는 문맥적 의미 그대로......
정신없이 오를때는 보이지 않던 그 꽃들이 내려갈땐 보인다......
나는 정상을 향해 가열차게 오를 때 가까이 들리는 심장소리가 좋아 산행을 했으며
하산을 패러글라이딩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등산은 하산으로 완성이 되는 것...... 이라는 진리를 일깨운다.
늘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것을 보고 느끼고 웃을 수 있음을......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첫댓글 후기가 너무 가슴에 잔잔히 와닿네요~~지리산속에서 그것도 인기 있는 대피소가 아닌 그 누구도 잘 머물지 않는 피아골 대피소에서 흔하지 않은 추억을 만드셨군요~ 저두 산을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구석구석 지리산의 흔적을 부지런히 쫓아가는 모습과 그 아름다운 마음이 참 멋집니다~ 후기 너무 멋집니다.
산마음님...... 산에서 한번도 못 뵌 것 같은데..... 제가 게을리 한 탓이겠죠^^ 삭스의 후기를 읽고 이렇게 멋진 답글까지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담에 뵙게 되면 인사드릴께요 조만간 산에서 뵈요!~~~~
지리산에 삭스가 엄따 으으응 상상하기 시러요 ^^ 힘들었제 날씨도 많이 도와주진 못하였지만 그 속에서 삭스의 바램을 이루었다니 기쁘기 한량 엄네 ^^ 나도 담엔 시간 맞추어서 같이 함 려보자꾸나
ㅋㅋ 세옥님 너무 깜찍한 것 아니예요^^ ㅋㅋㅋ 애교작렬!~~~ 근데 왜 아직 장가를 못 가셨을꼬.... ㅋㅋ 농담이요!~~~ 꼭이요 함께 달려요^^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좋았습니다.시원하게 내리던 비가 너무 좋았습니다. 나이들어서 뭔 소리여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함께한 산행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만나서 너무 좋았다고 하시는 것이지요??^^ ㅋㅋ 저도 간만에 타나민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도 즐거웠어요^^ 오랜만에 뵈어도 늘 함께한 것 같은 편안함이 타나민님의 매력인 것 같아요.... 넘 멋져요!~~~~
등산은 하산으로 완성되죠. ㅎㅎ 근데 그 평범한 진리가 감동입니다. 건강한 미인 삭스님 함꼐여서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ㅋㅋㅋ 미인...... 너무 듣기 좋네요 ㅋㅋㅋㅋ 자주 자주 얘기해주십시오 오크님^^ 오크님 중간에 선두가 다른 길로 들어설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시던 모습 감동이었네요^^ 정말로 고생많으셨습니다!~~~~~
우리 아영이 후기 멋지다...시적이네~~~지리산에서 아영이랑 같이 잔 밤이 벌써 몇번째야...나도 모르게 니 옆에 자리를 잡게되는 이 습관.ㅋㅋㅋ 아영아...넘 즐거웠고...산속에서의 까무잡잡한 니 피부 넘 매력적이고 이뿌더라..앞으로도 지리산에 자러갈때는 항상 니 옆에.ㅋㅋㅋㅋ
우야지..... 나의 매력에 푹빠져서 이제 삭스 없으면 지리산에 못 가는 것 아닌가 몰겄네요 ㅋㅋㅋㅋ 나도 언니옆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나역시 산장에서 언니를 찾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ㅋ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네!~~~~
춥기도 하고 무릎도 아프고 암 생각이 없었는데 옆에서 시집을 읽는 모습 ..너무 예뻤고 부러웠어요.카메라 있었음 한장 찍어드리고 싶을만큼..
ㅋㅋ 저는요 언니 한테서 넘치는 여성스러움이 너무 부러워요!~~~ 청년 삭스의 비애 ㅋㅋㅋ 앞으로 편하게 삭스야 하고 불러주세요^^ 함께해서 즐거웠네요!~~~
비오는데 고생했다 앞으로 후기는 착실하게 자주 쓰도록 그리고 외박이 너무 잦구나 ㅎㅎㅎ 한두번 해보시라 하면 재미있다
내 외박 많이 안 했는데 ㅋㅋㅋ 진짜 좋더라 그라고 보니 니랑은 종주를 못해본 것 같으네 담엔 꼭 함께하자!~~~
예뻐진 삭스 보니 좋고, 같은 3조 되서 더 좋았고. 참 닮고 싶은 괜찮은 친구야.
늘 큰 웃음을 주는 각시언니 삭스가 많이 좋아하는거 알죠^^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기쁘고 반가웠어요!~~~ 앞으로 자주 얼굴 보면서 지내요!~~~
우찌나 잘 가던지 역쉬 산녀야 ~~자주자주 봐서 조쿠 나랑 보조 맞출려구 천천히 가는 맘 고마웠다...담에 실력 조아지믄 그때 가치 애기도 하며 산행하자...보조개 예쁜 아영이 수고했어 ㅎㅎ
급한 성질 때문에 보조 제대로 맞춰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는데..... 이렇게 고맙다고 하시니까 넘 죄송요ㅠㅠ 언니 많이 건강해져서 함께 산에도 다니게 되고 너무 좋아요 삭스맘 아시죠?? 늘 다리 조심하시구요 건강 잘 챙겨요!~~ 우리 오랫동안 보면서 지내야잖아요^^
삭스님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
ㅋㅋ 방금 다산님 글읽고 답글 달았는데 ㅋㅋㅋ 저두요!~~~~
글~ 잘 보고 갑니다~^^ 가슴이 훈훈해 지네요~~ 삭스님~ 자주 봅시다~^^~~
삼조님은 우리 조도 아니었는데 3조였던 것 같아요 ㅋㅋㅋ 삼조님 산에서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삭스처자!! 어쩜..글은 이다지도 여자냐말이다..!! 많이도 느끼고왔구나~난..음..ㅋ 이뿌다 니맘이~이 언냐한테도 좀 보내주련~ㅎㅎ 고생했다 아영아.누군가에게 산장"같은 존재라..멋지다~휴식같은 사람..? 나 노력해야겠당~*^^*
^^ 너무도 여성스러운 언니에게 여자라는 소리를 들으니 몸둘바를 모르겠소이다 ㅋㅋㅋㅋ 누군가가 돌던질 것 같은 이 찝찝함 ㅋㅋㅋㅋ 나 이번 산행에서 언니의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 감동 먹은 거 모르죠^^ 우리 ㅋ 넘 서로를...... 좋아하나봐 ㅋㅋㅋ 늘 서로를 배려하면서 아끼면서 오랫동안 함께해요!~~~
오래도록 함께 산행하고 느끼고 웃을 수 있음하는 바램인데... 그럴려면 여러가지로 내가 많이 노력해야 되겠지~. 지리산 피아골~ 삭스랑 함께여서 더 많이 즐거웠다.
삼촌과 함께 오랫동안 쭉!~~~~~ 삭스가 더 노력해야죠^^ 늘 감사해요 옆에서 말없이 챙겨주셔서...... 제가 전생에 착한 일을 좀 많이 했나봐요 ㅋㅋㅋ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우리 삼촌보다 천년학 삼촌이랑 더 많은 얘기하고 더 친해요^^ 감사해요!~
에긍..말도 이뿌게하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