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로 구성된 현대차 컨소시엄은 26일 한국전력과 본사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주가가 또 떨어졌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이날 각 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10조 5,500억 원에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인수키로 결의했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별 분담비율은 현대차 55%, 기아차 20%, 현대모비스 25%로 정해졌다.
냉담한 주식시장
그러나 이 날 현대차 주가는 종가기준 18만 7천원을 기록하며 전날에 비해 1.32% 떨어졌다. 한전 본사 부지를 낙찰 받은 지난 18일, 주가가 9.17%나 주저앉은 이후 회복되긴커녕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다.
기아차도 예외가 아니다. 기아차 역시 전날에 비해 0.75% 떨어진 5만 3천원으로 이날 주식시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7.8%나 내려앉은 5만 4,400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날에 비해 0.59% 오른 25만 5천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지난 18일 7.89%나 하락한 이후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11조 증발
현대차 컨소시엄의 시가총액은 한전 본사 부지를 낙찰 받은 지난 18일 이후 26일까지 약 99조 956억 원에서 약 87조 4,986억 원으로 추락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11조 5,970억 원정도가 증발해버린 셈이다. 낙찰가 10조 5,500억 원보다 1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주가하락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줄기차게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낙찰 금액이 과한데다 입찰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노조 반발
노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점도 불안하다. 현대차노조는 막대한 금액이 투자된 한전 부지 인수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불 능력이 확인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임단협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우려
소비자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사옥을 위한 무리한 투자로 인해 차 값 상승이나 원가절감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어떻게 되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해'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고려할 때 한전부지에 쓴 비용이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기회비용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며, (주주들에게는) 주주나 회사의 이익과 상관없는 곳에 엄청난 금액이 투입됐다는 실망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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