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나고 자란 것 중 우리 몸에 좋지 않은 것이 있을까마는 그 효능이 콩만큼 다양하면서도 완전무결한 것도 없을 것이다.
콩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는 몸을 의미하는 한자 체體에 콩이라는 의미의 한자 두豆가 포함되어 있는 것만 보아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흔히 콩을‘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도 하지만 이는 콩이 함유한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곡류 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것 중 하나인 콩은 그 품종과 종류도 다양하다.
도농을 불문하고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심고 길러본 기억이 있음직한 강낭콩에서부터 동글동글 앙증맞은 연둣빛이 입맛을 돋우는 완두콩, 그리고 울타리콩, 작두콩 등등 그 모양이나 특징에 따라 이름 붙여진 친숙하거나 혹은 낯선 콩의 종류가 많기도 많다.
그래도 일단 콩이라고 하면 색깔에 따라 크게 구분된 검은콩과 흰콩을 떠올리게 된다.
검은콩도 지역에 따라 서리가 내린 뒤에 수확한다는 의미에서 서리태라 부르기도 하고,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이 쥐 눈을 닮았다고 해서 쥐눈이콩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껍질은 검지만 속은 푸른빛을 띤다고 해서 속청이라고도 한다.
또 지명을 딴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가 밥에 넣어 먹는 콩은 거의 대부분 이 검은콩이며, 콩자반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콩나물로 길러 먹는 콩 역시 검은콩이다.
흰콩은 검은콩에 비해 흰 빛깔을 띠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 빛깔로 따지자면 노란콩이라 할 수 있다.
메주를 만드는 데 쓰이기 때문에 메주콩이라고도 하고, 대두라고도 한다.
두부를 만들 때도 대부분 흰콩을 사용한다.
콩의 영양성분 중에서 현대인들이 가장 반기는 성분은 바로 이소플라본이다.
이소플라본은 천연 항암제라 불릴 정도로 항암 효과가 크다.
특히 유방암의 예방과 재발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는데, 이는 이소플라본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활성화를 돕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항암 효과뿐만 아니라 노화 방지효과도 크며 폐경기 여성의 갱년기 장애를 감소시키거나 갱년기를 늦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소플라본은 모든 종류의 콩에 다 들어 있지만 검은콩에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체내 흡수율도 검은콩이 몇 배나 높다.
또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도 다른콩에 비해 4배나 많다.
이로 인해 검은콩이 노화 방지 효과가 큰 블랙푸드의 대표주자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검은콩이 탈모와 백발을 예방하고 그 속도를 늦추는효과가 큰 것도 같은 맥락인데, 사실 그 효능은 다른 콩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콩은 풍부한 단백질과 지방질에 비해 전분의 양이 적어 비만을 예방하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과 지방질은 물론 필수아미노산까지 보충할 수 있으니 비만과 영양 불균형의 위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보다 완전한 식품도 없을 것이다.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 세상만물의 이치.
그런데 콩은 그 만물의 이치를 거스르고 있음에 분명하다.
콩을 먹어 좋은 사람은 있지만 콩을 먹어 좋지 않을 사람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굳이 찾자면 영양 과잉으로 성조숙증 위험이 있는 여자 어린이들이라면 에스트로겐 활성화를 돕는 콩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정도이다.
백해무익이 아니라 백익무해한 식품이 바로 콩이다.
<전원생활에서 옮겨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