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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_기말과제>
플라톤의 핵심 사상과 미학적 논증
이 정 숙
1. 들어가는 말
플라톤의 미학 사상의 핵심은 형이상학적 이데아 이론에 기반 한 모방에서 출발한다. 현실세계와 모든 사물의 근원이자 본질인 이데아는 서로 분리되어있으나 이데아가 모든 것의 근원이므로 현실세계의 모든 것이 이데아로부터 기원한다고 보는 것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모방은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지속되면 습관으로 자리 잡고 몸 ⦁ 언어 ⦁ 사고 등 제2의 본성으로 굳어진다는 점에서 지대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모방의 대상으로 아무것이나 삼아서는 안 되며, 용감 ⦁ 건전 ⦁ 경건 ⦁ 자유로움을 모방해야 한다(Plato, Republic: 395 c). 그리고 이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휼륭한 성격을 반영한 예술작품을 접하는 것이다. 또한 플라톤에 의하면 좋은 음악, 형식의 아름다움과 좋은 리듬은 모두 성격의 훌륭함에 의존한다(Plato, Republic: 401 b).
훌륭한 성격의 모사품인 예술작품에 접할 때 감상자는 작품에 반영된 훌륭한 성격을 모방함으로써 제2의 본성으로 만들 수 있다. 예술작품에 구현된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어렸을 때부터 접함으로써 자신을 둘러 싼 모든 작품들로부터 유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플라톤은 『국가론』 제10권에서 모방에 의거한 창작행위를 비판한다.1)
플라톤은 『국가론』 3권에서 신은 언제나 선한 존재로 묘사되어야 한다는 점, 영웅의 이야기를 할 때는 비탄에 빠지거나 통곡하는 모습 대신 그의 인내심을 표현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이것에서 플라톤은 좋은 모방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제시했다고 볼 수 있으나 ‘좋은 모방의 대상’이 무엇인가? 그것은 여전히 신적 존재 ⦁ 선 ⦁ 영웅의 인내 등 초경험적 성격을 띠는 것이다. 이러한 초경험적 대상을 모방한다는 것이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인가? 플라톤 자신도 『국가론』 10권에서 지혜나 절제는 모방하기가 어렵고 모방하더라도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2)
그렇다면 플라톤의 미학에서 중요시 된 ‘모방의 의미는 무엇인가?
플라톤적 의미의 모방에 들어있는 초경험적 차원은 실재를 암시한다는 것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다. 암시로서의 모방은 우리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최상의 가치와 느낌을 갖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 장에서 플라톤의 이데아와 모방에 대하여 논해보고자 한다.
2. 플라톤의 이데아와 모방
이데아의 개념은 '보다' 또는 '알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데아의 용어는 '보고 있는 것', '보여 지는 것', '알려져 있는 것', '사물들의 보이는 형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즉 한 대상이 갖는 외적인 형상과 형태 ⦁ 모양 ⦁ 윤곽 ⦁ 감각적인 시야 ⦁ 눈에 포착되는 것이다. 이데아는 감각적인 존재 사물들의 원형이다. 이데아는 변화무쌍한 감각적인 것과는 다른 어떤 것으로서 비공간적이고, 비가시적인 것으로서 단순한 개념이나 사고가 아니라 오히려 변화하지 않는 존재이다. 이데아는 생성소멸하지 않는 불변하고 부동적인 존재로서, 생성 소멸하는 현상계에서 도출할 수 없는 존재로서 현상계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존재이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전적으로 시성의 순수 '있음'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이고 더 나아가 절대적으로 참된 존재이다.3)
이와 같은 이데아는 지식과 관련에서 두 가지의 특징을 갖는다. 첫째, 지식의 획득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최상의 인식대상이다.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에서 이데아는 '정의', '절제' 등의 덕목에 관한 통념의 상위에 있는 참된 인식에 상응하는 대상으로 제시된다. 둘째, 경험과 무관한 '초월성', 구체적으로 '초감각적'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대화편 『파이돈』에서 '정의', '선', '아름다움' 그 자체는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요, 그 밖의 신체적 기관들에 의하여 파악할 수도 없는 것들로 기술된다. 이러한 것들은 시각을 활용하거나 이성 안에 그 밖의 지각을 끌어들일 때는 파악될 수 없는 것이며, 오로지 순수한 사고 그 자체를 활용할 때만 접근될 수 있다(Plato, 1961: 48). 이상 두 가지 특징을 종합하면, 이데아는 첫째, 최상의 인식대상이며, 둘째, 감각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은 인식대상이다.4)
따라서 이데아론에 대해 보다 실생활에 근접한 예로서 밤하늘의 별을 들 수 있다. 우리와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빛을 내뿜고 있는 별은 그 빛이 발해서 우리 눈으로 닿기까지 수억 년의 세월이 걸린다. 때문에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처럼 수많은 별들이 실제로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을지, 아니면 폭발하여 사라졌거나 변색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직접 근거리에 접근하여 확인하는 것 외에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서 빛을 내는 별은 실존하는 실체요, 우리 눈으로 도착해 보여 지는 별빛은 플라톤이 허상이라고 여기는 현상세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실존하는 것과 그것에서 나온 부산물로 분류되어질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실존하는 실체가 있다고 하여 실체로부터 투영되어져 나온(플라톤의 이론에 따르면 모방된 것들) 존재에 대한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것인가? 둘째, 실존하는 것만이 중요하고 부산물들에 대한 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것이다. 별이 사라졌거나 없어졌다고 하여 단지 별로부터 시작된 빛이 별의 모든 것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하여 그로부터 기인한 별빛의 존재가치가 부정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빛이 만들어낼 수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있으며 각각의 역할이 있다. 별을 떠나온 시점(이데아로부터 현상세계가 모방되어져서 창조되어진 시점)부터 이미 둘은 분리되어진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존재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므로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사상을 가지고 분류하여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인간은 누구나 작은 세포에서 시작해 분열하여 태아가 되고 아이가 태어나 자라 성인이 되어 온전한 생활을 영유하는 인생주기를 가지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단순이 떨어져 나온 몸 안에서의 작은 세포나 각질 정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또 다른 생명을 얻어 삶을 살아가듯이 본질인 이데아로부터 모방되어져 나온 부산물들도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예술적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시 ⦁ 음악 ⦁ 그림 등에서 완전한 창작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하여서 그로부터 모방되어지고 파생되어진 것들의 독창적인 부분들이나(예술의 세계에서는 자주 이데아와는 완전히 성질이 다른 독창적인 것들이 우연의 법칙에 의해서 출현하기도 한다.) 모방품 고유의 것들이 가지는 영향력과 파급력은 단순히 ‘모방품’이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어지는 것은 많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시작은 이데아로부터일 수 있으나 이미 생산된 이후로는 본질인 이데아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존재가치는 모방되어진 것들의 역할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좀 더 예술적인 분야로 접근해 보면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그 작품이 마릴린 먼로 본인의 모든 것을 전부 고스란히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그 작품이 가지는 가치나 영향력, 의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지 출처: https://www.google.co.kr/
또한 피카소로 대표되는 큐비즘계열의 화가들은 실존하는 사람의 모든 부분을 한 폭의 2차원적인 캔버스 안에 모두 담기 위한 일환으로 대상의 모든 부분들을 전부 분해하고 새롭게 조합하여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도라마르의 초상 그림을 보면 단순히 눈에 보이는 부분들뿐만 아니라 그 각도에서 보이지 않는 다른 부분들까지 한 번에 화폭에 담아내려는 피카소의 고민과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두 작품을 비교하여 바라보았을 때 플라톤은 큐비즘 학파의 그림이 좀 더 본질인 이데아를 담고자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식 있는 비모방적인 모방자라고 하여 선호하였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겠으나, 실제로 사람들이 바라보았을 때 보편적으로 느끼는 아름답다는 기준과 큐비즘의 그림은 상당히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작품이 가지는 의미전달이 다르고 모방자의 의도에 의해 전달하고자하는 의미와 미적인 요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떤 작품이 더 의미 있고 더 아름다우며 더 가치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3. 나오는 말
플라톤이 비판한 모방은 관찰 가능한 것들을 그대로 흉내고 베껴내는 통념상의 모방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모방의 대상은 감각과 의견을 통하여 파악 가능한 경험적 차원에 속한 것 들이다. 참된 모방은 실재를 암시하는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며, 이미지에 접함으로서 최상의 가치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획득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플라톤적 의미의 모방은 예술가가 창조한 이미지에 접함으로써 최상의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편에는 플라톤이 ‘비 모방적인 모방자’와 ‘모방적인 모방자’를 구분한 것과 같이 우리는 여기서 참된 예술가와 모방적 예술가를 구분한 플라톤의 주장을 발견한다. 참된 예술가는 실재 또는 이데아의 세계에 닻을 내리고 있으며, 모방적인 예술가는 실재의 모방, 감각의 세계에 닻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5)
『파이드로스』 편에서 플라톤은 창조적 예술가들은 어떤 신적 영감과 같은 작용을 받으며 그들 자신이 인간의 영혼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정의하였다. 또한 인간의 영혼에 의해 이해되는 것을 생산해야할 뿐만 아니라 이데아 또는 형상(eidos)에 관한 인식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들에 입각해 보았을 때 플라톤은 본질에 대한 고찰이 반영 된 큐비즘 학파의 그림을 앤디워홀의 그림보다 더 선호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으나 그렇다하여 앤디워홀의 그림이 피카소의 그림에 비해 덜 아름답다거나 가치가 없다고 평가되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각각의 예술작품은 창조되었을 당시 제작자의 기술과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의미와 미치는 영향이 모두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어떠한 불멸의 통일된 기준에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살펴본바 각각 창조되어진 것들은 그 자체에서 역할이 모두 다르고 그 안에서 의미의 경중도 모두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데아의 세계가 아닌 현상세계에서 살아간다. 현상세계의 사람으로서 모든 것의 근원이자 영원불변의 가치인 이데아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고가치인 이데아를 반영하고 모방하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기본이론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데아만이 중요하고 모방되어진 모든 것들은 가치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의 모방론을 기조로 바라본 미학에서는 실존하는 실재만이 절대적이며 그 외의 부수적인 것들은 허상과 같이 상대적인 것으로 여겨지기에 모방을 통해 창조된 것들에 대해서는 자칫 평가절하 되어 질 수 있다는 위험이 수반된다. 이는 곧 플라톤의 미학사상에 있어 가장 큰 한계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註釋)
1) 홍윤경, 『플라톤의 예술론에 나타난 ‘모방’의 교육적 함의』, 교육철학연구 제36권 제3호, 한국교육철학학회, 2014, p.158.
2) 홍윤경, 앞의 책, p.160.
3) 김춘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대하여」, 『복음과 문화』, 권7, 대전카톨릭대학교, 2006, p.118-119 참고.
4) 홍윤경,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함의된 ‘초월성’의 교육학적 시사점: 칸트의 ‘선험적 이념’을 중심으로」, 『교육철학연구』, 권 33-4, 한국교육철학학회, 2011, pp.162-163.
5) 김현돈, 『미학과 현실』, 제주대학교 출판부, 2002, pp.139-140.
[참고문헌]
권혁성(2012), 플라톤에 있어서 미메시스와 예술: 「국가」를 중심으로, 『미학』 69. 1-48.
김현돈, 『미학과 현실』, 제주대학교 출판부, 2002.
남경희, 『플라톤』, 아카넷, 2000.
먼로C.비어슬리저, 이성훈, 안원헌역, 『미학사』, 이론과 실천, 1999.
오병남, 『미학강의』,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홍윤경, 『플라톤의 예술론에 나타난 ‘모방’의 교육적 함의』, 교육철학연구 제36권 제3호, 교육철학회, 2014.
,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함의된 ‘초월성’의 교육학적 시사점: 칸트의 ‘선험적 이념’을 중심으로」, 『교육철학연구』, 권 33-4, 한국교육철학학회, 2011.
[인터넷 참고]

첫댓글 으앗! 큰일입니다.
워째 이런일이....^^;;
자료 잘못올려서 수정하는 과정에 교수님께서 확인하셨나 봅니다.
수정하려고 다시 로그인하려다 보니 메인화면에 미학_기말과제_마릴린 먼로 사진이 떴어요.
불과 몇분사이에 조회수도 엄청나게 많이 올라갔어요.
교수님,
자료 다시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