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련 / 임보
천리포의 어떤 목련나무는
먼저 떠난 주인을 품고 사는데*
해마다 날이 풀리는 4월이 되면
땅속에 잠든 옛 주인을 깨워
제 꽃의 눈으로 세상을 내다보게 한다
그런 날이면
이 낌새를 가장 먼저 알고 달려온
박새며 멧새며 직박구리 들이
지지배배 지지배배
난리들이다
그 소식의 소식들이 퍼져나가
먼 곳의 산수유 매화 벚나무 들도
미리 품고 있던 꽃망울들을
시새워 축포처럼 터뜨린다
그렇게
천리포의 봄은
한 목련이 먼저
데리고 온다
* 천리포 수목원의 설립자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 선생은
수목원 안의 한 그루 목련나무 밑에 수목장 됨.
카페 게시글
│牛♡│ 시 선 ‥|
어떤 목련 / 임보
최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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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
22.03.30 18:3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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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천리포 수목원 에서 해질녁 바다 풍경의 추억이 아련 합니다 .
즐 .감 했습니다. 시인님 건강 하십시요
志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