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계절이다.
형형색색의,
나무 잎이 다 지기 전에 어디라도 훌쩍 떠
나고 싶은 이 가을에, ‘제14회 양주 김삿갓
배 전국바둑대회’가 일요일(27일) 양주별산
대놀이 마당에서 열렸다.
양주역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에 있는 양주별산대
놀이마당은 불곡산 자락에 있다.
개획식이,
열리는 단상에 삿갓 분장을 한 시인
이 앉아 있는 까닭은, 방랑시인 김삿
갓 생가가 바로 이곳 양주였기이다.
양주별산,
놀이마당은, 가을 단풍과 남녀노소가
한데 어울려 그야말로 장관이다.
10시부터,
각분야 별로 일제히 경기가 시작됐다.
오늘,
초청된 프로기사는 김혜민 9단과 송혜령 3단.
시니어&여성부에,
딸. 사위. 장인(글쓴이)이 함께 참가한 예는,
아무리 손녀 따라 나온 김에 참가했다 해도
드문 일일게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실전도 쌓아야 하리라.
80년대 초,
부천 중동역 어느 기원에서 만나 아직까지
연을 맺고 있는 김춘식 사범님이 시합에 열
중하고 있다.
오른쪽 김춘식 사범님.
1999년,
개인지도 하는 7살 아이를 9개월 가르쳐 부천
시장배 유치부에 처음 참가했을 때, 김춘식 사
범님 제자(현 프로기사 한태희)에게 막혀 3위를 한
적이 어렴풋이 스쳐간다.
3라운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커피,
한잔을 타서 경기장 뒤쪽으로 둘러보는데 불
곡산을 배경으로 대회 현수막이 걸려있다.
얼마나,
시골적이고 자연친화적인가.
콘크리트,
건물에서 치루는 여느 대회와
어찌 비교 할텐가 말이다.
잰 거음에,
놓쳤던 풍경이 다가온다.
눈을 돌려,
경기장을 내려다보니 선수들 밥 먹는동안,
오후에 치러질 좌석 배치를 하느라 홍시범
대표가 분주하다.
빨간 옷 가운데 검은옷이 홍시범 대표.
필시,
본인들 점심은 먹을 시간이 없을테다.
보이지,
않는 이면에 수고로운 이들이 있어 오
래 오래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겁니다.
2시부터, 오후대국.
단상위에선,
바둑TV에서 ‘접바둑 카페’를 진행하는
송혜령 3단이 지도대국에 한창이다.
단상아래선,
김혜민 9단이 초등최강부에 참가한
손녀의 바둑을 관전하고.
교실에서,
가르치는 원생이 유치부에서 우승을 하고
삿갓 쓴 시인에게 기념사진을 남기는구나.
제자가,
상을 받으면, 가르친 스승은 절로 기쁜 것.
32년 동안,
수백 개의 상을 타 보았더라도 그 희열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아시안,
게임 페럴림픽에서 개인. 단체전 금메달
2개를 딴 김동한 사범이, 주니어부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저,
포석은 상당한 실력자들의 심도 있는
고찰이다.
아무리,
천하명국을 두었다할지라도 25분이
지나면 경기가 끝나는 타임 아웃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입상자명단에서 이름을
감추어야한다.
막바지로,
치닫는 시니어&여성부에 관전 객들이
하나둘 모여 들고 있다.
바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끝내기,
까지 가서 따져봐야 명확히
알 수 있는 형국이다.
가을,
그리고 희망.
가을,
정취가 불곡산 놀이마당에
가득하다.
시니어&여성부
우승 온승훈
준우승 김희중
3위 이용희 장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