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기시다의 힘든 세월이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뭐 일본에 대해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 했으니 적을 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 봅니다. 기시다가 정권을 잡았을 때는 아베의 그늘에서 빠져나와 나름 홀로 서기를 시작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피습으로 사망한 아베의 가려 2인자 신세를 면치못하다가 그의 죽음으로 기사회생한 일본 총리 기시다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1957년 생으로 올해 67살입니다. 2021년 10월에 일본의 100대 총리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재임기간이 2년반 정도입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는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미국의 대통령 바이든과 태평양 안보를 중심으로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는 듯 했습니다. 2022년부터 한국과도 밀접하게 외교 관계를 맺으려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미일 삼국 정상들이 여러번 언론에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총리 기시다는 그의 구상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게 됩니다. 국내에서 이런 저런 일들로 궁지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바로 오래된 일본 자민당내의 파벌들이 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하긴 기시다도 그 파벌때문에 총리가 된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일본 자민당의 파벌은 어제 오늘의 사안이 아닙니다. 전후시대를 휘감고 있는 일본 정치의 막장드라마의 원본이 바로 자민당 파벌이니까요. 그냥 그들끼리 해 드시는 그런 정치 형태입니다. 그것을 기시다의 능력으로 정리한다 글쎄요 그렇게 쉬운 것일까요. 파벌들이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과정에 터져 나온 것이 바로 정치자금 파티 즉 모금행사에서 비자금 스캔들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일본 언론가운데 그 나름대로 중립을 지키려는 매체들이 집중 보도를 시작합니다. 왠간해서는 정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일본인들도 이제 일본 정치의 막장 성향을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총리 기시다의 지지도가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기시다의 발목을 잡는 것이 또 있습니다. 아베의 피격사망사건의 핵심 이유가 되기도 했던 바로 통일교 관련입니다. 종교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의 장관과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장관이 통일교 관계자와 연관이 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일본은 또 한차례 출렁거립니다. 통일교가 아베를 보낸 것 처럼 기시다의 정권을 박탈할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의 지지율은 바닥 모르게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일본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총리 기시다의 지지율이 2021년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로 나타났습니다. 지지통신 여론 조사를 보면 지난달 조사 때보다 1.7%포인트 하락한 16.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포인트 늘어난 60.4%로 처음으로 60%를 넘은 것입니다. 참고로 일본의 여론조사는 한국과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일본인들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때문에 아주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지율이 이처럼 아주 바닥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10%대 지지율은 그야말로 거의 지지층이 없다는 말과도 흡사합니다.
이런 상황속에 일본은 세계 경제 대국 순위에서 55년만에 독일에 뒤지면서 세계 4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한때 미국을 능가하려했던 세계 경제 대국 일본이 중국에게 밀리면서 2위자리를 내주었고 이제 독일에게 눌려 4위로 떨어진 것입니다. 3위 4위가 뭐 그렇게 차이가 나는가 하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인들의 마음은 상당히 처참할 것입니다. 갈수록 처지는 일본의 위상에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자괴감마저 들 수 있습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는 판단한 듯 합니다. 국내에서 보다 국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우선 미국의 대통령 바이든이 일본 총리 기시다를 오는 4월 10일 국빈으로 미국에 초빙하기로 했습니다. 뒤진 트럼프와의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동맹국인 일본의 수장을 워싱턴으로 불러 외교적 과시를 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지지율에 밀리는 바이든과 지지율 바닥을 보이는 일본 총리가 만나 어떤 윈윈 상황을 만들어낼지 궁금합니다. 사실 한 나라 지도자의 역량과 힘은 국민들의 지지율에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는 지금 고령 리스크에 몰려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는 다음달 20일 한국을 방문할 뜻도 내비추었다고 합니다. 다음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서울 개막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해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일본의 야구선수 오타니가 나오는 경기에 일본 총리가 참석하고 이후 정상회담도 한다는 방안입니다. 일본 총리가 개막전 시구도 할 수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북한과 관련된 문제가 논의된다고 하는데 요즘 북한과 일본이 조금 화해 분위기를 나타내는 가운데 북한에 강경한 한국 대통령과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한국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 총리 기시다의 한국 방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는 지금 대단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차기 총리에 대한 기사를 꾸준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기 강판도 고려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총리 기시다는 한국을 방문하고 이어 미국도 방문하면서 뭔가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현재 트럼프 후보에게 밀리는 듯한 판세에 고령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바이든과 한국 대통령과의 연속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 기시다가 과연 자신이 구상하는 그런 결과 다시말해 소기의 성과를 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요.
2024년 2월 1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