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지금,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하신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기도 하고 가장 저렴한 것도 20만원이 넘으니까요.
저같은 경우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한지 1년이 넘었는데요.
그런 제가 생각하기엔,
방사능 측정기를 사는 것은 돈낭비입니다.
긴가민가 하시는 분들은 사지 않는게 좋습니다.
당신이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고오염 지역에 살지 않는 이상
방사능 측정기는 쓸모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효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보통 방사능측정시 정상 수치는 0.03~0.2 usv/hr(마이크로 시버트)입니다.
아래 사진은 20분 전쯤 제 방사능 측정기에 찍힌 수치입니다.
<16.2 마이크로 시버트>
자 이 수치가 찍혔을때를 가정해 봅시다.
당신은 이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무엇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첫째로, 일단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의심입니다.
이 방사능 측정기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지요.
'아 내가 돈을 아끼려고 저렴한 측정기를 사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모릅니다.
고농도의 방사능 먼지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기계를 의심하는게
그나마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줄 테니까요.
그러나 당신이 가진 방사능측정기는 하나 뿐입니다.
당신의 측정기가 옳은지 그른지를 알려줄 비교대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당신에게 남은 것은 찝찝함 뿐입니다.
방사능측정기가 비정상작동하였을 거라 가정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고,
반대로 방사능측정기가 정상작동한 것이라고 가정하는 건 더 기분이 나쁩니다.
이런 더러운 기분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회사의 측정기를 하나 더 사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둘째로, 진짜 방사능 먼지가 왔더라도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당신은 방사능 먼지가 어느쪽에서 어느쪽으로 이동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미 당신을 지나쳐 갔는지, 아니면 아직도 당신을 향해서 오고 있는지,
어딘가에 붙었는지, 호흡으로 들여마셨는지, 책장 위를 덮은 먼지로 합류했는지
아니면 운 좋게 사무실 밖으로 빠져나갔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방사능측정기에서 몇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지, 아니면 가까이 붙어있는지도 모릅니다.
방사능 측정기를 3개 사서 삼각측량을 시도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요.
또한 적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당신은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남는 것은 혼란 뿐입니다.
예를들어 창문을 연 사무실에서 갑자기 방사능측정기가 빽빽거리며 울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놀라 창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창문을 닫으면서도 자신의 그 선택이 합리적인 것인지 의심을 합니다.
이미 적은 당신의 사무실에 들어온 상황인데, 그것이 다시 내보낼 곳을 막는 행동은 과연
이득이 될까요? 차라리 창문을 계속 열어두는게 낫지 않을까요?
게다가 업친데 덥친 격으로,
방금전까지 빽빽거리며 투정부리던 방사능측정기는
갑자기 이유없이 조용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먼지가 사무실 안을 뱅글뱅글 도는지, 아니면 어디 안착했는지
창문 밖으로 다시 나갔는지 당신이 알 방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아는 유일한 사실은,
바람을 따라 지구 한바퀴를 돌아 온 녀석이든 혹은 제트기류를 타고 특송배달된 녀석이든
이들은 바람에 쉽게 날릴 정도로 가볍다는 것 하나 뿐입니다.
그들은 어디에도 있을 수 있지요.
집에서 이런 일을 겪건 사무실에서 이런 일을 겪건,
당신은 사무실을 떠날 수도 없고, 집을 떠날 수도 없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당신은 그저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휩쓸고 지나간 그 자리에서 당신에게 남는 것은 히스테리 뿐입니다.
셋째,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는 표면에 대는 것으로는 음식물의 방사능을 측정하지 못한다.
수산시장이나 마트 같은 곳에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식품 위에 가져다 대는 것처럼 한심스러운 일은 없습니다.
(공산품이라면 이해가 됩니다만.)
왜냐면 음식물 속에 미량으로 섞인 방사능은 특별한 방식으로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방사능 수치는 계속해서 변동하기 때문에
내가 물품에 측정기를 대서 수치가 변동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주변의 자연방사능 수치가 갑자기 높아진
것인지 당신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수산시장에서 방사능측정기를 들이대며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쇼맨쉽에 불과합니다.
진실과는 거리가 멀지요. 강한 방사능물질로 범벅이 되어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아무 의미가 없는 행동입니다.
진정 음식물 속의 방사능을 측정하고자 한다면,
납으로 사방이 밀폐된 특수한 용기 안에서나 가능할 일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물을 갈아서 말린 뒤,
이를 방사능 측정기와 함께 납용기에 30분 정도 넣어두는 것입니다.
그러나 먹는 것 하나하나마다 이런 과정을 거칠 수도 없을 뿐더러,
자신이 사용한 일부분의 샘플이 안전하다고 다른 부분까지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즉 무용지물입니다.
넷째, 만성화된 위험에선 굳이 경고가 필요 없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체르노빌처럼 사고가 봉합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었기 때문에,
사시사철 방사능을 대기로 뿜어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공기의 대류에 따라 바람은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오염된 공기도 끊김 없이 순환하고요.
영원히 창문을 닫아놓고 살 수는 없고 매일 매일 작은 위험과 공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경고가 필요 없습니다.
위험은 그냥 일상일 뿐입니다.
때문에 방사능 측정기가 있건 없건 당신의 삶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지요.
마지막으로 방사능 측정기를 사지 말아야 할 가장 큰 이유는...
방사능 측정기를 산다는 것은 곧 스트레스를 사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방사능 측정기가 쉴 틈도 없이 삑삑거릴 때마다,
당신은 무력감 속에 신경만 한알 한알 곤두서게 됩니다.
또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그런 거슬림에 익숙해졌다는 착각이 들 때 즈음엔,
한번씩 삐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빅 하늘을 찌르듯 올라가는 수치가
당신의 오만함을 산산히 부셔 놓을 것입니다.
따라서
단언컨데, 방사능 측정기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스트레스가 될 것입니다.
P.S.
1) 물론 방사능 측정기가 도움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공산품이 방사능에 오염된 원료를 사용하였을 경우나 (E마트 사례)
월계동의 방사능 아스팔트와 같은 사례를 발견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 위 사진의 16.2는 오염원이 지나갈 때 일시적으로 나타난 최고수치일 뿐입니다.
3) 일본의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잘 알려주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200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20주년을 맞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1시간 36분짜리 다큐멘터리입니다.
아래 링크의 글 안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5090200
4) 일반인들이 이런 대형재난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해산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과, 방사능에 의한 토양오염지역에서 자란 농작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외엔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굳이 방사능 측정기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일단 체르노빌의 사례에서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원전 폭발 후 방사능에 의한 토양오염은
1> 바람이 향하는 방향
2> 바람이 흐르는 지역 중 비가 내린 지역
위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었을때 심한 토양오염이 발생했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오염물질이 비를 타고 내려와 토양을 오염시켰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 위 조건에 가장 부합되는 곳은 태평양 건너에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입니다.
과거 체르노빌 사건때의 프랑스처럼 각국의 정부는 피해여부를 감춰야 할 이유가 있기에
개인이 역량껏 추정하여 조심하는 것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첫댓글 방사능 측정기가 도움이 되는 때도 있다는걸 인정하면서도 사용하기 나름인것을 저렇게 효용이 없다고 하는건 문제가 있어보입니다.(음식물내 방사능 검사는 간이측정기로 되지 않는게 맞음) 현재 식품의 방사능만이 아니라 건물 내부의 방사능도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필요여부는 개인이 판단해야 할 몫인것 같습니다.
방사능측정기.. 반드시 구입해야 하죠!! 근데 시간이 없어서 아직까지 최적의 제품을 못 찾았다는.. -_-
제가 열관리직이라 새는 열에 민감한데 그거 포착할 가장 좋은 방법이 열화상카메라입니다. 근데 가격이 무척 비싸거든요.(쓸만한게 300이상) 사려고 하면 못사는건 아니지만 몇번이나 쓸거냐고 하면 장난감 하나 산 것 밖에 안되더라구요.
마찬가지로 방사능측정기도 투자한 돈과 가지고 있어서 받게되는 스트레스에 비해서 도움되는게 적다는 의미겠죠. 반대로 도움이 될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할만한 지식과 능력을 가졌다면 이야기가 다를테구요. 일반인들이 필요할 일이라면 아마 핵전쟁 터지고 난 다음 안전지대 찾는 용도정도?
저도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아직까지 방사능측정기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_-
정말 귀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방사선측정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방사성낙진이 흙이나 건물에 흡착되고 나면 상당량 붙어있습니다. 이동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매우 가까운거리에서도 편차가 매우 크기때문에 방사선 측정기가 반드시 필요하죠. 베타, 알파선은 이동거리가 1m 안쪽으로 짧기때문에 베타, 알파 측정가능 기기면 이동하면서 오염도 차이를 쉽게 확인가능합니다.
2. 식품도 측정이 됩니다. 식물 표면에 낙진이 묻은경우(보이지 않는 수준이라도), 체르노빌 후쿠시마에서 보여지는 수천Bq/kg급의 오염의 경우 측정이 됩니다. 이정도 오염이 많습니다
3. 핵전쟁의 경우 방사선 측정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지하/ 실내 대피시 차폐정도의 차이때문에 실내위치별 방사선 수치가 크게 차이날수 있습니다.
4. 핵, 원전 등으로 낙진은 예상치못한 정도,방향으로 상당히 이동할수 있는데 빠른 대응을 위해선 방사선 측정기가 반드시 필요하죠
창안으로 방사성낙진이 들어왔다해도 창문은 반드시 닫아야 합니다
우라늄 광산이 아닌이상 한국에서 자연적으로 16uSv/h 가 측정될순 없습니다
저런 이유라면 생존준비를 할 필요가 없겠죠^^ 완전히 모르는게 약 이라는 주장이네요 우리는 아는게 힘이다 파잖아요?^^
흑천소좌님이 진리의 방사능 측정기 좀 수배해 줘 봐바요~
그럼 전 흑천소좌님이 공들여 찾은 정보를 준엄하게 까댈게요.. ㅋㅋ
서로 까면서 발전하는 훈훈한 생존21c 가족들~ ㅋ
@레프트사이드(서울) 혹시 아고라에 이 글을 게시한분이 레프트님이신가요?ㅋ
@흑천소좌(경북)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레프트사이드(서울) 제 태클에 반격하시길래요ㅋㅋㅋ
@흑천소좌(경북) 그건 오해요~ ^^
@레프트사이드(서울) ㅋㅋ 저 위의 이유 다 뒤로 밀어두더라도 제게는 생존준비에서 필요한 굉장히 비중있는 요소중 하나가 부족해서 측정기 구매하지 않을겁니다ㅋㅋㅋ
@흑천소좌(경북) 복잡한데요?? 그게 뭐지요?????????
@레프트사이드(서울) 쩐이죠 뭐...ㅠㅠ
@흑천소좌(경북) (앗.. 왜 그걸 짐작하지 못했을까!!!! 분하다..) -_-;;;;
눈가리고 독 먹으라는건지...;; 저는 싸구려 측정기지만 나름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공감합니다...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최대한 적응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프레퍼..!! ^^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사 갈 때 특히 2011년 이후에 일본 쓰레기로 지은 아파트에 이사갈 때는 꼭 필요합니다~~
사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준비하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한국과 중국이 확률적으로 다음 원전사고 예정국이니 대비해 두셔도 좋다고 봅니다.
그래도 준비하는게 준비하지않는것보단 좋은듯해요.. 전 비록 작은핸드폰 측정기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