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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빚 1250조… 1년새 9.8% 늘어
가계-기업 빚보다 상승폭 최대 3배
게티이미지
정부와 가계, 기업의 빚을 모두 합한 한국의 국가 총부채가 처음으로 6500조 원을 넘어섰다. 가계나 기업에 비해 정부의 부채가 유독 빠르게 늘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로 환산한 나랏빚은 오히려 줄었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의 비금융부문 신용은 6500조5843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220조5770억 원)보다 약 280조 원(4.5%) 증가했다.
BIS의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채(정부), 주택담보대출(가계), 회사채 발행(기업) 등 금융기관을 제외한 경제 주체들이 빌린 돈을 모두 합친 액수다. 경제 규모 대비 빚이 얼마나 많은지, 신용도를 얼마나 활용하는지 보는 지표다.
한국은 정부 부채가 지난해 9월 말 1250조77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늘면서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가계부채(2342조6738억 원)와 기업부채(2907조1369억 원)도 나란히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와 3.6% 상승해 정부 부채보단 상승폭이 작았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총부채 비율은 248%로 집계됐다. 2020년 3분기(7∼9월) 처음 240%를 넘긴 뒤 250%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주요 20개국(G20)의 GDP 대비 국가 총부채 비율은 247.1%로 한국보다 소폭 낮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영향으로 달러로 표시된 국가 총부채는 감소했다. 달러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은 지난해 9월 말 4조6311억 달러로 1년 전(4조7407억 달러)보다 줄었다. 지난해 6월 말(4조7500억 달러)보다도 적다. 지난해 9월 말 원-달러 환율이 1402.9원으로 6월 말(1350.0원)이나 2024년 9월 말(1307.8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25조 추경 앞두고… 나라 빚 6500조 넘어섰다
국민일보:2026-03-24 02:09
[이슈 분석] 빚더미 대한민국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계·기업부채를 모두 더한 한국의 총부채가 사상 최초로 6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재정 확대에 따른 부채·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로 마련하는 추경이라지만, 급증한 부채에 확장 재정 기조까지 더해져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비금융부문 신용은 6500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약 280조원(4.5%) 증가한 수치로, 총부채가 650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도 248.0%로 경제 규모의 약 2.5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년보다 1.5% 포인트 오르며 레버리지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부채가 1250조7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하며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2342조6728억원)가 3.0%, 기업부채(2907조1369억원)가 3.6%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국제금융협회(IIF) 기준으로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1년 전보다 5.0% 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122.8%) 일본(199.3%) 프랑스(110.4%) 영국(81.1%) 독일(62.5%) 등 주요국과 대비해 절대 수준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부채 비율은 2024년 40%대 초중반에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단기간에 50%에 근접했다.
정부부채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가계부채 비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89.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요국 가운데에서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와 가계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이 빚에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했다는 평가다.
국가 전체적으로 부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정은 ‘취약계층 집중 지원’을 위해 당초 예상보다 편성액을 5조원 더 늘렸다. 배경을 감안할 때 민생 회복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 재등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은 다음 달 10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경 자체는 고유가 국면에서 피해가 큰 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기존 복지 대상자를 중심으로 하되, 화물·운송 종사자 등 유가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 계층까지 일부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문제는 선별 지원을 위한 재정 확대가 전체적인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는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기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현재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 국면이라는 점에서 단순 소비 진작 정책의 효과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지금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상황”이라며 “타깃이 없는 현금성 지원은 총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물가에 생계 타격이 큰 계층을 선별 지원하되 지원 방식 역시 실질소득을 보전하는 방향이 적절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교통비 지원이나 대중교통 요금 완화 등 특정 지출을 낮추는 방식, 혹은 에너지·유가 연동 보조금 등 비용 부담을 직접 줄이는 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전쟁이 장기화할 수록 확장적 재정 필요성은 더 커진다. 그만큼 단기 충격 보완에 여력을 소비할 경우 추후 국가 부채 증가와 물가 상승, 그리고 이 상황이 야기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더 심화할 수 있다. 우 교수는 “전쟁 장기화로 경제 타격이 커지면 추가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74256670&code=11151100&sid1=eco
총부채 6500조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 제어’다
우리 경제가 감당해야 할 빚의 규모가 결국 임계점을 넘어섰다. 정부·가계·기업 부채를 합한 총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6500조 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규모 자체보다 그 증가 속도에 있다. 1년 만에 280조 원이 늘어난 것은 한국 경제의 체력이 그만큼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248%에 달한다는 점 역시 심각하다. 이는 한 해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2.5배에 해당하는 빚을 떠안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 일정 수준의 부채 확대는 용인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의 급격한 부채 증가는 ‘성장 투자’가 아니라 ‘위험의 누적’에 가깝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부부채의 증가 속도다. 정부부채는 1년 사이 9.8%나 늘어나며 가계와 기업을 크게 앞질렀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역시 단기간에 5%포인트나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절대 수준이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는 점만으로 안심하기에는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현재 수준’이 아니라 ‘추세’로 판단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채 구조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반도체와 AI 산업이 흔들릴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내적으로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PF 부실 문제가 겹치고 있다. 미분양 증가와 건설사 유동성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될 경우,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대내외 리스크가 중첩되는 국면에서 재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지금의 재정 운용은 위기 대응이라기보다 정치적 필요에 가까워 보인다. 사상 최대 예산을 편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단기적 경기 부양이나 정치적 성과를 위해 재정을 동원하는 방식은 결국 미래의 부담을 앞당겨 쓰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정 확대가 아니라 재정의 ‘선택과 집중’이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는 과감히 투자하되, 비효율적 지출과 선심성 정책은 과감히 줄여야 한다. 동시에 가계와 기업 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부채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위기를 증폭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부채는 결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더 늦기 전에 재정과 금융 전반에 걸친 구조적 관리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