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으로 남겨진 레퀴엠을 완성하는 일은 아내 콘스탄체에게 남겨진 일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좀 급하게 되었지요.
경제적으로도 풍족하지 못했던 터라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하면 곡 의뢰와 함께 받은 계약금을 돌려주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제일 먼저 요세프 아이블러(Josef Eybler)에게 완성을
의뢰하였습니다.
아이블러는 모차르트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블러는 Dies irae와 confutantis의 오케스트레이션과
Lacrimos에 2마디 더 보태는 것에서 손을 놓고 말았고, 베르거와 그
외 여러명에게도 의뢰한 결과..마지막으로 쥐스마이어(Franz
xaver Suessmayer)가 보완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프레이슈테들러(Freystadler)또한 쥐스마이어와 함께 Kyrie를 완성하는데 도움이 된 사람입니다.
쥐스마이어 그가 한 일은 Sequenz의 Lacrimosa의 8마디까지와
Orrertorium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한 것. 그리고 Lacrimosa의 완성과 Sanctus, Benedictus, Agnus Dei의 작곡..마지막으로
Communio에 Introitus의 선율을 가지고 와서 전곡을 마무리했다는
것..그것입니다.
쥐스마이어 판본에 의한 레퀴엠의 순서를 볼까요?
앞 글에서 레퀴엠에 쓰이는 곡을 나열해드린 바 있지만(김택연님의
글도 참조하세요)
일반적으로 음반을 짜잔~개봉을 하면 보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I. Introitus
II. Kyrie
III. Sequenz
·Dies irae
·Tuba mirum
·Rex tremendae
·Recordare
·Confutatis
·Lacrimosa
IV. Offertorium
·Domine Jesu
·Hostias
V. Sanctus
VI. Benedictus
VII. Agnus Dei
VIII.Communio
쥐스마이어 판본에 의한 연주는 상당히 많아서 모두 소개하기엔 무리겠지요?--;
대충..제가 가지고 있는 것만 알려드립죠 ^^
많은 분들이 좋아하기도하고 저 또한 좋아하는 인상적인 금관과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맘에 드는 필립 헤레베헤/Champs-Elysees오케스트라의 음반(Harmonia mundi), 아주 묵직하고 젤 꿀꿀한(?)음반이라고 얘기가 많지만 명반으로 빠지지 않는 칼 뵘/빈 필(DG), 풍부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좋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전 RED LINE ^^v), 예전에 기름기없는 Dies irae로 소개해 드린 적 있는 즈데넥 코슐러/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AXOS), 보컬보다 오케스트레이션이 더 마음 저리게했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베를린 필(DG), 메마른 느낌이 없잖아있지만 감성보다는 이성적으로 들려오는
존 엘리오트 가디너/잉글리쉬 바로트 솔로이스츠(PHILIPS), 회색빛깔의 느낌..까만 바탕에 촛불로 REQUIEM이라는 글자를 만들어놓은 표지가 더 맘에 드는 ^^; 야노스 페렌식크/헝가리안 오케스트라(HUNGARTON)..헥헥..이 정도네요.
쥐스마이어의 판본에 의한 것인 것만큼..이 음반들에서 특이한 것은
보이지않구요, 위에 알려드린 저 순서에 따라 레퀴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 내용이 다른게 있냐구요? 도리 도리...
내용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구요.판본에 따라 Lacrimosa뒤에
Amen 푸가를 덧붙인 것이 있고..쥐스마이어의 작업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해서 Sanctus와 Benedictus를 몽땅 삭제해버리고 바로 Agnus
Dei로 넘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작곡가들이 쥐스마이어의 작업에 지적을 많이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무엇보다 모차르트가 본래 의도했던 레퀴엠을
찾아가기 위한 발걸음이 아닌가 하네요.
그러한 상황 속에서 1971년 뮌헨의 프란츠 바이어(Franz Beyer)는 모차르트의 악보를 상세히 검토하면서 오케스트레이션을 대폭 개정한 신판을 내놓았지요.
그래서인지 바이어 판을 듣다보면 뭔가 많이 제거된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뭔가 모자란 느낌보다는 두꺼운 담요 하나 살짝 걷어내어
중압감을 덜 느끼는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빈 콘첸투스 무지쿠스의 음반(TELDEC)과 레오나르드 번스타인/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음반(DG)이 있네요..
제가 좋아하게 된 음반을 뒤적거려보니..이건 레빈(Robert D.
Levin)판본이었습니다.
헬무트 릴링/바흐 콜레기움 스투가르트의 음반(HANSSLER)이 인데요..음..이것 말고도 그 전에 나온 마틴 펄만/보스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음반(TELAC)도 레빈 판본으로 소개가 되어 있군요.
레빈 판본은 쥐스마이어 판본에 많은 변경을 가했다기보다는 오류들을 조금씩 교정한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눈에 띄는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다른 판본에서는 길어도 1분50초가 되지 않는 Sanctus를 4분30초가 넘을 정도로 길고 화려하게 쓴 것입니다.
그리고 Lacrimosa에 이어지는 아멘을 푸가로 넣고 있지요.
아멘 합창을 첨가한 것으로는 몬더(C.R.F Maunder)판본과 랜던(H.C.Robbins Landon)판본, 드루스판본이 있습니다.
몬더(C.R.F Maunder) 판본은 가장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쥐스마이어의 작업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몬더 판본으로 연주된 것은 Sanctus와 Benedictus가 휘릭~날아가고 없습니다. 그나마 Agnus Dei는 모차르트의 작곡으로 인정을 해서 살아남았지요.
이 몬더 판본에서도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라크리모사 다음으로
아멘합창이 이어지는데, 이 아멘합창은 약 20년 전에 발견된 모차르트의 자필 스케치에 기초하여 공들여 다듬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판본의 오케스트레이션 역시 다소 메마르게 편성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현악기군, 바셋 혼, 바순, 트럼펫, 트럼본, 팀파니, 오르간을 모차르트가 직접 편성한 것으로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몬더 판본에 의한 연주는 호그우드/ 엔시언트 뮤직 아카데미의 음반(DECCA)이 있습니다.
랜던(H.C.Robbins Landon) 판본에서는 보필자의 이름에 쥐스마이어뿐만 아니라 아이블러와 프레이슈테들러의 이름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업을 맡았던 아이블러의 악보를 많이 참조했다는 이 판본은 Dies irae가 특히 강렬하게 들리는데요..다름이 아니라
트럼펫이 상당히 자극적(?)입니다.
전 브루노 웰/ 타펠무지크의 음반(SONY)을 가지고 있구요..로이 굿맨/ 하노버 밴드의 음반(NIMBUS)또한 Dies irae의 강렬함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들어보진 않았습니다만,게오르그 솔티경/ 빈필연주도 랜던 판본이라는 군요.
드루스판은 들어본 것이 아직 없어서..그 차이점을 잘 알지는 못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레빈판과 비슷하다고는 하구요..목관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하고..라크리모사를 완전히 개작했다고 하는데..흠..과연 어떻게 개작을 했을까요..궁금해라~(레퀴엠 알려준다고 한거 맞냐... ^^;;)
루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