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생 트로페5 - 생 트로페 골목을 걸어 구석까지 구경하고 툴롱으로 돌아오다!
2018년 5월 21일 툴롱 Toulon 에서 버스를 타고 생트로페 St. Tropez 에 도착해 요트
를 보고 예쁜 부띠크들이 숨어 있는 좁은 골목길을 구경하고는 산 정상에
자리한 생 트로페 요새 에 올라 해양역사박물관 Musée de la Citadelle 을 구경합니다.
계단을 걸어 내려와 경사가 진 골목에서 또 다시 아기자기한 예쁜 부띠크 숍
들을 지나 오래된 모자이크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보고 시계탑을 겸한
종탑이 예쁜 생 트로페 교회 Eglise Paroissiale Notre-Dame 를 구경합니다.
여기 생 트로페 교회는 18세기에 이탈리아 바로크 양식으로 건설된 건물로...
꼭대기 8각형 시계탑 이 상징인데 다른 말로는
성모 승천 노트르담 (Notre-Dame de l’Assomption)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골목에는 유난히도 화랑 들이 많은게 놀라운데 모파상 이 요트 벨 아미 le Bel-Ami
를 타고 이 도시 생 트로페 에 들러 소설을 발표했다는데, 그 첫머리에
” 조가비 처럼 물살에 밀려 바닷가로 나온 바다의 딸...“ 구절을 읽은
화가 폴 시냑 이 1892년 요트 l' Olympia 호를 타고 와서는 이 마을에 정착합니다.
이후 마티스, 보나르, 마르케 등 신 인상파에 야수파 피카소 그리고 여류작가
꼴레트 에 장 꼭토 등이 찾아오니 모파상과 인상파가 만나는 벨 에포크
Belle Epoque 시대를 연출하는데 그후 코코 샤넬, 이사도라 던컨 까지 왔으니...
화가와 문인에 디자이너 까지 이 도시에 거주했던지라 미술관과 부띠크 숍 등은 그 흔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두로 가는데 바닷가에는 오래된 성벽과 성문 이 보이고
옆으로 긴 방파제 가 있어 관광객들은 방파제에 올라가 걸으면서 바다와 해변을 구경합니다.
더욱이 여기 성벽옆 방파제 위에는 큰 닻이 2개 가 보이고 국기게양대도 서 있는데 닻 을
보노라니 문득 스페인 무적함대 아르마다 가 칼레 해안에서 영국 화공선 의 공격을
당해 급하게 출항하느라 닻줄을 끊어 버리고 항구를 빠져 나오는 바람에 멀리
스코틀랜드를 돌면서도 닻이 없어 어디 정박하지도 못하고 고생했다던 일화가 떠오릅니다.
시청 Mairie de Saint-Tropez 을 지나서 서쪽 부두에 이르니 해군 제독 동상이
보이고 조금 더 걸으니 사람들이 부두에 정박중인 배 앞에 구름처럼
몰려 있으니 우리도 사람들을 따라 배를 바라보노라니 뒷정리를 하는
모습뿐이라.... 그럼 저기 배 갑판에서 조금 전에 무슨 퍼포먼스 를 한 모양입니다.
퍼포먼스를 놓친게 아쉬운건 우리 부부만이 아닌 모양인지 배 갑판에 차려진 무대를
뒷정리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 관광객 들이 많은데.... 문득 상명대 교수인
‘박정자의 생각돋보기’ 칼럼에 나오는 “가면의 미학과 정치학” 글이 떠오릅니다.
“예술 차원에서 가면은 고도의 미학 장치 이다.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인물의 얼굴을 꽃다발, 비둘기, 사과, 나무판으로 가림으로써 강박적으로 사람 얼굴
을 지웠다. ‘연인들’ 에서 두 연인은 얼굴을 헝겊으로 감싼채 서로 부둥켜안고 있고,
‘삶의 발명’ 에는 무슬림의 부르카 처럼 온몸에 검은 천을 뒤집어쓴 인물이 그려져 있다”
“바로크 시대 이미지에서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도 가장(假裝)무도회의 검은 가면 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욕망의 시선을 숨기는, 더욱 강렬하게 상대를 매혹시키는
남자 혹은 여자 주인공 가면 뒤의 시선은 치명적으로 아름답다. 역사, 사회적으로는
우리 탈춤 처럼 지배계층의 위선과 부도덕 을 마음껏 비판하는 해학의 수단 이기도 했다.”
“11월 14일 폭력적인 광화문 시위로 복면이 문제 가 된 이후 복면에 대한 상반된
생각은 그대로 우리 사회의 양대 진영을 지시하는 기호가 되었다.
그레마스의 기호 사각형 툴(tool) 에 거칠게 집어넣어 보면, 복면을
무섭다고 말하는 사람은 우파요,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좌파라 할수 있다.”
“정부가 이슬람 국가(IS) 의 복면을 언급하고 여당이 복면 금지법을 발의하자
야당은 “참으로 어이없는 결정이다.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는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는 2003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명백한 위헌적 발상이다” 라고 소리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에서는 뽀로로 가면을 얼굴에 쓴 심 의원의 얼굴과 함께
대통령이 국민을 IS 취급했다느니, 복면가왕도 폐지시켜야 하겠다느니,
복면만 쓰면 잡아가는 무서운 인권 탄압이라느니, 국가의 폭력이라느니,
세상이 1970년대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느니 온통 조롱의 언사 들로 넘쳐났다. ”
“12월 5일 복면 금지법에 반대하는 뜻으로 시위대가 온갖 종류의 가면을 쓰고 거리
를 누비자, 한 사회학자는 이를‘ 국가 법치’ 에 대한 해학적 풍자 로 규정하고
이어서 ‘풍자는 민란의 징후’ 라고, 동학란과 같은 시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6500만 인구 중 500만명이 무슬림인 프랑스 는
2010년에 ‘공공장소에서의 복면 금지법’ 을 통과시켜 2011년 4월
부터 시행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와 공사장 인부의 안전용 복면
같은 것은 물론 허용된다. 카니발 같은 특정의 축제 기간에도 복면이 허용된다. ”
“그러나 무슬림들은 얼굴을 내놓고 머리만 감싼 스카프는 괜찮지만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히잡 이나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는 입을 수 없게 되었다. 백인이 시위에서
복면하는 것도 당연히 금지된다. 이 법을 어기면 150유로 상당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캐나다 등에서도 모두 가면 시위는 법으로 금지 되어 있다.”
“며칠 전 한 사진작가는 부처님 얼굴에 가면 을 씌운 합성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고는 “무섭다. 사람은 마스크를 쓰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이중 거짓말 능력을 가진 직립 보행 동물이다” 라고 썼다. 재미있는 생각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가면을 쓴 부처, 또는 가면을 쓴 예수 를 떠올려 본다.
인디아나 존스 같은 분위기 혹은 쾌걸 조로나 산적 로빈 후드 같은
이미지가 나올 뿐 인류 전체를 품는 자애로운 성인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만다. 가면은 역시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에 한정 되어 있는 것이 좋겠다.”
골목길을 걸어서 예쁜 부띠크숍 에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하는 모습을 보고는
나오니 큰 개를 데리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그 너머로 여기 부두에도
화가들이 캔버스 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그림을 판매하는 모습을 구경합니다.
그러고는 맞은편에 l'OPERA 라는 상호의 근사한 레스토랑 이 보이는데 건물이며 정원도
멋지지만 담장에다 풍자 인 듯 여인들의 상반신 나신 을 그려둔게 참으로 특이해
보이는데 나만 놀라서 쳐다볼뿐 지나다니는 서양인들은 모두들 무심한게 더 놀랍습니다?
여기 고급 레스토랑의 담장에 그려진 여인들이 가슴을 드러낸 4장의 사진 은 2018년만
해도 사람이 게시물을 검색하니 풍자 그림 으로 판단하는지라 올릴수 있었는데.....
지금은 AI 가 기계적으로 검색 하니 혹시 제재를 받을까 염려되어 오늘은 올리지 못합니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으니 김경랑씨가 동아일보에 쓴 “‘교육선진국’ 프랑스의 대입제도
개편” 이라는 글인데.... “프랑스 교육부는 2021년 부터 시행될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바칼로레아’ 로 대표되는 현행 프랑스 대입제도를 개혁 하자는게 골자다.
교육 선진국임을 자부하는 프랑스가 오랜 전통을 깨고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행 바칼로레아 합격률이 80% 를 웃돌면서 신뢰도가 떨어진데다 시험이 복잡하고 방대해
수험생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바칼로레아는 고교 졸업시험이자 대학 수학능력시험
인데 고교 교육과 대학 전공 교육의 연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바칼로레아 과목 대부분이 고교 3학년 말에 집중돼 수험생 부담이 컸다.”
“개편안은 세가지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첫째 기존 10∼15개 였던
과목을 6개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우리나라 국어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과목 2개 (구술, 필기) 와 학생이 선택한 전공심화 과목 2개 그리고
공통 과목인 철학 과 ‘그랑토랄 (grand oral· 전공심화 과목을 주제로 면접)’ 이다.”
“둘째, 고교 2학년 때 10여개 전공과목 중 2개를 선택해 대학 교육에 대비한
과목을 미리 학습할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어 과목 2개는
고교 2학년 말, 전공심화 과목 2개는 고교 3학년 4월 중순에,
공통 과목 2개는 3학년 말에 3차례로 나눠 치르도록 시험 시기를 조정했다."
" 바칼로레아 비율은 60% 로 하고 40% 는 수행평가를 포함한 학교 내신과 생활기록부 를
반영하도록 제안했다. 프랑스 대입제도 개혁안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뭘까.
우선 시험과목 축소 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내용은 사뭇 다르다. 바칼로레아
과목 절반이 프랑스어와 철학 이며, 나머지는 학생이 선택한 미래와 관련된 과목 들이다 "
"우리나라 처럼 모든 학생이 똑같은 과목을 준비하는 대신 모국어와 철학 과목을
토대로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 지식 을 쌓도록 하고 있다. 시험을 준비
하는 것 자체가 대학 교육과 자연스럽게 연계 될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험시기를 분리해 일회성 시험 부작용을 줄이는 점도 눈여겨볼만하고 전공과목선정 을
통해 실용성을 담보 하고 그랑토랄 이라는 독특한 구술시험 으로 학생의 창의력과
종합적인 판단력 을 향상시키려는 점도 장기적으로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개혁의 바탕
에는 확고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니 프랑스 바칼로레아 개혁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프랑스 교육제도 개편을 생각하느라 멈칫한 사이 사람들이 바다로 몰려가는게 보이는데
마침 엄청나게 큰 돛대 2개를 가진 요트 가 돛을 내리고는 입항하는 중이니....
요트가 흔한 프랑스에서도 저런 호화로운 요트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가 보네요?
그러고는 다시 부두를 구경하고는 버스정류소에 이르러 오늘 툴롱 Toulon 으로 가는
오후 4시 30분 막차 버스 를 기다리는데..... 우린 여기 생트로페 St. Tropez 에
도착한게 오후 2시 10분이니 그럼 겨우 2시간 남짓 동안만 이 도시를 구경한 셈입니다.
이게 다 툴롱에서 시각표에 나온 10시 30분 첫 버스가 왠일인지 결항 되어 버린지라!
12시 30분 버스 를 타고 오는 바람에 생 트로페에 늦게 도착한 때문이니
만약에 제대로 왔다면 미리 여행게획서에 적어온 보고 싶은 곳이 몇군데 있으니.....
나비 박물관 Musée des Papillons 을 찾아 메깡뚜르의 아폴론 누아 Apollon Noir du
Mercantour 등 수천개 표본을 구경한 다음 포도나무 가 자라는 언덕에 자리잡은
마을에서 구 시가지와 항구 를 내려다 보는 파노라마 뷰 는 감동적이라고 하는데,
운이 좋으면 리스 광장 (Place des lices) 에서 페탕끄 게임 을 구경할수도 있겠지요?
그외 유적지로는 생뜨 안(Sainte-Anne) 예배당, 미제리코르드(Miséricorde) 예배당에
바스로(Vasserot) 공동 빨래터, 자를리에 탑(la tour Jarlier), 무트(Moutte) 성 과
공원, « 무어 Maure » 가옥 포오치, 에밀 올리비에(Emile Ollivier) 무덤, « 라 휜
La Hune » 빌라와 정원, 사강의 클럽 카스텔 Castlel 과 레진 Regine 이 있다고 합니다.
이윽고 오후 4시 30분이 되니 버스 2대가 한꺼번에 들어와 놀라는데..... 한 대는
동쪽으로 38km 떨어진 생 라파엘 역 Gare de Saint-Raphaël 으로 가는
버스이고 다른 한 대는 서쪽으로 75km 떨어진 툴롱 Toulon 으로 가는 버스 입니다.
서쪽에 자리한 툴롱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니 시내를 빠져 나가 오른쪽으로 해변을 끼고
달리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아주 많으니 저런 자전거를 타고 언덕 위에
마을로 가서는 포도나무밭을 지나 해안을 조망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는 몇 마을을 지나 산 위의 예르성 과 알마나르 해안에서 3개의 황금섬 을 볼수 있다는
예르 Hyeres 를 지나 오후 6시경에 툴롱 Toulon 에 진입해 포드등 자동차 전시관
을 지나서 대학교가 있는 마을을 거쳐 6시 10분경에 툴롱역 옆 버스 터미널 에 도착합니다.
|
첫댓글 생트로페와 툴롱은 같이 가보고싶은곳이죠
지중해안의 아름다운 도시들입니다!
후회하지 않을 여행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