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세어라 금순아] 063
#1. 안방 (밤)
정심 노소장 금순 앉아 있다.
정심 : (탁 민다) 갖구 나가. 다 잘 밤에 무슨 녹차야 녹차가 얼른 들구 나가.
금순 : .....
정심 : 갖구 나가라니까 내 말 안들리니?
금순 : ....예....(쟁반 집어들고 일어난다).....그럼 아버님....어머니...안녕히 주무세요.
노소장 : 오냐. 자라.
금순 문으로... 금순 나가려다 다시 한번 화난 정심을 돌아보고...어쩌지 못하고 그냥 나간다.
노소장 문 닫히면 정심 본다. 정심 화나고 속상하다. 어깨를 살살 만지며 돌려보다가 아!....아파서 저도 모르게 얼굴 찡그려진다.
노소장 일어나 옷장 문 연다.
노소장 : 어깨 그래서 큰일이네....이불 내려...(내리는)
#2. 주방 (밤)
금순 쟁반 들고와 식탁에 놓는다. 녹차잔 들고 씽크에 가져다 놓는다.
태완 계단에서 내려서 다가온다. 냉장고 문 열면서.
태완 : 술 많이 마셨냐? (물병 꺼내 병째 마신다)
금순 : (돌아본다) 아뇨...꼭 그럴 일이 있어서 딱 소주 석잔 마셨어요. 안취했어요.
태완 : 그럼 취하지두 않았으면서 엄마한테 왜 그렇게 위험수위의 발언을 해?
금순 : ....저두 모르게....너무 속상해서..
태완 : 엄마가 요즘 애보느라구 얼마나 고생한지 몰라? 지난주에두 휘성이 아플 때 엄마 혼자 병원 데려가구 다 했잖아,
대청소두 혼자 다하시구?
금순 : .....예 알아요....저도 잘못했다구 후회하구 있어요.
태완 : 알면 낼 아침에 수습이나 잘해....자...(가려는)
금순 : 안녕히 주무세요.
태완 : (가다 다시 힉 본다)....근데 머리 계속 풀구 다닌다?....
금순 : ......
태완도 계단으로.
금순 풀 죽어 그런 태완 보다 안방쪽 돌아본다....금순 방으로 들어가 문 닫는다.
#3. 안방 (밤)
노소장 천정 보고 누워 있고, 정심 조금 등을 돌리고 누워 있다. 두사람 다 잠 못 이루고 있다.
노소장 : (힐끔) 아직도 분해 속 끓이구 있어?....그러려니 해. 지 자식 다쳤다는데 안 그런 부모 있나?
정심 : .....
노소장 : 당신은 오늘 어땠어?...나는 결혼식이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하객들두 생각보다 꽤 많이 와주구.
정심 : (그제야 힐끔 돌아보고 바로 눕는다)....나두 흡족해요...감사하구....
정말 예상도 못하게 하객들이 많았어요...음식도 아주 맛깔스럽구.
노소장 : 수고했어 당신.
정심 : 내가 뭐 한게 있다구....이제 태완이 하나 남았어요....태완이는 몇 년 있다 천천히 보내두 되겠죠?
노소장 : 그럼 아무 능력없는 백수건달 놈한테 시집 오겠다는 여자두 있나.
정심 : 당신은 꼬옥....여보....우리 시완이 오늘 그렇게 차려 입으니까 정말 인물 나죠?
노소장 : 우리 아들들이야 다 손정심 여사를 닮아서 한 인물들 하지.
정심 : 피....그래두.......정완이 때만은 못하드라....우리 정완이는 정말 눈이 부시게 이뻤는데....
어쩌면 내 아들이라두 저렇게 이쁠까 싶게 주위가 다 화안 했는데.
노소장 : .....그러게....어린앤지 알았던 녀석이 장가를 간다구 턱시도를 입구 서서 말야.
정심 : ......아직두 엊그제 같이 이렇게 눈에 선한데...수줍어서 코 찡긋해가며 웃는 모습 하며....(눈에 아른대는 듯)
노소장 : .......
정심 : .....여보...........너무 보구 싶다 우리 정완이.....
노소장 : .......
정심 : .....오늘 밤.....꿈에라두 한번 와줬으면 정말 좋겠다......
노소장 : ......
정심 :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져서)......
#4. 마루
노소장 정심 태완 휘성(눈가에 드레싱 하고) 앉아 있다.
금순 밥공기 들고 와 놓는다. 정심 국그릇 퍼서 올리고 국냄비 치우고 앉는다.
노소장 : 먹자.
금순 : (힐끔 눈치 살피다)....어머니....오늘은 휘성이 할머니 집에 데려다 놓구 출근 할께요.
정심 : (보는)....
금순 : 어머니 힘드시니까 그렇게 할께요.
정심 : 너 이제 나 못믿겠다 이거니? 나 못믿어서 니 애 못맡기겠다 이거야?
금순 : (놀라) 아녜요 어머니 아녜요 어머니 몸살끼 있으시다구 해서.
정심 : 됐어 그래 알았어. 니 맘대루 해. 나야 좋지 휘성이 안봐두 되면. 그래 고맙다 그렇게 해.
노소장 : .....
태완 : ......
금순 : (그 차갑고 싸늘한 표정에).....어머니 정말 그런 뜻 아녜요.
정심 : 됐다니까 그래 됐어 밥 먹어....(화나 먹는).....
태완 : 에이 엄마 아무리 제수가(하는데)
정심 : (보는).....
태완 : (그 눈빛에....더는 아무말 못한다).....
정심 : (꾸역꾸역 밥 먹는척).....
금순 : (이게 아닌데)......
#5. 주방
정심 그릇 쟁반을 마른 행주로 닦고 있다.
금순 방문 열고 나온다. 휘성 업었다.
금순 : 어머니....그럼 다녀오겠습니다....몸 안 좋으신데...푹 쉬세요....
정심 : (대꾸 않는다).....
금순 : 어머니 그리구 저 정말 휘성이 데리구 가는거
정심 : 글세 알았다니까 왜 자꾸 여러말 시켜 너는. 알았어 알았다구.
금순 : .....예.....다녀오겠습니다....(가는).....
#6. 언덕길
금순 휘성을 업고 낑낑거리고 걸어 올라온다. 날도 덥고 꽤 힘들다.
#7. 숙모네 마루
금순 문 열고 들어온다. 할머니 나물을 바구니에 담고 있는 중이고, 금아 설거지 하는 중.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오미 워쩐 일여 연락두 없이.
금아 : 왔어?
금순 : 어...(다가와 털썩 앉는다)...내려 휘성아...할머니 완전 여름이야 무슨 날씨가 이렇게 더워요...
(하다) 할머니 장사 나가실려구?....(푸는)
할머니 : (얼른 치우고) 이 아녀 그럴 참이었는디...(휘성 보고) 오미 워쩌이려? 휘성이 여가 워쩌 이려?
금순 : (금새 또 속상한 엄마 마음 된다) 어제 의자에서 떨어졌어요.
금아 : (물컵 들고와 내밀며) 아팠겠다. 꼬맸어?
금순 : 어 다섯바늘...(보다 받아 마신다).....
할머니 : 오미 시상에....월매나 아팠어 내강아지....그려서 워찌케 숭은 안남는댜? 별 탈은 없댜?
금순 : 예...흉은 모르겠구 다른 이상은 없데요.
할머니 : 시상에 천만 다행여...바루 눈옆을 이렸으니 깨딱 혔으면 워쩔뻔혔어. 하늘이 도왔어.
금순 : 예.....(하는데 숙모 문 열고 나온다)....짝은엄마 계셨어요.
숙모 : 왔니? 휘성이는 왜 또 데려왔어?
금순 : ...죄송해요....저희 어머니가 오늘 몸이 안좋으셔서....
숙모 : 너두 차암...그러지 말구 차라리 놀이방을 알아봐. 휘성이 하나 땜에 지금 몇사람이 매달려서 힘든거니 이게?
할머니 : (보는)....
금순 : .......
숙모 : (끄응 모른척)....몸이 안좋으셔? 큰일 치르고 병 나셨구만.
금아 : (참외 접시 들고 다가와 앉아 놓는다)....할머니 드세요.
금순아 몇 개만 먹구 가 땀 식게....야 너 등판 다 젖었어...(찍어 내민다)
금순 : 고마워....
숙모 : .....니 큰동서자리 보통이 아닐꺼 같드라...근데 분가 않구 같이 산다며?
금순 : 예.
숙모 : 그 냥반들 은근히 욕심 많어. 요즘 아들 며느리들 그렇게 다 끼구 사는 사람들이 어딨다구?....
너보구 독립하라는 소리 안하시든?
금순 : ......
숙모 : 좀 그런거 아니냐? 양심이 있는 양반들이면 이번 기회에 너 방칸이라두 얻어주며 내놔야 하는거 아냐?
아들두 없이 혼자 사는 며느리 언제까지 그렇게 끼구 살 생각이시래 그 양반들은?
할머니 : (보는).....
숙모 : 안그래요? 신혼부부니 오죽 여름나무 매미모양 찰싹 들어붙어 하하 호호 시시닥닥
얼마나 우리 금순이 눈꼴 시고 뼛꼴 시리게 굴텐데.
할머니 : 뭔소리여 시방 아침부터 애헌티다.
숙모 : 애는 무슨 애에요 어머니 금순이가? 아 애가 (얼버무리고) ..애를 낳아요?
할머니 : (이런)......
금순 : .....
숙모 : 그러니 차암....이래서 시부모는 아무 소용 없는거야? 백날 모시구 살아봐야 남인거지?
아 며느리가 아니구 딸이었어봐 당장
금순 : 아녜요 짝은엄마....아버님 어머니는....아마 제가 독립하겠다면 분명 그러라구 하실꺼에요...
제가 형편이 안되서 그러는거에요.
숙모 : 그러니까 내말이? 형편 안되는거 뻔히 아니까 방칸이라두 얻어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거지?
할머니 : (숙모 보다) 그람 말여 에미야. 가만 생각헌께 니말이 맞어. 참말로 옳고도 옳은 말이여.
그러니께 우리 이참에 우리 금순이 독립을 시키자. 이? 니가 아다시피 우리 금순이가 갈 디가 워딨냐?
당분 간만 우리 금순이 여 살게 해줘.
숙모 : (보는)......
금순 : 아녜요 할머니.
할머니 : 아녀 아녀 에미 말이 맞어. 지금두 시집살이 보통이 아닐틴디 인자 동서자리까정 들어오면,
그 눈꼴 시고 뼈골 신 일을 워쩌 감당하 겄어. 나와야 혀. 나와. 에미야 당분간 우리 금순이 델구나와 같이 살자 이?
숙모 : ......
금아 : ......
할머니 : 금아방서 한 일년만 같이 있게 해주면, 그동안 나두 뼈빠지게 벌구 우리 금순이두 이 악물구 벌구...
워찍허든 단칸 셋방이라두 마련 못하겄냐? 워뗘 에미야? 가만 일단 방주인 금아 니 생각은 워뗘?
숙모 : 어머니 저기요.
금아 : 저야 뭐...(엄마 힐끔 보는)....
숙모 : (이년아 안된다구 해....하는데)......
금순 : 아녜요 할머니...짝은엄마 걱정 안하셔두 되요. 저 일이년 안에는 독립해야지 혼자 생각하구 있어요.
할머니 : (보는).....
금순 : 아버님 어머니 아무 말씀 안하시지만, 언제까지 두분께만 기대 살 수두 없구 독립해야죠.
하루라두 빨리 미용사 돼서 어뜩하든 제 힘으루요.
숙모 : (다행이다)....그래 그런 생각 하구 있었어?
할머니 : ......
금순 : 그럼요....저두 염치라는게 있구 눈치라는게 있는데요...아주버님 들어와 살기루 하니까 당장 눈치보이는데요.
방이 없어서 짝은아주버님이 저 때문에 다락방으로 쫓겨 올라가셨거든요.
할머니 : (그말에 가슴 아픈데)......
숙모 : .....아이 뭐....다락방이 어때서....운치 있구 좋지 뭘....
금순 : 짝은엄마 그런 뜻에서 저 얼른 가보께요....정말 악착같이 이 악물구 배워서 하루 빨리 미용사 되야죠.
그래야 우리 할머니 짝은엄마가 제 걱정 안하구 사시죠.
숙모 : 그래 그래 얼른 가 얼른 가서 열심히 해.
금순 : 예...(일어난다) 할머니 가볼께요.
할머니 : 그려 가 휘성이 걱정은 말구.
금아 : 가 금순아.
금순 : 어...다녀오겠습니다...
금순 현관으로. 할머니 앉아서 보고, 금아 일어서서 배웅하는 사이 숙모 휴..
할머니 그런 숙모 본다. 숙모 할머니 시선에 얼른 딴청한다.
숙모 : 어머 휘성아 너 여기를 많이 다쳤구나...
할머니 : ......
#8. 미용실 앞
재희차 다가와 선다. 차문 열리고 오미자 내린다.
오미자 : 안 들어가?
재희 : 예 늦었어요.
오미자 : 그래 은주도 왔을지 모른다. 가 그럼...(차문 닫는다)
재희 : (잽싸게 미용실 안을 살핀다. 금순이 출근했나 안했나?...미용실 안에 금순 모습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입구로 걸어가 한번 돌아보는 엄마와 눈 마주친다. 손 들어 보이고 얼른 출발한다).....
#9. 미용실 근처 거리
재희차 서행해서 다가온다. 재희 인도에서 마주 걸어오는 행인들을 살핀다.
저만큼 금순이 잰걸음으로 열심히 걸어오는 모습 보인다.
재희 순간 반가운... 그러나 이내 열나는.
재희 얼른 차를 가까이 대고 빵 크렉션 누르고 차문 열고 내린다.
재희 : 야 배추머리....야 배추벌레!
금순 : (달려오다 그제야 주춤 돌아보고) 어?. (멈춰선다)...안녕하세요?
재희 : 안녕 못해. 너는 애가 왜 그러냐? 약속을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할꺼 아냐?
금순 : 예?
재희 : 전화를 한다구 했으면 전화를 했어야지? 왜 바쁜 사람 쓸데없이 전화기나 쳐다보게 만들어?
너 원래 애가 그렇게 약속같은거 우습게 아는 못 믿을 인간이야? 약속이 지키라구 있는거지 깨라구 있는거야?
금순 : (황당해서 숨 몰아쉬며 끔뻑끔뻑 보다가).....저기...죄송해요....
재희 : 죄송해야지 그럼....
금순 : 근데요....제가 나중에 전화한다구 했지 어제 전화 드린다구는 안했는 데요?
재희 : (그랬나?).....그랬어?....나는 어제 한다는 걸루 들었는데....
금순 : 저 안했어요. 그리구....그 일이 이렇게 아침부터 쫓아와서 화낼 만한 일이에요?
재희 : (그제야 아차 싶다)....야! 내가 언제 아침부터 쫓아와서 화를 내. 엄마 내려주구 가는 길에 보이는까 얘기하는거지.
금순 : (보다)......어쨌든 화나셨다면 죄송하구요 저 가봐야 되거든요 안녕히 가세요.
재희 : ......
금순 꾸벅 인사후 얼른 다시 뛰어간다.
재희 어?...멀어져 가는 금순 부르지도 못하고.
재희 : .....(이게 아닌데...무안하고 머쓱하고 당황되고)......
#10. 은주방
은주 화장대 앞에서 출근 준비 중이다.
똑똑 노크소리. 문 열리고 은진 들어선다.
은진 : (쭈볏 은주 눈치를 보다가)....언니...아침 먹어.
은주 : 알았어....근데 너 왜 그렇게 내 눈치를 봐?
은진 : .....
은주 : 왜?...재희오빠한테 차였단 얘기 들었어? 그래서 갑자기 내가 불쌍해졌어?
은진 : .....
은주 : 그렇다구 너무 그렇게 노골적으로 그러지마. 니가 그러니까 내 꼴이 더 우습잖아...내려 갈테니까 먼저 내려가 있어.
은진 : .....어....(더 이상 아무말 못하고 문 닫고 나간다)....
#11. 주방
은주 들어온다. 장박 영옥 은진 자리에 앉아 있다.
장박 : ....어제는 왜 그렇게 늦었어?
은주 : 샵에서 일하다 왔어요. 그동안 미뤄둔 일이 많아요. 당분간 계속 늦을 꺼에요...(숟가락 들어 먹는다)
장박 : .....오선생이...너한테 선을 좀 보라는데....사촌 조카 중에 괜찮은 청년이 있다구....혹시 생각 있냐?
은주 : .....아뇨 생각 없어요.
장박 : ....알았다 그건 그렇게 하고....어디 여행이라두 한번 다녀올 생각 없냐? 런던 고모한테 갔다와두 좋구?.....
너만 좋다면 나두 휴가 얻어 같이 가볼까 한다만...
은주 : (보는).....아빠가...(은진이 힐끔 의식해서) 엄마 걱정되서 다만 며칠이라두 여행 가시겠어요?
영옥 : 나는 괜찮아. 아빠가 내 주치읜가....내 걱정말구 아빠랑 다녀와.
장박 : 고모 본지두 오래 됐는데....한 열흘이라두 다녀오자.
은주 : (보다)....생각 없어요. 지금은 아무것도 하구 싶지 않구 아무 생각두 하기 싫어요.
그냥 당분간은 일만 할꺼에요...(밥 먹는)
장박 : ......
영옥 : ......
#12. 호텔방 베란다
시완 나와 선다. 저 아래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펼쳐져 있다.
시완 가슴 가득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는다.....
시완 돌아서면, 안쪽에 성란 침대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자고 있다 눈을 뜨는 모습 보인다.
성란 둘러보다 베란다의 시완을 발견하고 빙그레...손을 흔든다.
시완도 손을 흔들어 준다. 시완 안으로.
#13. 호텔방
시완 다가와 앉는다. 성란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다.
두사람 서로를 사랑스럽게 본다.
성란 : ....안녕.
시완 : .....잘 잤어?
성란 : (끄덕이는).....좋은 꿈 꿨어?
시완 : 아니 꿈 같은거 못 꾸구 잠만 잔거 같은데....너는?
성란 : 나두....오랜만에 너무 푹 잘 잤어....(빙그레)... 음...바다냄새 난다.
시완 : 그렇지...바람이 너무 시원해. 얼른 준비하구 나가자.
#14. 미용실
금순 등 스텝들 죽 서 있다. 윤소란 박지윤 적당히 서있고, 은주 조례 중이다.
은주 : 갈수록 기온이 높아지죠? 늘 청결에 신경써 주시구요...그리구 스텝 현황을 보니
현재 나금순씬 와인딩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네요. 이렇게 되면 안혜미씨 혼자 파마손님 다 처리하기 힘들지 않아요?
혜미 : (짐짓 윤소란 눈치 보는척)....힘들기는 힘들죠.
금순 : .....
은주 : 윤실장님....어떻게 조처를 취해야 할꺼 같은데요.
윤소란 : .....
은주 : 이렇게 하죠. 이번 테스트에서두 나금순씨 또 떨어지면, 박팀장님 김민경씨랑 서로 교체하는걸루요.
형평성에도 그게 맞고 스텝의 효율적인 활용이란 측면에서도 바람직하구요. 어떠세요?
박지윤 : 저는 좋습니다.
윤소란 : (금순 힐끔 보다)...예 그렇게 하죠.
은주 : 좋습니다 업무 시작하죠.
금순 : ......
다들 흩어진다. 윤소란, 금순 혜미에게 다가온다.
윤소란 : 혜미씨. 혹시 부원장님께 무슨 건의 드렸나?
혜미 : 예? 아뇨. (했지만 전혀 아니라는 표정으로)
윤소란 : 아니면 됐어요....나금순 이번 테스튼 무슨 일이 있어두 통과해.
금순 : 예 선생님...
#15. 화장실
금순 들어온다. 거울을 본다. 금순 풀어놓은 자신의 머리를 바라보다가, 머리끈을 꺼내서 뒷머리를 한묶음으로 질끈 동여맨다.
금순 거울 속 그런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금순 : (작고 낮지만 결의에 차서)...아자!.... (돌아서려는데)
혜미 : (들어서 다가온다)....왔니? 휘성이는 좀 어때? 많이 안다쳤어?
금순 : ....예....괜찮아요.
혜미 : 어머 그래두 다행이다. 효자네...엄마 일하라구 다쳐두 알아서 조금만 다쳐주구.
금순 : (그말에 자신도 모르게 혜미 어깨 잡아 벽에 밀어 붙인다)..선배.
혜미 : 아야!
금순 : 선배 내 얘기 잘 들어요....나는 무슨 말을 해두 좋아요. 나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놀려 먹든 국 끓여먹는 그런거
아무 상관없구 다 참을 수 있는데....우리 휘성이에 대해서는 절대 그렇게 함부러 말하지 말아요.
혜미 : .....너 이거 못 놔...(그러나 금순 표정에 좀 기세 눌린)
금순 : 세상에 엄마 일 하라구 알아서 조금만 다쳐주는 애기는 없어요.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해요.
애기는 늘 언제나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는데....그걸 못해주는 엄마만 있어요. 알아요?....
(노려보는).....(보다가 손 놓는다).....(나간다)
혜미 : (죽도록 노려보는).....저게 진짜 겁데리두 없이.
#16. 안방
노소장 문 닫고 들어온다. 정심 방바닥 닦고 있다.
노소장 : .....그만 풀어....아무리 금순이가 당신 못 미더워 휘성이 데리구 갔을까?
정심 : 됐어요 얼른 출근이나 하세요.
노소장 : (보며 망설이다)....(옷장으로 다가가 외투 꺼내 돌아보면).....
(정심 닦다가 어깨 아픈 듯 걸레 놓고 아...어깨 만진다)....거 아프다면서 하지 말라니까.
정심 : 내가 안하면 그럼 누가 대신 와서 해줘요.
노소장 : 거봐 당신 지금 몸이 아프니까 자꾸 그렇게 더 짜증이 나는거야.
사람이 왜 그렇게 미련해.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하지말구 쉬라구.
정심 : (왈칵) 아후....(애써 좀 누르고)....알았어요 알았다구.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당신은 출근이나 얼른 하세요.
당신 이상해 요즘 왜 그렇게 자꾸 농땡일 피워. 그러다 당신 회사에서 짤리구 싶어?
우리 처지에 당신 지금 회사에서 짤리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두 알지?
노소장 : .....가....간다구...(문으로)
정심 : (치이 열나 보다가....일어나 뒤따른다).....
#17. 마루
정심 문 열고 나온다. 노소장 현관으로 향한다.
정심 : 저녁에 안늦죠?...(하는데 노소장 대답 않고 그냥 현관문 탁 닫고 나간다....보다 치이)....
#18. 연기학원
태완 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다. 발성 발음 및 호흡법에 대한 이론 강의를 듣고 있다.
#19. 금아방
금아 인터넷 상으로 입사지원서를 작성 지원 중이다.
영화기획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으로 이력서에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
#20. 미용실 일각
금순 카트에서 염색 준비 중이다. 꾹꾹 둘러 짜서 마지막 한방울까지 염색약을 짜낸후 버린다.
금순 새로 염색약을 새로 꺼내 들면.
윤소란 : (다가와) 금순씨 빨리 준비해줘...(가는)
금순 : 예 선생님...
금순 얼른 염색 약을 푹 짜내는데, 구멍이 났는지 몸체에서 염색약이 삑 터져 나가면서, 지나가는 손님의 옷에 염색약이 튄다.
손님 : 엄마야!....
금순 : 어머! 어머 죄송합니다...(놓고 얼른 다가와 보면, 염색약 하늘하늘한 씰크 블라우스에 파팍 튀었다)...어머 어떡해...
손님 : 이게 뭐야? 이게 얼마짜린데. 이거 백프로 씰크에요?
금순 :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제가 깨끗이 세탁해 드릴께요.
오미자 : (지나가다 보고 다가온다)....
손님 : 세탁요?....이게 세탁한다구 없어져요? 이거 염색약이잖아요?
금순 : .....그래두 지워질꺼에요. 제가 깨끗이 절대 얼룩 안 남게.
손님 : 이 아가씨 참 말귀 못 알아듣네. 이옷 백프로 천연씰크라구요.
오미자 : 죄송합니다 손님...(옷을 보고) 죄송합니다 변상해 드려야죠.
금순 : ......
손님 : 예...역시 원장님은 다르시네요.
오미자 : 똑같은 옷을 사다드릴까요? 아니면 변상을 해드릴까요?
손님 : 변상해 주세요. 이거 디디오꺼에요. 오십칠만원이요.
금순 : (입 벌어진다) 오...십 칠만원이요?...(말두 안돼)..원장님....일단 제가 갖구 가서 깨끗이 빨아보구 나서
오미자 : 거 참!
금순 : (오미자 표정에).....
오미자 : (손님 보며 애써 누르고) 이미 옷감이 다 손상 됐는데 세탁한다구 해결되나요...
카운터에서 돈 받고, 윤소란의 배웅을 받고 나가는 손님 보인다.
오미자 그모습 보다가 금순 돌아본다.
오미자 : 나금순 요즘 왜 이래? 왜 이렇게 계속 사고를 쳐?
금순 : ....죄송합니다.
오미자 : (후) 당장 돈이 없다니까 샵 이미지두 있구 해서 대신 변상해 준거야. 형편 닿는데루 빨리 갚도록 해.
금순 : .....예 원장님....
오미자 : 하여간 대답은....가불을 석달이나 해간 주제에 무슨 돈이 있어서 그돈을 갚는다구 덥죽 대답이야 대답이!
금순 : ......
오미자 : 이래서 내가 나금순 데리구 있겠어? 번번히 샵에 끼치는 손실두 이만저만이 아니구
그렇다구 빨리빨리 테스트 통과해서 중요 역할을 해주는 것도 아니구...뭐하자는거야 지금?
금순 : ......죄송합니다.
오미자 화나 보다 간다. 혜미 말희 등 목례하고, 그런 금순 보는데,
윤소란 다가온다.
금순 : .....죄송해요 선생님.
윤소란 : (블라우스 내민다)....이거 손님이 이제 금순씨꺼라고 놓구 갔어.
금순 : (받아 본다. 믿어지지 않는) 예...정말 얼룩이 안빠져요 선생님?
윤소란 : 그래...그러니까 좀 조심 좀 하지.
금순 : (아후)....그럼 진짜 이게 오십칠만원이나 해요? 겨우 이 블라우스 하나가 그렇게 비싸요?
혜미 : 너 명품 치구 그정도면 싼거야.
금순 : 말두 안돼....무슨 옷 한 벌에 그렇게나 해요. 말두 안되는거 아녜요.
그말에 스텝들 쯧쯧..말이 안통해...고개 돌리고 각자 일들을 한다.
금순 너무 속상하다.
금순 : (보다 손으로 얼룩 가린다)......여기만 이렇지 이렇게 새옷을....진짜 말두 안돼....(울고 싶은데)
혜미 : 그럼 니가 입구 다녀...(가는)
금순 : ......
#21. 한강변
재희 강변을 따라 시원하게 휠맨을 타고 달려온다....
화를 풀려고 가슴을 펴고 바람을 맞아 보지만,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다.....
재희 적당히 달리다 멈춰선다...후...심호흡 해보지만 역시 마음 가라앉지 않는다.
재희 : ....나한테 아무 관심이 없다 이거야? 그정도면 아무리 둔팅이라두 눈치를 챌꺼 아냐?
알면서 시침 뻑까는거야? 모르면서 뭉개는거야.... ....아니 알면서 그런다면....아니 이게 말이 돼?....
내가 어디가 어때서? 나같은 남자가 저같은 배추똥한테 관심을 가져준다는데......
(그러는데 핸드폰 호출음 울린다...꺼내 들고 확인하고 열 받아서) 간다 가 간다구....
(휠맨 집어들고, 혹은 끌고 가다가 빈 캔이 발에 채운다) 누가 이런걸 여기다 버렸어...
(열받아 확 걷어차는데 그 바람에 잔디밭에 그대로 미끈 중심 흐트러지면서 넘어진다).....
#22. 마루
정심 테이블의 유선전화기 들고 버튼 누른다.
정심 : ....태완이니? 엄마야....너 오늘 저녁 들어와서 먹을꺼야?....아니면 엄마 나갔다 올려구.....
아빠한테 저녁 사달라구 해서 먹구 올려구.... 아니 아침에 엄마가 아빠한테 막 신경질 냈거든....
그래 그럼 저녁 먹구 들어와 끊는다...(다시 끊고 전화하려다 아니지 그냥 내려놓는다. 가방 들고 일어난다).....
#23. 건설 현장 앞 거리
정심 걸어온다.....저멀리 현장 인부들 일하는 모습 보인다.
정심 그모습 보면서 다가와, 그모습 보다가 다가가려는데, 저만큼 바삐 걸어가는 남자1 보인다.
정심 보고 어머 반가운.
정심 : 오기사님.
남자1 : (돌아보고) 아유 사모님....안녕하세요.
정심 : (다가와) 안녕하세요...별거 없으셨죠?
남자1 : 예 덕분에요....사모님두 별일 없으시죠? 더 젋어지신거 같에요.
정심 : 아유...그럴 리가....애들은 잘 크죠?
남자1 : 예...여긴 어쩐 일이신지?....
정심 : 예 지나는 길에...(남편 불러달라구 말하려는데)
남자1 : 소장님은 안녕하시죠?....제가 한번 찾아 뵙는다 뵙는다 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루 통 연락두 못드리구....정말 죄송합니다.
정심 : .....
남자1 : 그동안 소장님 덕분에 먹구 살았는데...소장님 퇴직하시면서도 저랑 박반장 살길은 또 다 마련해 주구 가셨어요.
그런데두 연락 한번을 못드렸으니....죄송할 뿐입니다.
정심 : .....이이....언제 퇴직했어요?....언제....했는데요?
#24. 거리
정심 걸어온다. 충격에 멍하다.
남자1E : 벌써 한달 가까이 되가는데요...전혀 모르셨어요?
정심 : ...... (걷다가 멈춰선다).....(핸드폰 꺼내 전화를 걸려다가....멈춘다....허 기막힌....기가 막히다....
다시 넣는다.....다시 걷는다).....
#25. 도서관
구립 도서관 열람실. 대부분 학생들 젊은 사람들 사이에 노소장 앉아서 부동산 중개사 관련 책자를 보고 있다.
노소장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지루하고 힘들고 졸리다...
잠을 쫓기 위해 고개를 들면, 눈앞에 재수생쯤 되보이는 어린 학생이다. 나이든 아저씨가 여기 왜 왔지?...하는 표정 역력하다.
학생 노소장과 눈 마주치자, 얼른 시선 피하고 공부한다.
노소장 그 학생 보다... 책을 덮고 일어난다.
#26. 도서관 입구
노소장 나와 선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 대부분 학생들이다.
노소장 그들을 보다...나선다...딱히 갈 곳이 없는 막막한 느낌이지만...일단 나선다.
- 63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