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봄맞이 남도 여행, KTX + 시티투어로 |
소제목 : 기차·버스 연계 넉넉한 남녁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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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얼굴을 내민 수줍음 탓일까, 여리고 새침하다.” 며칠 전 남쪽에 사는 지인이 집앞 베란다에 산수유가 고개를 내밀었다고 SNS로 알려왔다. 코를 스치는 바람이 차갑지만 그래도 남녘의 바람엔 어느새 봄기운이 실려 온다. 하지만 남도로 여행을 떠나자니 운전이 만만치 않다. 왕복 10시간의 운전은 충전을 위한 여행에 피로를 쌓아오게 마련이다. 이럴 때 해결책이 ‘KTX+시티투어’다.
여행지로 이름난 남도의 도시들은 시티투어를 운영한다. 기차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하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이동이 수월하다. 또 시티투어 버스는 대부분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여기에 관광해설사나 문화해설사의 구수한 입담은 덤이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대도시의 시티투어가 말 그대로 도시를 관광하는 것이라면, 남해안 중소도시의 시티투어는 ‘시티’라기보다는 ‘에코’에 가깝다. 이름이 주는 오해다.
전라선 막차 무궁화호를 타거나 당일 첫 KTX를 타고 순천역에 내려 아침을 먹고 나면 역 앞에서 순천 시티투어가 출발한다. 어른 기준으로 요일에 따라 9,500원~12,000원. 드라마촬영장, 송광사 또는 선암사, 낙안읍성, 순천만까지 순천의 명소를 다 돌아보는 코스다. 조금 더 여유있게 돌아보고 싶다면 1박2일의 에코투어 코스도 있다. 지자체가 지정한 잘 관리된 숙소에 묵고, 저녁에 허리띠 풀어놓고 남도의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전라선 종점인 여수엑스포역에서도 열차 도착시간에 맞춰 시티투어를 운행한다. 오동도, 진남관, 해양수산과학관, 향일암, 여수시장을 거쳐 다시 역까지 데려다 준다. 가격도 4,000원으로 저렴하다. 나무에서 한번, 땅에서 다시한번 피는 오동도 동백꽃을 보고, 진남관 계단에 앉아 남에서 오는 바람을 맞으면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온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향일암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전경은 일품이다. 점심시간에는 중앙시장 먹거리골목에 내려주는데 여수 사람들도 자주 찾아가는 맛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호남선도 마지막 새마을호나 당일 첫 KTX를 타면 목포 시티투어와 연결된다. 아침을 먹고 9시30분에 출발한 시티투어버스는 근대역사관, (구)일본영사관, 유달산, 삼학도, 갓바위 해상보행교, 갓바위 문화타운, 종합수산시장을 거쳐 다시 목포역까지 얌전히 모셔다 준다. 문화와 역사를 설명하는 해설사의 입담에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코스다. 폭포역을 출발하는 기차가 시간대별로 있고, 종합수산시장에서 역이 가까워 저녁시간을 넉넉히 즐길 수 있다.
하루로 짧다면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남해안 일주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외도, 통영, 금산 보리암, 순천만, 곡성으로 이어지는 2박3일 일정으로 남도의 봄들을 먼저 만날 수 있다. 아침에 출발한 KTX는 3시간이 채 안 걸려 밀양에 도착한다. 남국의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외도는 푸른 남해 바다와 경관이 4계절 내내 수려하다. 둘째날 통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남해의 보리암을 둘러보고 나면, 올해 4월부터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이다. 저녁은 맛이 오른 꼬막과 삼치회 등 먹거리가 많은 순천에서 보내는 일정이다.
순천은 벌써부터 정원박람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숙박시설과 도로정비도 한창이다. 지난해 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마련된 인근 지역의 볼거리도 많아졌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관람 시 가장 편한 방법이 기차였던 것처럼 올해도 코레일은 직접 ‘코레일 정원’을 꾸밀 뿐만 아니라 입장권 판매, 열차상품 개발, 관광전용열차 등을 운행하며 관람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람회 기간에는 KTX 등 열차편을 대폭 증편하고 철도운임과 박람회 입장료를 할인하는 열차상품도 나온다. 이래저래 힐링을 위한 남도여행은 기차가 정답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