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닭 요리법
내일이 초복이다.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에 오는 경일이다. 경일은 화기가 차오르는 날로써 사람들이 이날만큼은 화기를 피해 농사일을 쉬었다. 이날 복달임으로 흔히 개를 잡거나 닭을 잡아서 몸보신했는데, 조선시대 숙종 때 홍만선이 엮은 《산림경제》 <치선편>에 개 요리법과 닭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호견(糊犬)은 누런 것은 크게 보(補)하고, 검은 것은 다음가니, 개 한 마리를 잡아 깨끗이 씻어 뼈를 발라내고, 소금ㆍ술ㆍ초를 끼얹고, 고기 1근에 전내기[醇酒(순주): 건더기술로 무회주(無灰酒)를 말하는데, 아주 좋은 술을 뜻하기도 함] 1잔, 초 1잔, 흰 소금 반 냥, 기름장 조금, 고운 양념을 적당히 치고 고루 섞는다. 동아[冬瓜(동과):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 1개를 위를 따서 속을 내고, 고기를 속에 담고는 위를 도로 덮는다. 그리고 대꼬챙이로 꽂아 고정시키고 종이로 단단히 봉하여 김이 새지 않게 한다. 또 볏짚이나 새끼로 동아를 꽉 동여 놓고, 염니(鹽泥: 염분이 많은 진흙을 뜻함)로 고정시키고, 반쯤 사그라진 동아를 그 겻불 속에 묻어 하루를 재우고, 그 이튿날 동아를 갈라서 먹으면, 그 동아도 먹을 만하다. 이 방법이 가장 좋으나, 동아가 없을 경우에는 오지 항아리에 고아도 된다. 《신은지》
- 개 한 마리를 껍질은 벗기고 뼈는 발라내어 먼저 뼈를 솥 속에 어긋맞게 앉힌다. 창자만은 씻어도 다른 장기 간ㆍ허파ㆍ염통ㆍ콩팥ㆍ지라 와 살은 물에 씻어서는 안 된다. 물에 씻으면 개비린내가 난다. 쪼개어 조각을 내어 기름장과 후추ㆍ천초(川椒: 산초) 등 갖은 양념을 고루 뼈 위에 놓고, 도기(陶器)를 솥 부리에 앉혀 놓고 밀가루를 개어 그 틈을 발라서 김이 새지 않게 하여, 사기 그릇 안에 물을 붓고 짚불로 뭉근히 고아 사기 그릇의 물이 뜨거워지거든 물을 갈아 준다. 이렇게 세 번을 하면 살은 이미 흐늘흐늘하게 익는다. 빈 섬 2~3개를 태우면 넉넉하다. 그 맛이 아주 좋아서 조금도 개비린내가 안 난다. 《속방》
- 개고기와 마늘을 함께 먹으면 사람에게 해롭다. 《신은지》
- 닭볶음[炒鷄(초계)]은, 깨끗이 장만한 닭 한 마리에 참기름 3냥을 넣고 볶아, 파채[蔥絲: 가늘고 길게 썬 파.]ㆍ소금 반 냥을 넣어 7푼쯤 익힌 뒤 곱게 간 후추ㆍ천초(川椒)ㆍ회향(茴香)을 간장 한 수저에 타서 물을 큰 사발로 하나 붓고 솥에 넣어 익도록 끓인다. 좋은 술을 조금 치면 더욱 좋다. 《신은지》 《거가필용》
- 꿩구이[炙野鷄]는 날것으로 구우니, 굽는 법은 위에 있다. 《거가필용》
- 칠향계(七香鷄)는, 살진 묵은 암탉을 털을 뽑고 깨끗이 씻어 아래에 구멍을 내어, 그 창자와 밥통[肚]을 꺼내고, 삶아 쓴 맛을 우려낸 도라지 한 사발, 생강 네댓 쪽, 파 한 줌, 천초(川椒) 한 줌, 청장(淸漿) 한 종지, 초ㆍ기름 각각 반 종지, 이 일곱 가지 맛을 맞추어 닭 배 안에 넣는다. 만약 허섭쓰레기[滓] 남은 것이 있거든 함께 사기 항아리나 오지 항아리에 넣고, 유지(油紙)로 그 주둥이를 봉하고, 또 사기 대접으로 덮어 솥물에 중탕하여, 익은 뒤에 먹는다. 닭 맛 중에 제일 상품(上品)이다. 《속방》
출전: 산림경제 치선편 중에서
요리법이 특이하군요.
이참에 요리법 하나 익혀두우야 겠네요.
개와 닭 요리법이네.
요즘에 그 보양식인 개고기 먹지마라구 집회들을 하고 야단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