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중년 과부가 살았다.
그 과부의 화용설부(花容雪膚 =
꽃같은 용모에 눈같이 흰 피부)가 가히 남자들로
하여금 유혹하기가 쉬워서 문득 한번 바라봄에
남자들로 하여금 심신이 가히 표탕(飄蕩 = 방탕=
음심동하게)케 하는지라. 살기는 어렵지 않으나
자녀를 하나도 두지 아니하여 다못 떠꺼머리
총각 한 놈을 머슴으로 데리고 있었다.
그 총각으로 말하면 워낙 천생이 우둔하고 암매하여
숙맥을 분간치 못하는 머슴이었다.
그러므로 이 과부집에는 가장 적격인 머슴살이였다.
어느 날, 과부가 우연히 바라본즉
자기의 침실한 모퉁이에 조그만 구멍이 있는데 쥐 한마라가
그리로 들락날락하거늘,
이튿날 밤에 과부가
그 쥐를 잡고자 하여 치마를 들고 쥐무멍에 앉아서
뜨거운 물을 쥐구멍에 쏟아 넣었겠다.
쥐가 열탕에 이길 수 없어 뛰쳐나오다
문득 한 구멍을 발견하고,
『여기 숨었으면 안성마춤이겠다.』
하고 과부의 옥문(玉門)속으로 뛰어들어가니,
구멍이 좁고 어두워서 동서의 방향을 가릴 수
없었으므로 더욱 깊은 구멍이 없나 하고 머리를
들로 뺑뺑 돌아가자 과부가 비로소 쾌감을 느껴
미친 듯 또한 취한 듯 하는데, 하도 오래 그러하니
지쳐서 그 쥐를 내어몰고자 하나 할 수 없는지라.
이로써 무한히 고민하다가 급히 머슴을 부르니,
머슴은 깊은 밤에 부른 이유를 알지 못하여
졸음에 지친 눈을 비비며 안방으로 들어간즉,
과부가 벗은 채 침상 위에 누워 가만히 추파를 보내고,
애교있는 말과 아리따운 웃음으로 손잡고
옷을 벗기고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머슴을 처음 당하는 일이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또 음양의 일을 모르는지라 과부가 몸을 끌어안고
누우매 그제야 이치를 알고 서로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어 갈 때, 쥐란 놈이 가만히
바라보니, 막대기 같은 것이 들락날락하면서
자기를 두들기는지라.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다가 쫓기어 이젠 어찌할 수 없음에
발악하여 힘을 다해 그 대가리를 깨문즉,
머슴이 크게 놀라 소리를 지르고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하여 과부의 풍에서 빠져 나가니,
쥐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서 그 구멍으로부터
뛰쳐나왔겠다. 이후로 머슴이 가로되,
『여자의 배 가운데는 반드시
깨무는 쥐가 있으니 두렵도다.』 하고 평생을 여색에 가까이 하지 않았다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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