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태화강 일원에서 시범운영 중인 관광용 제트보트에 대해 울산 지역 환경단체가 생태환경 훼손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태화강보전회는 울산시의 태화강 제트보트 운영계획을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고 21일 주장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시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엄청난 지자체 예자을 투입한 끝에 오염으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태화강의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계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런 가운데 최근 울산시가 요란스러운 제트보트를 태화강에 띄운다는 소식을 듣고 회원들 모두 아연 질식했다"고 밝혔다. 제트보트 운항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오염물질이 막 자리 잡은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일 직접 제트보트를 타 본 결과 제트보트의 속도와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놀란 물고기들이 황급히 도망가고, 제트보트 연료유가 연소되면서 매연과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하천 오염도 우려된다고 태화강보전회는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하천의 수질은 그 곳에 자리 잡은 생태계가 좌우하는 것"이라며 "미세한 플랑크톤부터 수달이나 새 같은 포식자들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건강한 먹이사실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 10여 차례 시범 운행에 이어 상시 운행하게 되면 하루 수십 차례씩 제트보트가 굉음을 내며 강을 휘젓고 다니면 태화강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균형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울산시는 소소한 돈벌이 수단에 급급하지 말고 제트보트 운영을 즉각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시범 운행을 통해 시민 호응도는 물론 하천 생태계에 주는 영향, 경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상시 운행 여부를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태화강 그랜드 관광벨트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태화강 제트보트를 무료로 시범 운영 중이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4월 부산 지방 국토관리청으로부터 제트보트 선착장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 1개월 만에 선착장을 완공했다. 시범운항 구간은 태화강 전망대에서 태화교 하부까지 이어지는 왕복 4km까지로 하루 15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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