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수(林延壽) 이야기
아내가 칠순(七旬)을 넘기고 나니 밥 짓는 것을 버거워 하여 점심이나 저녁은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이다. 육류를 자주 들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여 생선 집을 찾는 일도 잦아졌다.생선 구이 집에 가면 갈치, 고등어와 임연수가 주종이라서 아내는 김치고등어 백반을 시키고 나는 임연수 구이를 시킨다.
‘임연수(林延壽)’는 ‘임연수어’의 준말로 몸길이 45cm 가량으로 쥐노래미와 비슷하나 꼬리 자루가 가늘고 머리가 작으며 몸빛은 노랑 바탕에 등은 푸르고 다섯줄의 세로띠 어종으로 한국 동해와 일본 동북부에서 주로 서식하는 물고기다.
(민중서관 국어사전)
'임연수'란 명칭은 서유구(徐有榘)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의하면 함경북도의 임연수(林延壽)라는 사람이 잘 잡았다 해서 '임연수어'라 일컬었는데 생선 구이집에서는 '이면수'로 쓰고 있다. 이는' 임연수'를 발음 나는 대로 연음법칙에 의해서 ‘이면수’라 하는 것이다.
그 명칭은 문헌에 따라 달라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한자로 臨淵水魚(임연수)라 하고 서유구의 ‘전호지 4’에서는 利面水魚(이면수어)라 하였다. 이 외에도 함경남도에서는 찻치, 강원도에서는 새치, 다롱치, 가지랭이라고 한다. 임연수가 치어일 때는 청색을 띠기 때문에 청새치로 불리기도 한다.
임연수어(林延壽魚)는 동해안 바다의 수심 100∼200m 정도의 해저에서 겨울철인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바다밑의 바위 같은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하며 알을 낳기 때문에 임연수어는 겨울찰이 한철인 생선이다.
임연수어는 강원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명태 치어인 노가리를 잡아먹기 때문에 어족보호상 해로운 고기라 하여 옛날에는 고기 대접을 못 받던 천덕꾸러기 생선이었다.
임연수는 껍질이 두꺼워서 강릉지방인들은 잡으면 껍질을 벗겨 밥을 싸 먹었다.
그 맛이 하도 좋아서 다음과 같은 속담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서해안에서는 숭어 껍질에 밥 싸 먹다가 가산(家産)을 탕진하듯이, 강원도 남정네는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팔아먹는다.
-임연수어로 쌈 싸 먹다가 천석꾼도 망했다.
-남정네들은 임연수어 쌈밥을 애첩(愛妾)도 모르게 먹는다.
임연수는 담백질이 20%인데 비해 지방이 9%밖에 안 되는 등 푸른 생선이고, 칼슘이 많아서 골다공증 여성과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식품이라 한다.
옛날에는 푸대접 받던 임연수어는 오늘날에는 비린내가 나지 않아 구이는 물론 회나 튀김, 조림, 매운탕 등으로 먹으며 고등어와 함께 식탁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음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