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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없는 무인 간이역, 경전선 진상역(광양시 진상면)
아주 오랫만에 텃밭 도서관을 찾아 가던 중, 텃밭 가는 길목에 웬 낮익은 풍경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게 얼마만에 또 보게 되는 풍경인가 ? 고즈넉한 들판 한 가운데 나즈막히 엎드려 마을을 지켜보던 무인 간이역인 경전선 진상역 ! 진상 역사 건물은 7~8년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인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한 걸음 두 걸음, 진상역을 향해 걸어가는데......어라 ? 이게 머여 ? 역 대합실이였던 곳과 부속실이였던 곳은 갈비탕, 곰탕 소고기 국밥, 한우 암소, 목살, 삼겹살 사진과 함께 시뻘건 소고기 사진이 붙어 있고 바로 그 옆으로는 정육 판매점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걸려 있었다
도대체 이게 먼 소리여 ? 역이 없어졌단 이야긴가 ???? 아니....분명 역사 건물 정 중앙으로는 진상역....이라는 현판이 버젓이 붙어 있는데 정육점이라니 ? 그렇다면 이게 역이라는 얘기여 ? 식당 정육점이라는 얘기여 ?
가까이 가서 드려다 보니 진상 영농 한우촌 정육 판매점....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그렇다면 현판만 진상역이고 내용물은 죄다 식당과 정육점이라는 이야기 아닌가 ?
이번에는 역 대합실이였던 곳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이곳에도 커다란 대형 현수막이 붙어 있었는데 진상 영농 한우촌 식당이라고 한다 한우, 암소, 삼겹살, 목살, 갈비탕, 소고기 국밥, 야채전골, 곰탕 등등도 있고 단체손님도 환영하고 있으니 진상역으로 식사 하러 오라고 한다
그동안 내가 대한민국의 역이란 역은 수십....아니 수백 군데도 더 보았지만 이런 역은 이번이 첨이다 가운데 현판만 진상역....그리고 나머지는 벵벵 돌아가며 정육점 식당이라는 현수막만 붙어 있으니...
위에 현판은 진상역, 아래 출입구 대문은 한우촌 식당 ? 진상역과 정육점 식당이 코러스를 하고 있으니 이게 당췌 어케 된거야 ? 예전엔 식당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명 기차를 기다리던 역 대합실이였는데 그 대합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대신 진상 한우촌 식당으로 들어가는 문만 있으니....
그렇다면 이건 역이 아니라 정육점 식당이라는 이야긴데....??? 아니...아니...위에 버젓이 걸린 진상역....이라는 현판을 보면 그래도 역은 역인데....?? 기차는 다니기는 하는건가 ? 궁시렁....궁시렁...
이렇게 혼자 궁시렁 거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진상역의 고요함을 깨수부는 기적 소리가 들린다 뿌앙 ~ 뿌앙 ~ 그 기적 소리를 들은 그제서야 비로소 아....기차가 아직 다니긴 하는구나 하는것을 알수 있었다 기차는 무거운 쇳소리를 내며 역에 멈추어 서고 부르릉 거리고 있었다 잠시후 역 밖으로 빠져 나오는 사람들.... 7~8명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나오고 한 쌍의 남녀도 빠져 나온다
그런데 나오는 출입구가 다 제각각이다 역사 건물 오른쪽 텃밭을 통해 나오는 학생들....왼쪽 텃밭을 통해 나오는 학생들.... 그렇다면 기차를 기다리는 대합실은 어디에 있고 기차를 타러 나가는 출입구는 어디에 있다는 거야 ? 또 다시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기차에서 내린 한 쌍의 남녀가 머라머라 하면서 나온다 남 : 그것참....역 대합실 한 번 진상이네 ! 여 : 그러니까 진상역이지 !
아니....역 대합실이 머가 어때서 진상이란는 얘기여 ? 나는 그 남녀가 빠져 나왔던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그곳엔 기차를 타는 곳과 대합실이 있었고 화장실도 있었다
진상역 기차를 타는 곳과 화장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코레일 측에서 임대를 주어서 식당 영업을 하고 있는듯 했다 어짜피 역무원도 없는 역이니 역 관리 차원에서도 이것이 좀 더 낳을듯 싶어 내린 결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 대합실은 좀 너무한듯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세상에 그렇게 작은 대합실은 여기서 처음 보는듯 싶다
기차를 타는곳....이곳이 바로 대합실인데 이렇게 작은 대합실은 내 머리털 나고 첨 본다 문득 조금 전에 남여가 이곳을 빠져 나가며 했었던 이야기 내용을 이제서야 알것 같았다
남 : 그것참....역 대합실 한 번 진상이네 ! 여 : 그러니까 진상역이지 !
전국....아니...아니....세계에서 제일 작은 대합실, 경전선 진상역 대합실
이 대합실을 바라보며 나도 조금 전에 이곳을 빠져 나오던 남여처럼 구시렁 거려 본다 거참....대합실 한 번 진상이네 ! 그러니까 진상역이지 !
이 안에 두사람만 들어가서 앉아 있어도 이곳을 지나치기가 좀 쉽지 않을듯 싶다 거기다 아주 추운 날이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눈비를 피하려 이곳으로 다 들어 가려고 할텐데 그때 이곳에 몇명이나 들어갈수 있을까 ?
대합실 안에 붙은 열차 시각표를 보니 진상에서 진주, 마산, 부전, 포항 방면으로 하루 4차례 진상에서 순천, 목포 방면으로 하루 4차례, 통합 8차례 기차는 이곳을 지나간다 그리고 진상역도 하루 8차례 기차가 서고 승객들도 하루 8차례 타고 내린다고 한다 하루에 8차례씩 승객들이 얼마나 타고 내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날 내가 기차에서 내리는 학생들 본것만 해도 7~8명 정도는 되었는데 그 숫자에 요만한 대합실은 좀 작지 않을까 ?
역 대합실에서 풀렛홈으로 나가는 출구
플렛홈에서 바라본 진상역 ? 아니...아니...영농 한우 정육점 식당
경전선 진상역 플렛홈 표지판(광양시 진상면)
진상역 플렛홈에 잠시 서 있자니 갑자기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어디든 가고 싶어 진다 진주에 가서 진주의 명물이라는 땡초 김밥과 육회 비빔밥도 한 번 먹어보고 싶고 마산에 가서 마산의 명물이라는 아귀찜과 육이오 떡복기도 한 번 먹어보고 싶고 순천에 가서 순천시장에 많다는 갑오징어 무침과 갑오징어 회에 소주 한 병 마셔보고 싶고 목포에 가서 목포 명물이라는 게살 비빔밥과 세발 낙지에 소수 한 병 마셔보고 싶고 그리고 또 무엇보다 진상역에서 기차를 타고 산청이나 하동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산청에 가서 산청 명물인 대봉곶감 한 줄 산 다음 하동으로 가서 재첩회에 소주 한 잔....캬아 ~ 생각만 해도 취하는것 같다
다음에 또 진상에 오게 되면 진상역 광장에 백토마를 묽어놓고 진상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목포나 순천, 그리고 하동이나 산청에 한 번 다녀와야 겠다
경전선 진상역 플렛홈 바로 앞으로는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는데 무슨 공사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반을 다지고 있는것으로 보아 아마 새로운 도로나 아니면 복선 철도 공사 ?? 여튼 그런 공사 아닐까 ?
한창 공사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의 진상역 플렛홈
한창 공사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의 진상역 플렛홈
대한민국...아니 아니....세계에게서 가장 작은 대합실, 진상역 출구겸 대합실
이게 역이여 ? 정육점 식당이여 ?
역 구내 쉼터에서 본 진상역 겸 정육점 식당(광양시 진상면)
진상역 구내에 있는 쉼터에 앉아 위를 올려다 보니 쉼터 지붕엔 웬 까만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었다 요건 또 멋꼬 ?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냥 못 지나가는 호기심 많은 사람인지라 저 봉지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인 해 보지 않고는 또 그냥 지나 칠수가 없었다 그래서 봉지 안을 살째기 들여다 보니 그 속엔 꼬질꼬질해진 작업복 한장과 나무 젓가락 서너 뭉치가 들어 있었다 언뜻 봐도 보기가 흉물 스러워 떼어서 버릴려고 했지만 진상역 플렛홈에 한 창 공사가 진행중인데 혹시 그 공사장에서 공사 하는 사람이 저 까만 비닐 봉지의 주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보기는 좀 꺼림칙 스러웠지만 그냥 내비두고 농부네 텃밭 도서관으로 향했다
진상역에서 광양 방향 4차선 도로
이곳은 진상역에서 하동 방향으로 나 있는 도로인데 150m 전방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섬거리 장터고 오른쪽 진월 IC 쪽으로 방향을 틀어 지원교를 넘으면 농부네 텃밭 도서관이다
수어천에 놓인 다리, 지원교
지원교앞, 농부네 텃밭 도서관 현판(광양시 진상면 청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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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단장수 왕서방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비단장수왕서방
첫댓글 역에는 역무원이 없으니 역 관리가 제대로 안되겠죠 그리고 역 주변에는 학교가 있어 야심한 밤에는 얼라들 아지트가 될 우려도 좀 있고요 해서....역 관리 차원에서 코레일에서 진상 한우촌에게 임대를 주었다나 봅니다 다 좋은데 대합실만이라도 좀 남겨 놓고 임대를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기왕지사 역대합실을 식당으로 맹그랐씅깨 대합실 분위기도 살림서 전국적인 명물로 키워 나갔쓰먼 좋컷던디 나는 그거이 질로 아쉽당깨..
시상에 흔치 않은 대합실 식당인디 대합실도 쥑이고 식당도 쥑이고...
그러게요
대합실 그냥 놔두고 간이역에 걸맞게 국시집이라든지 대포집이라든지...머 이런거 만들어 놨으면 간이역 부뉘기하고 비스므리 하게 맞아 떨어졌을 텐데...
나먹통아님 님은 어느도시에는 무엇을 먹고/마시고.. 무지 잘 아시네요.
여행 가이드책 만더는회사에 참고인으로 부업하셔도 되겠네이~^^
햐햐햐 ~
지 주특기가 먹고 마시고 겐세라 세라 ~ 하는거 아입니껴 ?
목포, 순천, 진주, 하동, 산청....요런데는 예전에 몇 번 다녀봤었죠
그리고 몇일전 지 블로그에 남원 춘향 휴게소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그 휴게소를 전라남도라고 얘기 했었죠
그러디....남원 사는 사람이 대빡 들어와서 한다는 소리가
춘향 휴게소는 전라북도다. 글을 쓰려면 지대루 알고 써라. 아님 쓰지 말던지...
머...이러는거 아니겠씁네까 ?
햐햐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