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일반 시내의 모습은 이 타임랩스 만큼 잘 나타낸 자료가 없을것 같아서 링크 걸어 드립니다
. 약 3년전 자료라지만, 크게 차이는 없었습니다.
버스속에서 평양 시내의 각종 상점들의 간판은, 모두 한 간판집에서 한듯 개성이 없고 통일된 느낌이였습니다.
한국의 통일되지 않고 덕지덕지 도배된 간판에 비해서 심심하지만
뭔가 조화가 있고 튀지 않는 이런 상점의 간판 문화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탄산음료 판매소는 남측의 버스 정류장 옆의 점방같이 길거리 곳곳에 있었고,
이런 사이즈의 판매소는 탄산음료, 솜사탕, 꽃 등을 취급하였는데
꽃을 파는 점방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격만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한국도 꽃 선물 문화가 활성화 되지 싶을텐데...
탄산음료 팻트병... 북측도 팻트병은 팻트병이라 말합니다.
사과 탄산단물의 경우 남측의 데미소다와 거의 흡사한 맛이 났습니다.
배맛 탄산단물도 괜찮았고, 복숭아는 2%비슷한 맛, 레몬, 사이다, 콜라, 등등이 있었습니다.
캔 음료수인데, 따는 방식이 아주 예전의 병따게 방식 입니다.
이걸 10살짜리에게 보여주니 어떻게 따야 하는지 몰라서 멍찌고 있는 모습이란...
. 제가 멋지게 따서 왼손 4번째 손가락에 딱 껴주고
"옛날에는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프로포즈를 했었다"라고 이야기 하니
무지 신기한 모습으로 쳐다 보았었죠..
버스는 역시나 교통안전 차를 앞세워 호위를 받으며 동평양 공연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도착하여 항공 운송된 짐들을 받는 작업을 했습니다.
현장에는 북측 세관 직원들이 열몇명 정도 와있었는데,
남측의 일정과 편의를 위해서 공항에서 정규 방식으로 세관 검사를 하는것을 생략하고
이동된 물품을 육안으로 간이 확인하여 통관을 허가하는
꽤 파격적인 방식으로 통관을 진행 했습니다
물건이 공연장에 들어오자 세관직원은 대략적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통과 확인하고 통과...
이런게 사전에 모두 정부측에서 잘 조율되어서 일처리가 편하게 되는...
이런일을 한두번 한것 같지 않은 노련한 일처리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정부 관계자들의 일처리를 보면 많은 부분에서 세심하게 확인하고
문제가 생길것 같은 부분은 사전에 확인하고 토의하여 기술진들의 무대 작업을 하는데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단지 불편한 점은 이동에 제한이 있어서 해당 인원 작업이 없더라도
다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호텔에 남을수 없는점이라던지는
불편한것이 분명히 있었지만, 이것은 이동에 너무나 많은 인력들
(모든 사거리, 골목길 등에 인원 배치, 버스 배차, 등등등)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이해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
어짜피 모든 기술진이 최소인원으로만 방북하여 다른팀 작업을 도와준다거나 하여야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기는 합니다. MAMA 같이 홍콩등
해외에서 한국 기술진이 무대 세팅을 할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세관 검사가 간략하게 끝나고, 각 팀들은 무대를 꾸미게 됩니다.
이게 어제 방영된 4월 1일 무대였죠.
(이후 4월 3일 류경정주영 체육관에서는 더 큰 사이즈로 무대를 한번더 만듭니다)
29일 김포공항 출발, 도착, 세팅, 30일 세팅+리허설(류경 정주영 체육관 세팅),
1일 리허설, 공연 , 철거의 일정으로 3일동안 미친듯이 작업했습니다.
다들 남측의 분야 대표로 온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작업 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1968167
기술진 얼굴이 나온 동영상이라 기념으로 링크 걸어 봅니다.
제가 나온 사진이라 한컷... 그래도 기록에 남길수 있어서 좋습네다..
자... 공연 설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공연장의 장비 노후화로
약간의 애로 사항이 있었지만, 큰 탈 없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고 말았는데, 조명장치를 달기 위해 바턴을 내리는데
모터소리가 들리질 않습니다?? 으읭.. ㅠㅠ 수동형으로 밧줄에 무게추를 달아서 올리고 내리는
고전적인 방식의 바턴이네요. 뭐 여기까지는 남측도 이런 곳이 아직 있기 때문에 놀랄일은 아닌데..
이렇게 생긴것 입니다.
북측 공연장 관계자에게 바턴 개당 설치 가능한 무게가 얼마나 되나 물어보았습니다....
250kg 정도 된다고 하네요. 헐?
무빙 조명 하나 십킬로인데;;;; 후덜덜 이거 큰일이네요 ㅠㅠ...
장비를 걸기 시작하니 바턴이 고정되어있어야 하는데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조명이 바닥과 뽀뽀를 하면 박살이 날텐데 ㅠㅠ...
주위에 있는 기술진들과 북측 기술진이 모두 바턴을 잡고 버팁니다.
옆에서는 바턴에 무게추를 더 올려놓았는데, 그래도 내려가네요...
이렇게 몇분을 잡고 작업을 하고서 무게추 중심을 맞출수 있었습니다. 휴...
그리고 음향장비 설치를 위해 호이스트를 설치하고, 전원을 넣는 순간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 대부분의 호이스트 장비의 경우 380v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장비 볼티지 게이지에는 320v~318v를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호이스트 동작 버튼을 눌러도 움직이지 않는 호이스트 ..... 크흑 ㅠㅠ....
열악한 전기상황을 느낄 수 있었죠.
여차여차 전원 승압 등등 응급치료를 해서 겨우겨우 음향을 올리고...
영상을 설치하고... 발전차 이야기가 나오고...
북쪽에서도 모자란 스텝 인원을 채워주기 위하여 간단한 작업을 지원해주기 위해 20~30명 정도가 지원 왔습니다
. 아... 도움이 되려나 생각을 했지만, 모든 진행이 매끄럽게 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선생님들이.. ㅠㅠ
모든 단어를 한국어로 이야기해도 잘 알아 듣고,
특히나 일의 성취욕구가 뛰어나서 능동적으로 대처를 잘 해서 원하는 부분만 말하면 잘 도와주시는 분들...
사실 현장에서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 분들을 쓰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의욕 없음에 못하겠다는 일들도 많고...
이분들은 따로 이쪽으로 연습을 한것도 없는데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첫날의 작업은 끝나게 됩니다. 이 작업 이야기는 지루할것 같아서 이정도로 끊어야겠네요
. 전문용어도 많고... 할수 있는 이야기는 많지만, 나중에 짧게 다시 언급해 보고 싶습니다.
1일차 작업이 거의 끝나고 녹초가 되어서 호텔로 들어갔습니다.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와서 호텔로 들어간뒤 샤워하고 바로 골아 떨어졌네요.
호텔 TV체널은 10개 정도였는데, 체널이라는 이야기 대신 통로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1~4번 통로 정도는 북한 체널인데 북한 뉴스나 북한 자체제작 드라마 등이
오전, 밤 정도에 일부 시간 방송을 하고 있었고, 프랑스 방송 체널
, 알자지라 방송, 중국 통로 7개 정도가 있었습니다. CCTV, 영화, 스타티비 정도가 있었네요.
저는 중국어를 어느정도 할줄 알아서 TV를 보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나머지 분들은 애도를 ㅠㅠ...
퇴근하기 전에 조금더 썰을 풀어보고 가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습니다. 방에는 알수 없는 언어의 티비만 나오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시계도 안가져 왔습니다.
집에 고이 벗어놓았던 티쏘 티터치2(엄청 오래전에 1을 구입하고 여행할때 잘 썼는데,
고장나서 수리를 맞기니 2가 되어서 나왔습니다;;; 신제품으로)는
베터리 LOW메세지만 나온채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ㅠㅠ
시계가 없어서 티비 리모컨으로 시계 설정을 한다음에 알람을 맞춰놓습니다.
북측 시간은 한국보다 30분 빨라서. 한국이 오전 09시 일 경우
북측은 08시 30분. 중국은 08시 되겠습니다.
저녁에 할일이란 턴다운된 호텔을 한바퀴 둘러보고(으아니!! 턴다운 서비스라니.. ㅠㅠ)
샤워를 하고 미니바에 있는 대동강 맥주를 꺼내서 마시고, 단물이나 꺼내서 마시고,
과일이나 깎아서 먹고(웰컴 프룻인줄 알았는데 계속 리필이 되었습니다.
과일은 사과, 배, 계란만한 귤 6개정도가 있었습니다.)...
침대에서 멍~~ 찌다가 잠이 듭니다.
인터넷과 연결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순간 인터넷에 연결되지 못하니 24시간의 대부분이 널럴해지고,
머리속도 복잡해지는것 보다는 그때그때 모든일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할때에는 똥꼬와 냄새에 모든것을 집중할 수 있었고,
밥을 먹을때에도 그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음미하거나
다음턴에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조합해서 먹을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같은것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으로 갑니다. 만나는 사람들 마다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음식이 심심하당. 스맛폰 없으니 할일이 없다...
조식은 첫날 간단하게 아메리칸 스타일 부폐로 진행 되었습니다.
왠만한 4,5성급 호텔의 부폐 같이 빠지는것 없이 조화롭게 나왔습니다.
저는 페스츄리 1개와 슈크림빵 1개, 그리고 연어 2점과 올리브 4개 정도를 올리고
약간의 야채에 셀러드 드래싱을 올린뒤 견과류를 살짝 얹었습니다.
한켠에서는 계란으로 후라이나 스크럼블 정도를 만들어 주었지만,
딱히 먹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의외로 찐계란이 맛있었는데,
맥반석 계란처럼 노른자가 젤리처럼 뻑뻑하지 않고 술술 넘어가는 그런 계란이였습니다
.(이 계란은 나중에 도시락에도 들어가는데, 센스 있게 호일에 조미 소금이 같이 포장되어 있어
서 어렸을적 통일호를 타고 감귤에 계란에 사이다나 바나나 단지 우유를 먹는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30일. 조식을 먹은 기술팀은 동평양 극장 마무리 인원과 4월 3일 공연이 있는
류경 정주영 체육관 팀으로 나누어져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주영체육관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이 날도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갔었습니다.
이제 같은 버스를 타고 평양 시내를 둘러보는것이 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평양 처녀는 오늘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것인가
, 저기 잘 차려입은 할머니는 파티같은곳을 가시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주체 사상 탑을 보게 됩니다.
버스를 타다가 보는 풍경은 나중에 간간히 설명해 드리겠지만,
이 탑의 경우 우리쪽에서는 약간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사진은 따로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코렁탕 후덜덜 ㅠㅠ) 방북하기전에 사이버 교육을 한 2시간 정도 받게 되는데,
이 주체사상탑 방명록에 뭐라고 작성한 어떤 분은 크게 법적으로 혼나셨다는
뭐 그런 내용을 본 기억이 있네요.
20분 정도를 달려서 류경정주영체육관에 도착합니다
. 이곳에서도 장비가 들어오고 세관에서는 이미 검사를 다 했는지,
딱히 별다른 일 없이 장비들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첫날은 조명용 트러스 10여미터짜리 6개를 돔 천장에 걸어야 하는 작업과
좌우 날개 구조물 12미터를 쌓는 일, 그리고 조명 작업 정도를 진행하는것 같습니다.
류경 정주영 체육관 사진 링크 :http://news.joins.com/article/22503554
조명용 트러스는 원래 북쪽에서는 모터를 리깅하지 않고 4각형 틀을 짜서
밥상 모양으로 올리거나 (수동 호이스트를 써서 깔깔깔깔....
체인을 잡아 당겨서 올리는데 이거 정말 생 노가다잼 ㅠㅠ..) 하는데,
공연장을 크게 쓰기 위해서 모터를 달아 공중에 띄우는 형태로 무대 천장을 작업하기로 합니다.
체육관 실내 사진 링크 :http://abh.gmcar.kr/bbs/board.php?bo_table=n_news&wr_id=70&page=
대략 이런 공간인데 천장에 원반같은것들이 잔뜩 달려있고, 설상가상으로
그 위에는 안전 너트가 쳐져 있어서 체인을 올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더 골때리는것은 저런 돔구조의 경우 그리드가 있어서 사람이 걸어다닐수 있는 뭐 그런게 있던가...
아니면 크레인을 가져와서 바가지를 타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도 못하는 이곳의 높이는 50미터가 넘는다고 합니다. ㅠㅠ...
후덜덜... 자고로 고척돔이 70미터 좀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우리 북측 특공대 분들이 날라다니시는걸 봅니다. 허리에 밧줄 하나 매시고
그 밧줄은 다른분 몇분이 잡아 주십니다.
그리고 저위에 돔 원형 구조물 위에서 날라다니시는데;;;; 이건 뭐 전무후무한 일이죠...
돔 리깅의 정석 유튜브
뭐 원래는 이렇게 작업하지만... 우리 북쪽 특공대 분은 거침 없으십니다
. 리깅에 시간이 오래걸릴 듯 하여.... 다시 작전 회의를 하고
아무튼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모터를 사용하기로 하고
당초 예상되었던 모터의 2/3정도로 구조를 단순화하여서 작업합니다.
트러스 구조물도 필요없는 부분을 줄여서 가볍게 가고 말이죠..
모터를 리깅하고, 트러스를 걸고 올리고, 조명을 붙이고, 배선작업을 하고,
좌우 날개 레이허를 쌓고, 영상작업을 할수 있게 작업을 하고,
핀조명 세팅을 하고, 경기장 곳곳에 조명장치를 설치하고...
이렇게 이날도 30분 정도의 북쪽 인원이 도움을 주십니다.
저녁은 아마 오후 8시가 다 되어서 호텔에서 배달온 도시락으로 때웠을 겁니다.
땀을 진탕 흘리고 밥을 먹을려니 밥맛이 없죠. 하지만 딱히 할일이 없기 때문에, 오물오물 씹어 봅니다.
신기한것은 모든 식사에 떡이 빠지지 않는데 떡이 쉽게 만들수는 없는
그런류라서 고급적인 디저트의 느낌으로 먹었습니다. 다른 분은 딱히 그런 느낌을 받으시지는 않으시더라고요....
그리고 호텔로 이동. 샤.... 워 못하고 털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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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드라마를 봤냐는 물음에 글쓴분의 댓글
70~80년대 신파극 위주의 대중적인 일상을 다룬 그런.... 드라마 였습니다.
ex)극중 여 주인공이 남자의 대사에 실망하고 180도로 휙 돌아 창문쪽으로 가 달빛을 보며 눈물을 글성인다.
남자는 그런 여자 등 뒤에 서서 여자를 위로 하는 말을 한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무시하지만,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들이 한두명씩 쌩뚱맞게 등장하며 여자를 같이 위로해 준다.
여자는 눈물을 닦으며 "고저 여러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한번 다시 잘 해봅시다!"
모두 박수를 치는 모습 전경...
장면이 바뀐다..
뭐 이런 느낌이에요..
첫댓글 평양공연 3이 없어요ㅠㅠ
지니님 고마워요! 방금 가져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