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은 나의 것(내인생 내지게에 지고)
(아직도...모기와의 전쟁)
새벽 네시경, 잠에서 깨어났다. 애 엄마가 먼곳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떠난단다. 잠깨었으면서 모른척 눈을 감고 시간을 보냈다.
나는 어머니께서 돌아 가시기전엔 다락방에서 지냈다. 늙어가는 아들의 모습에 불편해 하실까? 일부러 자리를 피한 것이다. 다락방도 20여평 넘어 아침엔 해를 보고, 저녁엔 달을 볼 수 있으니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지금은 어머니가 쓰시던 방을 내가 이어받았다. 아직도 모기가 있다.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가 지난지가 얼마이고, 입동이 오늘인데 말이다.
나는 모기와의 전쟁을 평화모드로 진행한다. 있음직만한 곳에 독가스를 날리는게 아니라, 철저히 고립무원으로 만든다.
불편해도 잠잘땐 모기장을 친다. 사람냄새 맡고 달려들어 피빨고 싶게 환장을 하라는 유혹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비실거리며 손들고 나오거나 은밀한 곳에서 숨을 거둔다. 나의 생각은 그들이 저승에 가더라도 동료들에게 인간과의 공존은 너무 싫더라고 말해주길 바랬다.
이방에서 어머니의 피를 빨았던 그 모기들 자자손손에 대한 나름의 복수랄까?
(내인생 내지게에 지고)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어제 오후 얇은 티하나 입고 길을 걸었더니 목이 칼칼해 왔다. 아침기온 한자리 숫자, 감기 걸리기 쉬운 환절기다.
환율오르고 주가 내렸다. 미국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우리나라엔 벌써 광풍이 불조짐이다.
미국은 전체적인 경제현황은 좋으나 양극화가 심화되어 예상과 달리 현정부에 책임을 물은 모양이다.
배부른자들의 트림 소리보다 배고픈자들의 절규가 더 가까이, 확실하게 현실에 다가선 것 같다.
어떻든 미국의 고립과 압박정책, 우리 국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질 것은 확연해 보인다.
오래전 '내인생 내지게에 지고'란 소설이 있었다. 가난하여 중학교도 가지 못한 주인공 봉구는 아버지가 머슴을 살던 집의 소녀 초희와 첫사랑에 빠지게 된다. 초희네는 서울로 떠나고, 대를 이어 머슴살이하던 봉구도 서울로 올라와 청량리 역전 지게꾼이 되었다. 몸이 건강하지도 않고, 하루하루를 고달프게 살면서도 봉구는 틈틈이 공부해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어느 날 부자집에 식모살이하러 가는 시골 처녀의 짐을 지고 간 봉구는 15년 만에 초희를 만난다. 초희는 품삯도 받지 않고 뛰쳐나간 봉구를 찾아내 남편에게 부탁해 독일 광부 취업을 주선하였다. 봉구는 출국하면서 그동안 써온 수기를 주고 갔고, 초희는 봉구의 '인생수기자서전'을 출판했다. 그때의 내인생이란 가족이란 운명공동체를 포함했음직하다.
그러나 지금은 점차 핵가족화가 되어간다. 해가 갈수록 1인가구가 늘어난다. 당연히 가족이란 울타리도 해체되었을 것이다.
2024년 전국의 1인 가구가 1000만을 돌파했단다. 전체 가구 2400만2008의 41.8%로, 전국의 5가구 중 2가구가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혼인율 감소와 고령화가 1인 세대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늙은이가 후회하는 세가지중 하나는 '더 베풀걸...'이라는데, 우리의 1인가구는 베풀기는 커녕 자신을 더욱 궁핍하게 만들 것만 같다.
(기다리는 사람들)
어느 지하철역사 아래엔 날마다 수십명의 노인들이 모인다. 아침부터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장기와 바둑으로 시간을 때운다.
그것도 한두팀이 그러면 여남은 명이 판을 에워싸고 고개를 길게뺀다. 그렇다고 그들은 갈곳없는 노숙자들도 아니다.
중년에 심심하여 풍수지리를 배운다고 대학 강의실에 갔던적이 있었다. 그러나 2회나 등록후 그때마다 하루만 다니고 그만 두었었다.
까짓걸 배워본들 집안에 용날일도 없을 것 같고, '좋은 곳을 발견하면 뭐하나? 내땅 아닌데, 교통 좋고 관리하기 쉬운 곳이 명당 아니던가?' 그런 변덕스런 판단에 있었다.
풍수지리에서 양택(陽宅)은 산사람이 사는 곳을 말하고, 음택(陰宅)은 묘지를 의미한다.
양택은 일조와 환기가 중요하고, 음택이란 배산임수에 좌청룡우백호가 기본이고, 양지 바르고 물빠짐 좋은 곳, 게다가 흙색깔이 황금빛이면 왕이라도 태어날 것 같은 최고의 자리란다.
살아오며 어머니로부터 '내가 빨리 가야지'하는 가슴아픈 말씀을 자주 들었다. 어머님의 삶이란 자식들 위해 세상고초를 다 겪으시고, 이젠 자식들의 짐이 되지말아야지 하는 고뇌와 기다림의 시간이셨을 것이다.
북망산, 예전 초상집 운구시에 단골처럼 불려지던 단어 북망산은 중국 허난 성(河南省하남성) 뤄양(洛陽낙양)에 있는 작은 산이다.
주나라 도읍지가 된후 조조, 유비, 손권의 삼국지 무대가 되었고, 중국의 유명인사는 물론 패망한 백제, 고구려의 왕족도 그곳에 묻혔다고하니 과연 명당인 모양이다.
내륙 곳곳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단다. 세상풍파에 시달린 몸, 하찮은 것 같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소중한 육신이니 모두가 관리를 소홀이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