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마지막 달, 일기예보에서는 며칠 전부터 갑자기 한파가 몰아친다고 하고 일요일 오후부터는 평년기온을 되찾겠다고 한다. 한파란 급격한 기온의 하강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고 방재를 위하여 한파주의보를 발표하는데 그 기준은 최저기온이 전일보다 10℃가 낮거나 낮을 것이 예상될 때라고 한다. 올 겨울 들어 처음 찾아온 이 추위에 얼마나 많이 올까 생각하면서 그래도 가까운 양재에서 만나고, 쉽게 오를 수 있는 광교산으로 가니 20명쯤은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며 간식을 준비했다. 집을 나서는데 눈발이 날리고 생각보다는 덜 춥다. 12월 산행계획을 짜면서 가까운 관악산을 생각했는데 오회장이 겨울에는 아무래도 바위산보다는 육산이 더 낫다고 하여 광교산으로 정하였는데 아주 잘한 선택인 것 같다.
10시가 다되어 광진 부부를 비롯하여 14명 모였다. 다들 춥고, 눈도 오며 겨울 등산 장비도 부실한 사람들도 있으니 가까운 청계산으로 가서 일찍 내려와 쉬자고 한다. 행선지를 바꾸는 것은 어렵고, 산행 때 짧은 코스를 선택키로 하고,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가기로 한다. 버스를 타고 수지 동천동 머내에 도착하니 10시 30분, 여기서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신봉동의 법륜사까지 가기로 한다. 눈길에 차가 밀리고 휴일이어서 인지 20분 넘게 기다려서야 마을버스가 도착한다. 아파트 사이를 이리저리 돌고 돌아 신봉동 버스 종점에 우리를 내려놓은 시간이 11시 15분. 아스팔트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산행의 기점이 될 법륜사에 다다른다. 서울에서부터 버스타고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 30분에 걸쳐 산 밑에 도착하였으니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다.
1980년대 초부터 대규모 택지개발공사가 진행되어 온 수지는 도로도 좁고 구불구불한 전형적인 난개발지역으로 과거 우리 농촌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고 성냥갑 같은 한국형 아파트 단지들로 이루어진 서울의 베드타운이라 할 것이다. 우리가 처음 내렸던 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머내라고 해서 지명의 유래를 찾아보니 “머내 - 읍지, 기타 지리지등을 보면 옛지명에 험천 또는 험천점(險川店)으로 표기된 지명이 있다. 우리나라 말의 고어(古語)에 "머흐다"라는 말이 있는데 "머흐다"는 험하다는 뜻이며 "내"는 천(川)을 뜻하므로 한자의 의역하면 "험천(險川)"이 된다. 따라서 험천의 한자표기 지명을 우리말로 쓸 때는 "머흔천"이 되고 이것이 속음 탈락되면서 "먼-천" 또는 머내, 모내로 변형된 것인데, 다시 한자로 의역하여 원천(遠川)으로 표기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본래의 표준 지명은 머흔천, 한자로는 험천이라 표기하는 것이 옳은 지명이다.” 라는 설명이 있다.
법륜사를 오른 쪽으로 끼고 20여분 오르자 수지성당, 고기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수리봉 정상은 1.7Km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계단을 오르고 능선을 따라 걷다보니 정상이 200M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오고 동서로 뻗은 능선에 오르니 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과연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매섭다. 정상에 서니 “광교산 582.0M” “2008년 11월“라고 새겨놓은 정상석이 놓여있는데 한 쪽이 7~8cm는 됨직한 큰 구멍이 뚫어져 있다. 아마도 운반을 위해서 그런 구멍이 필요했을 것 같다. 정상까지 1시간 30분 남짓 걸려 왔지만 기록을 위해 증명사진과 정상 주 한 잔을 빼놓을 수 없다. 종민에게 핸드폰 카메라에라도 담으라 하나 추위에 배터리가 다되어 작동이 안 된단다. 아쉽지만 영호의 핸드폰을 이용해 기록 사진은 한 장만이라도 남기기로 한다. 광진 부부가 고창을 여행하면서 마련했다고 내 놓은 복분자 술을 돌려가면서 한 잔씩 들이키니 목을 타고 내려가는 알코올의 짜릿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상에 선 사람들만이 즐기는 맛과 풍류가 아닐는지.
정상 근처는 간식을 먹을 마땅한 자리가 없어, 오르는 길에 보았던 쉼터로 내려가 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1시간 정도면 내려 갈 수 있는 곳이니 식당으로 가서 편하게 먹자고 다들 서두른다. 그래도 산에 왔으니 싸온 간식은 산에서 먹고 가야한다고 하며 컵라면에 물을 붓고 복분자 술을 따르며 앉기를 재촉한다. 오회장과 정배 친구가 의기투합, 남아서 라면이라도 먹자며 주저앉고 총무도 라면국물의 시원한 맛을 못 잊어 엉거주춤하는 사이 모두들 종종 걸음으로 산을 내려 가버린다. 예약된 송정갈비 집에 도착하니 2시가 조금 넘었다. 산에서 보낸 시간이 3시간도 채 못 되는 금년도 산행 중 가장 짧은 산행인 것 같다.
근처에 사는 이민철, 김한수 친구가 뒤풀이에 합석하였고, 오랜만에 광진 부부가 자라를 함께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고우회를 위해 협찬해준 친구들을 호명하자 박수소리가 그칠 줄 모른다. 어려운 걸음을 한 민철 친구가 아들의 혼사에 많은 친구들이 찾아 주고 격려해 주어 동창들의 우정에 감격하였으며, 많은 것들을 배웠으니 앞으로는 친구들의 모임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노라고 하며 오늘의 뒤풀이는 본인이 책임지겠으니 마음껏 마시고 즐기자고 하니 박수소리로 홀이 진동한다. 윤방이가 보내준 양주와 광진이가 들고 온 더덕주가 바닥나고, 안주 추가, 맥주 추가, 소주 추가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웃고 떠드는 사이, 배부르고 취했으니 산을 더 타자느니, 공부하러 가자느니, 당구 한 게임하고 가자느니 하는 소리가 들려 시간을 보니 4시가 훌쩍 넘었다. 공부와 당구에 관심이 없는 몇몇 친구만 제외한다면 아마도 친구들 대부분이 열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뒤풀이와 버스타고 이동하는 시간 거기에 이차의 공부 또는 당구 시간을 합하면 산행시간보다 두 배는 되고도 남을 것 같다. 짧은 산행에 긴 뒤풀이로 12월 첫째 주를 보냈다.
광교산 기슭, 맑은 공기 속에서 눈을 맞으며 미끄러운 길을 오른 친구들 짧은 산행, 긴 뒤풀이 즐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푸짐한 뒤풀이를 마련해준 이민철 친구, 발전기금과 현물제공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준 김광진, 김한수, 오공근, 이윤방 성님들 감사합니다. 또 하나 추운 날씨에도 광교산 정상도 같이 오르고 끝까지 참석해준 광진 성님 부부, 작년까지도 허리가 부실하다고 고우회 모임을 소홀히 했던 계창 성님 고맙습니다. 끝으로 영호성님! 기록사진 고맙소.
참석자: 김광진+, 김기창, 김정배, 김한수, 박종민, 신재선, 오의균, 유춘성, 유호문,
이민철, 이봉수, 이영호, 이윤방, 이진우, 이추석, 한계창 이상 17명(남 16, 여 1)
첫댓글 완전 뒷풀이가 목적이였네..엄청 추웠으니 확 풀어야지요..수고들 했심니더..
자상히도 썼구 애두 많이 썼어 복 받을 껴!!!!!!!!!!!!!!!
고생한 의규니 성님은 왕회장으로, 추서기 성님은 회장으로 승차하는 절차가 막바지 초 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경하, 앙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