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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축가르 불학원, 야칭, 동티벳, 2008
[아츠앤컬쳐] 중국 성도(成都)에서 3박 4일을 달려 도착한 아축가르(Achuk gar)불학원은 4천 고지에 이른다.
이곳 막막한 구릉지의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 높지는 않지만 길게 늘어선 언덕에 오르려면 처음 도착한 이방인의 인내를 실험하듯 한 발 한 발 가슴이 터질 듯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이고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 넘어 감탄이 절로 나오는 동화 속 왕궁을 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아축 큰스님(Khenpo Achuk)궁과 비구스님들의 숙소가 작은 야산을 타고 드려져 있고 정면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허허벌판에 긴 강을 끼고 아름다운 사원과 비구니스님들의 숙소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청명한 가을 언덕에는 여기저기서 스승들의 설교 소리가 이방인의 귓가에 바람처럼 다가오고, 해 질 녘 언덕 위에는 막 수업을 마치고 올라와 붉은 가사에 가부좌를 틀고 참선에 잠긴 수천 명의 스님들 모습이 막 여름을 보내는 갈푸른 잔디와 어울려 묘한 감동을 준다. 하늘은 천 개의 모습을 펼치고, 스님들의 깊은 기원이 스민 공기는 맑다 못해 우리를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
타루초에 새겨진 녹, 청, 적, 백, 황의 오색의 상징인 우주의 다섯 가지 원소 물, 하늘, 불, 바람, 땅 중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며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답을 얻기 위해 이들은 참선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몇 배 큰 등짐을 울려 멘다.
자신이 손수 옮긴 널빤지로 자신이 누울 움막을 짓고 밤새 언 물에 밥을 짓고 몸을 씻는다.
이곳에서는 종교성을 넘어 영성을 느낀다.
사진·글 | 성남훈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 Ecole de Paris)’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 프랑스 사진통신사 ‘라포(Rapho)’의 소속 사진기자로 활동하였으며, 전주대학교 사진학과 객원교수와 온빛다큐멘터리 회장을 역임하였고, 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를 이끌고 있다. 1992년 프랑스 르 살롱 최우수사진상,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 2006년 한미사진상, 동강사진상, 1994/1999/2009년 네덜란드 월드프레스포토상, 2017년 일우사진상, 2020년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상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하였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올림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예송미술관, 영월사진박물관, 타슈켄트국립사진센터, 국가인권위원회, 스페이스22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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