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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조류,기타) 제2-2)
동주집 시집 제9권 / 시(詩)○아성록2(牙城錄二)
집오리가 병아리를 기르다〔家鴨乳鷄雛〕
닭이 마당에서 새끼 길렀는데 / 鷄乳在庭內
짐승이 채 가니 / 有物來攫之
열 마리 어린 병아리 / 十雛毛羽細
중간에 어미 잃었어라 / 中路失母慈
밤이나 낮이나 의지할 데도 없는데 / 日夕無依泊
작은 날개로 횃대에 오를 수 있을까 / 短翮可棲塒
우리 옆 오리 한 마리가 / 欄邊一文鴨
제 새끼인양 불쌍히 여겨 / 痛若軫孤遺
이리저리 품속에서 돌보고 / 展側懷抱間
날개로 덮어주며 정성 쏟는구나 / 覆翼實勤斯
깊은 밤 바삭바삭 소리 들리면 / 夜久聞拍拍
목을 쭉 빼고는 여우와 살쾡이 막아주고 / 引領防狐貍
낮에 다닐 때 못 먹을 걸 먹으면 / 晝行異飮啄
보살피며 울음소리 애달프네 / 顧視鳴聲悲
애처롭다 어려움 도와주는 정이 / 悽悽急難情
비바람 부는 힘든 때에도 사라지지 않네 / 未沫風雨時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이런 미물이 / 孰謂蠢動儔
마음 씀이 이리도 기특할 줄을 / 用意乃故奇
비록 생김새야 다르지만 / 縱然形氣殊
속마음 밝은 줄 아노라 / 寸腸炯不疑
어찌 마을 사람들의 칭찬 바라랴 / 豈要鄕黨譽
힘껏 인의를 베푸네 / 勉焉仁義施
막힌 본성이야 사람과 새가 다르지만 / 塞性間人禽
귀한 것은 양지라네 / 所貴者良知
선현들이 동포임을 느꼈으니 / 昔賢感同胞
이 도를 어찌 사사롭다 하랴 / 玆道安可私
아아 등백도여 / 嗟哉鄧伯道
그 일을 통달한 사람만이 할 수 있었으니 / 事出通人爲
군자가 진실로 측은히 여겨 / 君子誠惻隱
줄줄 눈물 떨구었네 / 激烈雙淚垂
[주-D001] 선현들이 동포임을 느꼈으니 :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하늘을 아버지라 칭하고 땅을 어머니라 칭하니,……백성은 나의 동포이고 만물은 나와 함께 있는 자들이다.〔乾稱父, 坤稱母,……民吾同胞, 物吾與也.〕”라고 하였다.
[주-D002] 등백도(鄧伯道)여 …… 떨구었네 :
등유(鄧攸)의 행동은 범인(凡人)이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말이다. 등백도는 진(晉)나라 양양(襄陽) 사람 등유(?~326)로, 백도는 그의 자이다. 건흥(建興) 연간에 하동 태수(河東太守)가 되었는데, 석륵(石勒)의 난리가 있어 처자식과 조카를 데리고 피난 가는 길에서 적을 만나 형세가 모두를 구원할 수 없었다. 아우는 일찍 죽고 슬하에 독자 밖에 없으므로 자기 아들을 나무에 묶어 놓고 조카와 도망갔다. 그 뒤에 아내가 다시 태기(胎氣)가 없어 결국 아들을 얻지 못하자, 그 당시 사람들이 슬피 여기며 “천도(天道)가 무심하여 등백도로 하여금 아들이 없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晉書 卷90 鄧攸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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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9권 / 시(詩)○아성록2(牙城錄二)
황곡 노래〔黃鵠行〕(오릿과의 철새)
훨훨 서쪽에서 날아온 황곡 한 마리 / 翩然西來一黃鵠
세모의 파도 속에 흔들리네 / 歲暮震蕩波濤中
서리 내린 들판에 낟알도 없어 / 霜落郊原稻粱盡
돌아와 내리려니 모래톱 비었네 / 歸飛欲下洲陼空
드넓은 강호에 짝도 없이 / 江湖地闊無伴侶
추운 밤 갈대 속에서 홀로 자는구나 / 夜寒獨宿蘆葦叢
냇물에 수위 낮아 고기와 새우도 적은데 / 川梁水淺魚蝦少
어부가 이따금 활 잡고 노리네 / 漁父往往操桑弓
연산의 새매가 부리와 발톱 과시하며 / 燕山胡鷹誇觜爪
바람에 날개 상한 너를 업신여기니 / 欺汝羽毛傷天風
올빼미가 날마다 썩은 고기 찾아 / 不及鴟鳶日日逐腥腐
날개 기울여 시가지 맴도는 것만도 못하구나 / 側翅瞥捩街市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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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딱따구리〔啄木〕
붉은색 얼룩무늬 새가 / 有鳥赤斑文
딱딱 마른 나뭇가지 쪼는데 / 啄啄枯樹枝
마른 가지 먹을 게 없어 / 枯枝無所食
부리랑 깃털만 닳고 빠지지 / 口禿毛羽衰
낮은 곳에 먹을 벌레들 많아도 / 地卑饒蟲蝦
비리고 썩어서 먹이로는 알맞지 않네 / 腥腐乃非宜
돌아가자니 예전 살던 숲 먼데 / 歸飛故林遠
홀로 자려니 바람마저 불어오네 / 獨宿天風吹
오동나무에는 봉황 깃들고 / 梧桐鳳凰棲
쑥 아래에는 갈가마귀 모여들지 / 蒿下聚鸒斯
뜻을 붙임에 진실로 마땅한 곳 있으니 / 托意固有在
어찌 감히 굶주림을 마다하랴 / 豈敢辭苦飢
[주-D001] 오동나무에는 봉황 깃들고 :
《시경》 〈권아(卷阿)〉에 “봉황새가 우는구나, 저 높은 뫼에서. 오동나무가 자라는구나, 저 아침 해가 뜨는 동산에서.〔鳳凰鳴矣, 于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라고 하였다.
[주-D002] 쑥 …… 모여들지 :
완적(阮籍)이 지은 〈영회(詠懷)〉에 “파랑새는 바닷가에서 노닐고 갈가마귀는 쑥 아래로 날아든다.〔靑鳥海上遊,鸒斯蒿下飛.〕”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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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뻐꾸기〔布穀〕
봄 되자 뻐꾸기 울다가 / 春至布穀鳴
여린 뽕나무 숲에 내리네 / 飛下柔桑林
훨훨 어디에서 오는가 / 翩然自何來
절기에 응해 고운 소리 토해내네 / 應節吐佳音
농사철에 좋은 시절 기억하여 / 農月紀嘉候
저 농부의 마음 권해 주니 / 勸彼耕者心
온 세상이 쟁기질하여 / 服耒遍四海
농사일 시작함은 예나 지금이나 같아라 / 俶載通古今
성안 까마귀 한밤중에 울어대고 / 城烏啼半夜
물가의 학은 흐린 가을을 알리지만 / 水鶴警秋陰
시절 알아 사람의 일 도와주니 / 感時協人功
이 새만도 못하구나 / 不如此微禽
[주-D001] 농사철에 …… 주니 :
뻐꾸기는 본디 파종(播種)할 때에 우는데, 뻐꾹뻐꾹 하고 우는 소리가 마치 “씨 뿌려라, 씨 뿌려라.〔布穀布穀〕”라고 하는 듯하기 때문에 농사일을 권면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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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뱁새〔鷦鷯〕
뱁새는 대단히 작아 / 鷦鷯至細微
풀 밑에 둥지 틀지 / 結巢在草根
산택이 넓은 줄도 모른 채 / 不知山澤曠
울타리 주위에서만 노는데 / 遊戲於籬藩
어이할까 약삭빠른 아이들이 / 奈何群黠兒
덫 놓아 나는 놈 잡는구나 / 設機掩飛翻
새장 속에 잡아넣고 / 羈翦閉籠中
낟알 쪼개 아침 모이로 주네 / 析粒充朝飧
삶아지고 구워질까 두려운데 / 兼存湯火懼
어찌 도량의 은혜를 바라랴 / 豈慕稻粱恩
끝내 비록 그물에서 벗어나도 / 終雖脫羅網
감히 날아오를 생각 하지 못하네 / 未敢思騰騫
[주-D001] 새장 …… 바라랴 :
도량(稻粱)은 보통 곡물(穀物)의 대칭(代稱)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새들의 모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두보(杜甫)의 시에 “그대는 양지 찾아 떠나는 기러기 철새를 보았나, 각자 모이 찾는 꾀를 가지고 있다네.〔君看隨陽雁, 各有稻粱謀.〕”라는 표현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2 同諸公登慈恩寺塔》 새장 속에 갇힌 뱁새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모이에 대한 그리움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민구 자신이 유배 온 상황을 뱁새의 처지를 빌어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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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황새〔鸛雀〕
의젓한 황새 한 쌍 / 軒然雙鸛雀
높은 나무 끝에 올라 깃드네 / 上棲高樹顚
뱀 먹여 새끼 기르는데 / 養雛哺以蛇
육박전 벌이더라도 삶은 것은 사양하지 / 肉薄謝炰煎
사냥꾼의 그물 너를 잡지 않아 / 虞羅不汝規
새끼와 어미가 모두 천수 누리지 / 子母盡天年
근래 들으니 산융의 무리들이 / 近聞山戎徒
급히 큰 깃을 모으려고 / 急採大羽鮮
숲 속 누비며 활을 쏘아 / 彈射遍林木
큰 깃이 굳센 활에 꺾인다지 / 巨翮摧勁弦
무기를 늘 사용하니 / 干戈旣常用
나는 짐승인들 어찌 온전하랴 / 飛動寧幸全
[주-D001] 뱀 …… 사양하지 :
황새가 뱀과 육박전을 벌여 뱀을 잡는다 해도 새끼에게 기어이 날고기만 먹인다는 말이다.
[주-D002] 근래 …… 꺾인다지 :
산융(山戎)은 흉노(匈奴)의 한 갈래로 북융(北戎)이라고도 한다. 뒤에 북방 소수민족의 범칭으로 쓰였는데, 여기서는 청나라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산융이 화살을 만들기 위해 큰 깃을 서둘러 모으기 시작하였으므로 황새를 잡으러 다닌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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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바다 학〔海鶴〕
눈처럼 흰 바다 학 / 海鶴白如雪
본래 청전산에서 나왔지 / 本出靑田山
백사장에서 노닐면서 / 身遊雲沙際
물고기와 새우 노리는 줄 알았더니 / 意在魚蝦間
온종일 비리고 썩은 고기만 먹으며 / 終朝啄腥腐
얕은 물가 떠나지 않네 / 不離淺水灣
연무 낀 요지에는 / 瑤池煙霧境
꿈 끊겼으니 언제 돌아갈까 / 夢斷何時還
세상 사람들 겉모습만 보고서 / 世人苟外觀
너의 우아한 자태 아끼지만 / 愛爾羽儀閑
푸른 하늘에 진짜 학 있으니 / 碧霄有眞骨
아득하다 어찌 오를 수 있을까 / 杳然焉可攀
[주-D001] 청전산(靑田山) :
중국 절강성(浙江省) 청전현(靑田縣) 북서쪽에 있는 산이다. 학의 서식처(棲息處)라고 한다.
[주-D002] 연무(煙霧) …… 돌아갈까 :
바다 학이 신선 세계에 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요지(瑤池)는 옛날 목천자(穆天子)가 서왕모(西王母)에게 술을 대접하던 곳으로, 선경(仙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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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황어〔黃魚〕잉어과에 속하는 민물 고기
저무는 봄 푸른 물에 / 碧水三春暮
황어가 한 치 남짓 자랐구나 / 黃魚一寸餘
비록 주거에 비교되지만 / 雖云比邾莒
해초나 채소에 섞이는 것은 맞지 않지 / 未合混鮭蔬
역로에서 구름 따라 말 달려 / 驛路隨雲騎
얼음 쟁반에 담아 조정에 올리기도 하련만 / 氷盤薦玉除
강호에서는 더욱 신선하고 맛있으니 / 江湖益鮮美
젓가락 멈추고 임금님 그리누나 / 輟筯戀宸居
[주-D001] 비록 …… 않지 :
황어가 비록 작은 물고기지만 맛이 좋아서 수초나 채소에 비길 바가 아니라는 말이다. 주거(邾莒)는 본래 춘추 시대의 아주 작은 두 나라인데, 여기서는 물고기를 의미한다.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 권3 〈성남(城南)〉에 “왕숙(王肅)이 고조(高祖)와 함께 대궐의 연회에 참석하였는데, 왕숙이 양고기를 많이 먹으므로 괴이하게 여겨 ‘양고기와 물고기 중 어느 것이 맛있는가.’라고 하였다. 왕숙이 ‘양을 큰 제나라와 노나라에 비긴다면 물고기는 작은 주나라와 거나라에 비길 수 있는데, 저는 양고기를 좋아합니다.’ 했다.”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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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집 시집 제10권 / 시(詩)○아성록3(牙城錄三)
황어〔黃魚〕
저무는 봄 푸른 물에 / 碧水三春暮
황어가 한 치 남짓 자랐구나 / 黃魚一寸餘
비록 주거에 비교되지만 / 雖云比邾莒
해초나 채소에 섞이는 것은 맞지 않지 / 未合混鮭蔬
역로에서 구름 따라 말 달려 / 驛路隨雲騎
얼음 쟁반에 담아 조정에 올리기도 하련만 / 氷盤薦玉除
강호에서는 더욱 신선하고 맛있으니 / 江湖益鮮美
젓가락 멈추고 임금님 그리누나 / 輟筯戀宸居
[주-D001] 비록 …… 않지 :
황어가 비록 작은 물고기지만 맛이 좋아서 수초나 채소에 비길 바가 아니라는 말이다. 주거(邾莒)는 본래 춘추 시대의 아주 작은 두 나라인데, 여기서는 물고기를 의미한다.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 권3 〈성남(城南)〉에 “왕숙(王肅)이 고조(高祖)와 함께 대궐의 연회에 참석하였는데, 왕숙이 양고기를 많이 먹으므로 괴이하게 여겨 ‘양고기와 물고기 중 어느 것이 맛있는가.’라고 하였다. 왕숙이 ‘양을 큰 제나라와 노나라에 비긴다면 물고기는 작은 주나라와 거나라에 비길 수 있는데, 저는 양고기를 좋아합니다.’ 했다.”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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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집 제1권 / 시(詩)
꾀꼬리 노랫소리를 듣다〔聞鶯〕
꾀꼬리 백 번 지저귀고 다시 천 번 우니 / 流鶯百囀復千囀
푸른 나무 짙은 그늘에 상쾌한 낮 길구나 / 綠樹陰濃淸晝長
바람을 맞으며 자주 벗을 부르지 말라 / 莫使臨風頻喚友
백 년의 신세 이미 서로 잊었다오 / 百年身世已相忘
[주-D001] 바람을 …… 잊었다오 :
꾀꼬리가 짝을 찾아 우는 것을 벗을 부르는 것으로 보고, 홍직필 자신은 이미 세상을 잊어 벗을 찾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시경》 〈소아(小雅) 벌목(伐木)〉에 “꾀꼬리가 곱게 우니 벗을 찾는 소리로다. 보건대 저 새도 벗을 찾는 소리를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벗을 찾지 않으랴.[嚶其鳴矣, 求其友聲. 相彼鳥矣, 猶求友聲. 矧伊人矣, 不求友生?]”라고 한 내용을 원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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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집 제3권 / 시(詩)
참새를 쫓는 이를 애달파하다〔哀驅雀〕
논에서 참새를 쫓는 사람 / 稻田驅雀者
참새 쫓는 소리 그치지 않네 / 不絶叱咜聲
소리 그치자 참새 다시 모여드는데 / 聲斷鳥還集
허기진 배에 천둥소리 절로 울리누나 / 腹雷空自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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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집 제3권 / 시(詩)○신축고(辛丑稿)
돌아가는 기러기 소리를 들으며〔聞歸鴈〕
기러기 남북으로 날면 한 해가 저무는데 / 天南海北歲云徂
더위 피해 추위 찾으니 천성도 특별하네 / 避熱趨寒性却殊
말 부치노라 인간 세상 명리 쫓는 사람들아 / 寄語人間名利客
귀에 이 소리가 들리는가 안 들리는가 / 耳根省得此聲無
[주-C001] 신축고(辛丑稿) :
1901년(광무5) 매천이 47세 때에 지은 시 모음이다.
[주-D001] 남북으로 날면 :
천남해북(天南海北)은 남쪽 끝과 북쪽 끝처럼 서로 현격하게 거리가 먼 두 지역을 비유하는 말이다. 여기서는 기러기가 남쪽으로 날아왔다가 다시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표현한 것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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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9권 / 시(詩)
꾀꼬리를 읊다.
꾀꼴꾀꼴 꾀꼴새가 두세 소리 울어대니 / 綿蠻黃鳥兩三聲
눈 가득한 정원 숲에 우기가 말끔히 개었네 / 滿目園林雨氣淸
이 증문에 누구의 귀가 가장 신통했던고 / 最是曾門誰耳順
일장의 그칠 줄 안다는 게 매우 분명하구나 / 一章知止甚分明
[주-D001] 꾀꼴꾀꼴 …… 울어대니 :
《대학장구(大學章句)》 전 3장(傳三章)에,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꾀꼴꾀꼴 꾀꼴새는 숲이 무성한 곳에 그친다.[緍蠻黃鳥 止于丘隅]’ 했거늘, 공자가 이르기를, ‘새도 그 그칠 바를 알거니, 사람치고 새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於止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했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이 …… 분명하구나 :
증문(曾門)은 증자(曾子)의 문인(門人)을 말한다. 《대학장구》 경 1장(經一章)은 공자가 말한 것을 증자가 기술해 놓은 것이요, 전 10장(傳十章)까지는 증자의 뜻을 그의 문인이 기록해 놓은 것이므로 이른 말이다. 일장(一章)은 곧 《대학장구》 경 1장을 가리키고, 그칠 줄을 안다는 것은 바로 경 1장의 “그칠 줄을 안 다음에 뜻이 정해지게 된다.[知止而后有定]”라고 한 대목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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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9권 / 시(詩)
제비를 읊다.
만 리 먼 길 돌아온 작은 새 한 마리 / 萬里歸來一羽微
주인의 정원 조용하여 날아다닐 만하구나 / 主人庭院靜堪飛
금년은 도리어 지난해보다 훨씬 좋으리 / 今年却勝前年好
둘째 아들이 중서성 관직에 올랐으니 말일세 / 第二郞君拜紫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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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5권 / 시(詩)
기러기 소리를 듣다.
봄 기러기 끼룩끼룩 또 북으로 날아가니 / 春雁噰噰又北飛
구름 나직한 사막엔 가랑눈이 내리겠지 / 雲低沙塞雪霏微
누가 알리요 그 당시 한림학사 이 몸이 / 誰知當日鑾坡客
너와 함께 가려다 아직도 못 가는 걸 / 欲與汝歸猶未歸
강 남쪽 곳곳마다 떨어진 매화 날릴 제 / 江南處處落梅飛
수다한 북쪽 사람들은 식미를 노래하네 / 多少北人歌式微
또 봄바람 속에 외기러기 소리를 들어라 / 又向春風聞斷雁
어느 날에나 너와 함께 돌아가게 될런고 / 不知何日得同歸
베개맡의 한 소리 봄 기러기 날아갈 제 / 枕上一聲春雁飛
새벽동이 터오니 빛은 정히 희미하여라 / 晨光欲動正熹微
강 남쪽과 변새 북쪽은 왜 그리도 멀던고 / 江南塞北何迢遞
천명 인심은 절로 돌아가는 데가 있구려 / 天命人心自有歸
만리 길에 줄을 지어 가지런히 날아가니 / 萬里成行不亂飛
성대한 천도는 하찮은 새에까지 미치었네 / 天機袞袞羽毛微
끼룩 소리는 창 앞의 나그네를 일깨우는 듯 / 一聲似警窓間客
수염이 다 세도록 돌아가지 못했냐고 / 白盡髭鬚尙未歸
그 옛날 저 연산에 단풍 잎새 날릴 적엔 / 記得燕山紅葉飛
끼룩 소리 듣고 내 벼슬할 맛 떨어졌었지 / 客窓聞雁宦情微
몇 번이나 집에 돌아갈 생각 일으켰던고 / 幾回惹起還家計
그때 날 돌아가라 재촉한 게 고맙고말고 / 爲謝當年催我歸
[주-D001] 식미(式微)를 노래하네 :
《시경》 패풍(邶風) 식미에 “쇠할 대로 쇠했거늘, 왜 아니 돌아가리오. 님 때문만이 아니라면은, 어이하여 이 곤욕을 당하리오.[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故 胡爲乎中露]”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약소국인 여(黎)나라 임금이 오랑캐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위(衛)나라에 가서 구원을 기다리며 오래도록 무료한 세월을 보냈으나, 위나라에서는 군사를 풀어 여나라를 찾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으므로, 이에 그 시종신(侍從臣)들이 임금에게 돌아갈 것을 권고하여 부른 노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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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5권 / 시(詩)
기러기 소리를 듣다.
봄 기러기 끼룩끼룩 또 북으로 날아가니 / 春雁噰噰又北飛
구름 나직한 사막엔 가랑눈이 내리겠지 / 雲低沙塞雪霏微
누가 알리요 그 당시 한림학사 이 몸이 / 誰知當日鑾坡客
너와 함께 가려다 아직도 못 가는 걸 / 欲與汝歸猶未歸
강 남쪽 곳곳마다 떨어진 매화 날릴 제 / 江南處處落梅飛
수다한 북쪽 사람들은 식미를 노래하네 / 多少北人歌式微
또 봄바람 속에 외기러기 소리를 들어라 / 又向春風聞斷雁
어느 날에나 너와 함께 돌아가게 될런고 / 不知何日得同歸
베개맡의 한 소리 봄 기러기 날아갈 제 / 枕上一聲春雁飛
새벽동이 터오니 빛은 정히 희미하여라 / 晨光欲動正熹微
강 남쪽과 변새 북쪽은 왜 그리도 멀던고 / 江南塞北何迢遞
천명 인심은 절로 돌아가는 데가 있구려 / 天命人心自有歸
만리 길에 줄을 지어 가지런히 날아가니 / 萬里成行不亂飛
성대한 천도는 하찮은 새에까지 미치었네 / 天機袞袞羽毛微
끼룩 소리는 창 앞의 나그네를 일깨우는 듯 / 一聲似警窓間客
수염이 다 세도록 돌아가지 못했냐고 / 白盡髭鬚尙未歸
그 옛날 저 연산에 단풍 잎새 날릴 적엔 / 記得燕山紅葉飛
끼룩 소리 듣고 내 벼슬할 맛 떨어졌었지 / 客窓聞雁宦情微
몇 번이나 집에 돌아갈 생각 일으켰던고 / 幾回惹起還家計
그때 날 돌아가라 재촉한 게 고맙고말고 / 爲謝當年催我歸
[주-D001] 식미(式微)를 노래하네 :
《시경》 패풍(邶風) 식미에 “쇠할 대로 쇠했거늘, 왜 아니 돌아가리오. 님 때문만이 아니라면은, 어이하여 이 곤욕을 당하리오.[式微式微 胡不歸 微君之故 胡爲乎中露]”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약소국인 여(黎)나라 임금이 오랑캐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위(衛)나라에 가서 구원을 기다리며 오래도록 무료한 세월을 보냈으나, 위나라에서는 군사를 풀어 여나라를 찾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으므로, 이에 그 시종신(侍從臣)들이 임금에게 돌아갈 것을 권고하여 부른 노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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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6권 / 시(詩)
산새 우는 소리를 듣다.
봄 산 깊은 곳에 일찍이 놀던 일 기억나네 / 春山深處記曾游
들리는 소리 막지 못해 온종일 걱정했더니 / 觸耳難禁盡日愁
어찌 뜻했으랴 일만 집 밥 짓는 연기 속에 / 豈意萬家煙火裏
두어 소리 지저귐에 유유한 꿈 놀라 깰 줄을 / 數聲驚破夢悠悠
병든 몸 쑤시고 아파 절로 늦게 일어났는데 / 病骨酸辛自懶興
그 누가 시 생각 다시 모여들게 하는고 / 誰敎詩思更相凝
문득 새소리 들으매 되레 느낌이 많으니 / 忽聞啼鳥翻多感
공을 보아 도를 즐기는 중을 배우고 싶네 / 欲學觀空樂道僧
봄이 오매 시구 지어 동유에게 주어라 / 春來有句贈同游
환기며 최귀가 모두 이 시름뿐이었네 / 喚起催歸摠是愁
소리 듣고 맘으로 통해 스스로 즐거우면 / 聲入心通吾自樂
유유자적하는 곳이 바로 유유자적인 것을 / 可悠悠處卽悠悠
밤 늦게 자고 반드시 또 일찍 일어나야지 / 夜寐仍須更夙興
마음속의 도덕을 어느 때나 성취시킬꼬 / 心中道德幾時凝
지저귀는 새 한 소리에도 마음이 동요되니 / 一聲啼鳥心還動
영락없이 지금 세상 땡추중과 흡사하구나 / 宛似如今雀鼠僧
[주-D001] 공을 보아 :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에서 온 말로, 즉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를 의미한 말이다.
[주-D002] 봄이 …… 시름뿐이었네 :
한유(韓愈)의 〈증동유(贈同游)〉 시에 “불러 깨울 땐 창이 완전히 밝았고, 돌아오기 재촉함은 해가 지기 전인데, 무심한 꽃 속의 새들은 다시 서로 정을 다해 우는구나.[喚起窓全曙 催歸日未西 無心花裏鳥 更與盡情啼]” 한 데서 온 말인데, 황정견(黃庭堅)은 이 시의 환기(喚起)와 최귀(催歸)를 모두 새의 이름으로 보았는바, 환기는 일명 춘환(春喚)이라는 봄 새의 이름이고, 최귀는 바로 두견(杜鵑)이라고 하였다. 《韓昌黎集 卷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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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6권 / 시(詩)
낮닭이 울다.
낮닭 우는 소리 속에 앉아 시를 쓰다가 / 午雞聲裏坐題詩
붓 놓쳐 옷에 먹물 드니 화가 몹시 나네 / 筆墜深嗔汚我衣
어찌 샘물 길어다 씻을 겨를이 있으랴 / 豈暇汲泉謀洗滌
의당 시구 퇴고하여 정미함 추구해야지 / 政當鍊句入精微
늦은 구름 술잔 앞엔 자세히 논하려니와 / 暮雲樽酒論應細
못 둑에 봄풀 난 꿈은 드물기만 하여라 / 春草池塘夢亦稀
오묘한 경지는 본디 전수하기 어렵나니 / 妙處由來難授受
생각에 사특함 없어야 기심을 잊게 되리 / 思無邪後要忘機
[주-D001] 늦은 …… 논하려니와 :
두보(杜甫)의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시에 “위수 북쪽엔 봄 하늘의 나무요, 강 동쪽엔 해 늦은 구름이로다. 어느 때나 한 동이 술을 두고서, 우리 함께 글을 자세히 논해 볼꼬.[渭北春天樹 江東日暮雲 何時一樽酒 重與細論文]”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여기서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뜻으로 쓴 것이다.
[주-D002] 못 …… 하여라 :
형제간을 그리워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조(南朝) 송(宋)나라 사영운(謝靈運)이 꿈에 족제(族弟)인 사혜련(謝惠連)을 만나서 ‘못가에 봄풀이 난다.[池塘生春草]’라는 시구를 얻고 아주 만족하게 여겼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03] 생각에 사특함 없어야 :
이는 본디 《시경》 노송(魯頌) 경(駉) 편의 말인데,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시경》 삼백 편에 한 마디로 전체를 포괄할 만한 말이 있으니,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것이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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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7권 / 시(詩)
닭[雞]을 읊다.
평생 산속에 있지 않고 인가에 깃들어 / 生不山林在里閭
때를 알고 의리 지키며 세월을 보내어라 / 知時守義送居諸
가장 예쁜 건 비바람 치는 깜깜한 날도 / 最憐風雨天沈黑
일각인들 언제 남고 모자람이 있었던가 / 一刻何曾有欠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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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8권 / 시(詩)
까치가 울다.
서쪽 집 나뭇가지 끝에선 까치가 울고 / 鵲鳴西宅樹枝頭
비 올 기미 막 걷히어 천지가 가을이라 / 雨氣初收天地秋
백발 늙은이 바야흐로 기쁨이 동하여 / 白髮老生方喜動
우연히 시구 쓰니 이 또한 풍류로구나 / 偶題詩句亦風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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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24권 / 시(詩)
닭이 울다.
흐린 달빛 성긴 별에 하늘 가득 서늘한데 / 淡月疏星涼滿天
닭이 우니 일찍이 조회 나간 일 기억나네 / 雞鳴曾記赴朝聯
연래엔 가만히 누워 봉군록을 먹다 보니 / 年來臥喫封君祿
부름받아 강연에 참예키만 두려울 뿐일세 / 只恐宣呼與講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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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27권 / 시(詩)
새소리를 듣다.
새소리가 기쁨 알리고 작은 창은 밝으니 / 雀聲報喜小窓明
홀로 앉은 늙은이의 흥취가 청쾌하여라 / 獨坐衰翁興況淸
시월의 첫추위는 너무 이른 것도 아닌데 / 十月初寒非大早
산 중턱의 가랑비는 완전히 개질 않았네 / 半山微雨未全晴
가슴속의 잡념들을 씻기에 넉넉한지라 / 剩敎査滓胸中盡
문득 새로운 시가 눈앞에서 나오는구나 / 忽有新詩眼底生
누각 아래 산봉우리들 그림 같은 이곳엔 / 樓下峯巒如畫處
다시 긴 젓대 두세 소리가 필요하련만 / 更消長笛兩三聲
[주-D001] 새소리가 기쁨 알리고 :
인가(人家)에서 아침에 까치가 울면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누각 …… 필요하련만 :
당(唐)나라 때 시인(詩人) 조하(趙嘏)의 〈조추(早秋)〉 시에 “성긴 별 몇 점 아래 기럭은 변새를 비껴 날고, 긴 젓대 한 소리에 사람은 누각을 기대었네.[殘星幾點雁橫塞 長笛一聲人倚樓]”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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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31권 / 시(詩)
꾀꼬리 소리를 듣고 3수(三首)
북쪽 창가 꾀꼬리 소리 교묘하기 마치 생황 / 北牕鶯語巧如簧
취한 꿈 막 깨고 나니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 醉夢初回欲夕陽
기억나네 상림에서 옛날에 한번 들었던 일 / 記得上林曾一聽
오색 구름 깊은 궁중 백화 향기 그윽한 곳 / 五雲深處百花香
젊어서 강 마을에 초당 하나 얽었을 때 / 少向江村構草堂
푸른 버들이 위아래로 연못을 비추었지 / 綠楊高下暎池塘
그때 들었던 꾀꼬리 소리와 흡사하건만 / 綿蠻恰似當時聽
한스러워라 내 머리는 서리 내린 듯하니 / 只恨吾頭白似霜
낮 베개에 홀연히 들리는 벗 찾는 소리 / 午枕忽聞求友聲
쇠잔한 인생 그림자만 벗하니 가엾어라 / 自憐孤影伴殘生
일찍이 들으니 지지에 깊은 뜻 있다는데 / 曾聞知止有深意
대학 공부는 언제나 성취할 수 있을는지 / 大學功夫何日成
[주-D001] 낮 베개에 …… 가엾어라 :
새들도 벗을 찾는데, 목은 자신은 정다운 벗도 없이 홀로 지내니 딱하기도 하다는 말이다. 《시경》 소아(小雅) 벌목(伐木)은 친구 간의 우정을 노래한 시인데, 그중에 “새들이 정답게 지저귀나니, 각자 자기 벗을 찾는 소리로다.[嚶其鳴矣 求其友聲]”라는 구절과, “저 새들을 보게나 저들도 벗을 찾지 않나. 하물며 사람인 우리들이 벗을 찾지 않을쏜가.[相彼鳥矣 猶求友聲 矧伊人矣 不求友生]”라는 구절이 나온다.
[주-D002] 일찍이 …… 있을는지 :
《시경》 소아 면만(綿蠻)에 “날렵하게 나는 저 꾀꼬리, 언덕 모퉁이에 머무네.[綿蠻黃鳥 止于丘隅]”라고 한 것과 관련하여, 공자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새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可以人而不如鳥乎]”라고 언급한 일이 있으며, 또 《대학장구》에 “머물 곳을 안 뒤에야 지향할 목표가 정해지고, 지향할 목표가 정해진 뒤에야 마음이 고요해지고, 마음이 고요해진 뒤에야 외물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知止而後有定 定而後能靜 靜而後能安]”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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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1책 / 시(詩)
기러기〔雁〕
기러기 떼 날아옴에 서리 소식 알았으니 / 陽鳥知霜信
그 울음 한 소리에 온 누리가 가을일레 / 一聲萬里秋
너른 하늘 가지런히 날아와서는 / 天長行整整
넓은 물에 내려앉아 느긋이 노네 / 水闊意悠悠
추위 전에 멀리서 날아왔다가 / 遠集先時候
날아오를 채비할 젠 짝을 챙기네 / 將飛顧侶儔
갈매기도 가을 정취 나누어 갖고 / 白鷗分興趣
갈대꽃 핀 모래톱엔 달빛이 가득 / 明月滿蘆洲
[주-D001] 기러기 :
본서의 편차 순서와 이 시의 내용으로 보아 작자 나이 14세 때인 1754년(영조30) 가을의 작품이다. 가을철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기러기들의 활동 모습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그로부터 시작된 가을 정감이 주변 경물에 전이됨을 묘사하였다.
평성 ‘尤’운으로 제2구(秋)ㆍ제4구(悠)ㆍ제6구(儔)ㆍ제8구(洲)의 운을 맞추었고 제1구의 제2자(鳥)가 측성인 측기식 수구불용운체 오언율시이다.
[주-D002] 기러기 …… 알았으니 :
원문은 ‘陽鳥知霜信’이다. ‘陽鳥’는 기러기를 이르는데, 따뜻한 고장을 찾아 옮겨 다니는 철새이기 때문에 붙은 말이다. 《서경》 〈우공(禹貢)〉의 “팽려에 물이 모여 흐르니, 양조(陽鳥)가 사는 곳이다.〔彭蠡旣豬 陽鳥攸居〕”에 대해 한(漢)나라 공안국(孔安國)은 전(傳)에서 “양기(陽氣)를 따르는 새로, 큰기러기ㆍ기러기 따위이다.〔隨陽之鳥 鴻雁之屬〕”라고 하였고, 공영달(孔穎達, 574~648)은 소(疏)에서 “이 새는 태양의 위도에 따라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양기(陽氣)를 따르는 새이다. 이 때문에 양조(陽鳥)라고 한다.〔此鳥南北與日進退 隨陽之鳥 故稱陽鳥〕”라고 하였다.
‘霜信’은 서리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이다. 중국 북방에 희고 작은 기러기가 가을이 깊어지면 날아드는데, 그 기러기가 오면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황하(黃河) 이북 사람들이 ‘서리 소식〔霜信〕’이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한다. 《夢溪筆談 卷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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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닭과 삽사리〔雞尨行〕
조는 삽사리 귓속의 벼룩을 닭이 쪼니 / 雞啄睡尨耳中蚤
삽사리 화가 나 컹컹 짖으며 달려드네 / 尨怒狺然欲噬雞
닭이 놀라 달아났다 다시 돌아오자 / 雞驚而走還復來
삽사리 다시 쫓아 닭이 홰에 올랐네 / 尨輒逐去雞上棲
해충 없애주려다 외려 물릴 뻔하였으니 / 爲爾除害反遭噬
닭이 멈추지 않았다면 가루가 되었으리 / 雞若不止已粉虀
닭과 삽사리 득실을 따지기 어려우니 / 雞尨得失難具論
세상만사 아득하여 봄꿈처럼 아련해라 / 萬事茫茫春夢迷
[주-D001] 닭과 삽사리 :
52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제(齊) 운을 쓴 칠언 고시이다. 닭은 해충을 쪼아 제거해주기 때문에 개에게는 유익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자고 있는 삽살개의 귓속에 있는 벼룩을 쪼아대어, 개의 화를 돋울 뿐이다. 이 때문에 삽살개는 낮잠을 방해한다고 오해하여 물어 죽일 듯 닭에게 달려든다. 닭은 뜻밖의 위급함에 깜짝 놀라 횃대까지 날아 올라가지만, 해충을 잡아먹기 위해 금세 다시 내려온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이에게 물정 모르고 화를 내는 사람이나, 잘못된 방법으로 끝까지 덕을 베풀려는 사람이나 모두 어리석다는 뜻이 깔려 있다.
그림2 두성령(杜城令) 이암(李巖)의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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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떠돌이 제비〔客燕〕
봄 성에 떠돌이 제비 마냥 날아다니며 / 春城客燕故飛飛
새 둥지 정하지 못했으니 어디에 앉으랴 / 未定新巢底處依
높은 집 화려한 들보가 싫은 게 아니라 / 高閣畫樑非不好
주렴을 걷어 반기는 사람이 없을 뿐 / 世人只是捲簾稀
[주-D001] 떠돌이 제비 :
53세 겨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미(微) 운을 압운한 평기식 칠언절구이다. 집 없는 설움과 말직을 전전하는 처량함을 동시에 담은 시이다. 세상은 봄이 와서 만물들이 각득기소(各得其所)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데, 자신만은 정처가 없어 마냥 떠돌아다닌다. 벼슬도 언제나 한미한 말직을 전전할 뿐이다. 이때 집을 정하지 못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떠돌이 제비를 보고는 자신의 처지를 투사하여 시로 읊었다. 제비에게 높은 집 화려한 들보는, 자신으로 보면 이사 걱정 없는 번듯한 기와집도 될 터이지만 조정의 높은 관직이라 할 수도 있다. 주렴은 거대한 사회적 장벽이다. 무명자 역시 자신의 포부를 펼 수 있는 요직이 싫지 않지만, 붕당과 가문으로 형성된 거대한 장막을 시원히 걷고서 자신을 반기는 사람이 없다. 권력의 주류로부터 배척받은 자의 깊은 좌절과 소외가 떠돌이 제비를 통해 담담하게 형상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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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2책 / 시(詩)
객이 준 닭 한 마리가 새벽을 알리더니
곧 사라져버려서 섭섭한 마음으로〔客贈一鷄 報曉旋失之 悵然有吟〕
붉은 벼슬 빼어난 수탉 한 마리 / 赤幘何昂昂
벗이 내 초가집에 선물했는데 / 故人贈草堂
잠시 울타리 뚫고 나갔다 / 暫穿籬落去
이웃집에 붙잡히고 말았네 / 已被隣家攘
늦잠 잘까 걱정을 떨칠 수 없고 / 失曉愁難破
자웅 겨루던 용맹 잊을 수 없으니 / 鬪雄勇可忘
닭 이름 부르는 소리가 밭두둑을 뒤덮었던 / 名呼蓋阡陌
시향(尸鄕)의 축계옹(祝鷄翁)을 어찌하면 배울 수 있을까 / 安得學尸鄕
[주-D001] 객이 …… 마음으로 :
본서의 편차 순서로 보아 작자 나이 48세 때인 1788년(정조12) 늦가을~겨울의 작품이다.
벗에게 선물 받은 수탉을 잃은 뒤의 근심과 아쉬움을 읊었다.
평성 ‘陽’운으로 제1구(昂)ㆍ제2구(堂)ㆍ제4구(攘)ㆍ제6구(忘)ㆍ제8구(鄕)의 운을 맞추었고, 제1구의 제2자(幘)가 측성인 측기식 수구용운체 오언율시이다.
[주-D002] 닭 …… 축계옹(祝鷄翁) :
시향(尸鄕)은 옛 지명으로, 지금의 하남성 언사현(偃師縣) 서남쪽의 신채진(新蔡鎭)에 있었다. 축계옹은 본디 낙양(洛陽) 사람으로 시향 북쪽의 산 밑에서 100여 년 동안 닭을 길렀는데, 1000여 마리의 닭에게 모두 이름을 붙여주어서 그가 닭의 이름을 부르면 닭들이 알아듣고 다가왔다고 한다. 《列仙傳 祝鷄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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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이놈 까치야〔嗔鵲〕
까치의 날개 매우 반짝이고 / 鵲羽甚鮮耀
날쌔게 날며 까악까악 우네 / 飛𦑁聲喳喳
하늘에서 울면 돌아오는 소식 있고 / 噪乾歸期占
나무에서 울면 기쁜 소식 있으니 / 鳴樹喜報誇
미운 부엉이에 대랴 / 寧似惡鴟鴞
더러운 까마귀와도 다르지 / 殊異唾烏鵶
하지만 사람에게 해로우니 / 然有害於人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 則我不汝嘉
행동은 한가로우니 못된 짓 잘 숨기고 / 行閑跡易潛
모습은 깨끗하나 욕심 외려 지나치네 / 貌㓗欲反奢
마당에서는 병아리를 해치고 / 庭磔養雞雛
밭에서는 호박을 쪼아먹으며 / 田啄種匏瓜
고기 훔치고 된장 채어 가 / 竊肉與攫豉
갖은 폐해 적지 않지만 / 種種弊弗些
약은데다 의심 많아 / 惟其莫猜疑
막을 길이 없어라 / 所以難禦遮
그중 가장 큰 골칫거리는 / 最是大患在
딱한 이 초가집이라네 / 哀此草爲家
가난한 사람은 만사가 어려워 / 貧人百事艱
해가 넘도록 새 지붕 이지 못하니 / 經年茅未加
물이 새고 흙이 떨어져 나가 / 滲漏土木溼
썩은 지붕에 굼벵이 생기지 / 腐爛生螬蛙
네놈이 먹을 것 찾느라 / 爾來求之食
쪼아대고 헤쳐대지 / 觜啄兼爪爬
배불리 먹으려 이리저리 다니고 / 貪得足頻移
쫓길까 두려워 울지도 않으며 / 畏逐口無譁
온 지붕 파헤쳐대니 / 撥掘遍屋上
곳곳마다 구멍이 뻥뻥 / 處處成凹窪
이음새마다 높낮이가 달라 / 畦畛劇高低
골짜기처럼 울퉁불퉁하여라 / 巖谷互谽谺
하늘에 큰 비바람이 일면 / 天乃大風雨
삼대처럼 줄줄 비가 새어 / 漏下勢如麻
방 안에는 풀과 버섯 자라고 / 房奧茁草菌
부엌엔 두꺼비가 새끼 치네 / 厨竈産蝦蟆
너 때문에 기울어져 / 因而至傾頹
들보와 기둥 속절없이 뒤틀렸다 / 棟柱空杈枒
하루아침에 집 잃고서 / 一朝忽失所
저 달팽이가 부럽구나 / 咄咄羡彼蝸
밤이 캄캄할 젠 도둑 들까 겁나고 / 夜黑戒偸盜
몸 노출되니 뱀에 물릴까 무서워라 / 身露㥘蟲蛇
원인을 따져보면 / 苟求所以然
네놈 탓 아니더냐 / 致此非若耶
천지가 만물을 생육할 때 / 天地育萬物
참으로 악독한 화의 싹이니 / 戾氣眞孽牙
해독은 물여우와 같고 / 毒害似蜮弩
흉포함은 귀차보다 심해라 / 凶鷙甚鬼車
내 네게 무슨 잘못 했길래 / 吾何負於汝
나의 삶을 망쳐놓느냐 / 而使壞生涯
무너뜨리는 게 어찌 이치리오 / 傾覆豈其理
묵묵히 생각하다 다시 장탄식하네 / 默念還長嗟
미운 건 이런 것만이 아니니 / 所惡非似是
모습과 행실 아주 달라 / 貌行有殊差
영조요 길조라는 이름 차지하고 / 占取靈吉名
겨울 나무에 앉아 정답게 우네 / 軟語坐寒楂
사람으로 말하자면 겉은 훤칠한데 / 譬如人脩㓗
속마음은 실제로 음흉하여 / 其中實憸邪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니 / 流害及無辜
헛된 명예요 참 아름다움 아니다 / 虛譽非眞姱
아이들아 잘 대해주지 말고 / 兒曹莫相饒
활로 쏘고 막대로 때리거라 / 弓彈更杖撾
[주-D001] 이놈 까치야 :
52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마(麻) 운 하나로 압운한 일운도저격의 60구의 장편 고시이다. 이 시는 까치의 행실을 묘사함으로써 빈한한 한사(寒士)의 궁핍한 일상을 잘 보여주고, 나아가 까치의 못된 행실을 낱낱이 추적함으로써 겉으로 점잖은 척하면서 뒤로 온갖 행악을 일삼는 거짓 군자의 이중성을 고발하였다.
그림1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작도(鵲圖)〉 서울대학교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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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자집 시고 제3책 / 시(詩)
닭과 삽사리〔雞尨行〕
조는 삽사리 귓속의 벼룩을 닭이 쪼니 / 雞啄睡尨耳中蚤
삽사리 화가 나 컹컹 짖으며 달려드네 / 尨怒狺然欲噬雞
닭이 놀라 달아났다 다시 돌아오자 / 雞驚而走還復來
삽사리 다시 쫓아 닭이 홰에 올랐네 / 尨輒逐去雞上棲
해충 없애주려다 외려 물릴 뻔하였으니 / 爲爾除害反遭噬
닭이 멈추지 않았다면 가루가 되었으리 / 雞若不止已粉虀
닭과 삽사리 득실을 따지기 어려우니 / 雞尨得失難具論
세상만사 아득하여 봄꿈처럼 아련해라 / 萬事茫茫春夢迷
[주-D001] 닭과 삽사리 :
52세에 지은 작품이다. 평성 제(齊) 운을 쓴 칠언 고시이다. 닭은 해충을 쪼아 제거해주기 때문에 개에게는 유익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자고 있는 삽살개의 귓속에 있는 벼룩을 쪼아대어, 개의 화를 돋울 뿐이다. 이 때문에 삽살개는 낮잠을 방해한다고 오해하여 물어 죽일 듯 닭에게 달려든다. 닭은 뜻밖의 위급함에 깜짝 놀라 횃대까지 날아 올라가지만, 해충을 잡아먹기 위해 금세 다시 내려온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이에게 물정 모르고 화를 내는 사람이나, 잘못된 방법으로 끝까지 덕을 베풀려는 사람이나 모두 어리석다는 뜻이 깔려 있다.
그림2 두성령(杜城令) 이암(李巖)의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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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암집 제2권 / 시(詩)○오언절구보유(五言絶句補遺)
잉어를 놓아주면서〔放鯉魚〕
너는 본디 큰 바다 헤엄쳤는데 / 汝本游河海
어찌해 끓는 물에 있게 되었니 / 如何在煎中
오늘 아침 좋은 선비 만났으니 / 今朝逢吉士
네 마음대로 용궁 향해 가거라 / 得意向龍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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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집 제1권 / 시(詩)
큰기러기. 5장〔鴻鴈 五章〕
큰기러기 울음 울며 / 鴻鴈于鳴
새벽길 훨훨 날아가도다 / 肅肅晨征
오늘날의 선비들은 / 凡今之士
학문에 뜻을 두지 않도다 / 不志丁成
저 높은 수레에 멍에하여 / 駕彼高車
탄탄대로에 임하도다 / 臨于坦途
길이 멀기도 하니 / 途之云遠
어찌 빨리 몰지 않으리오 / 胡不遄驅
날이 가고 달이 가매 / 日往月來
온갖 꽃이 활짝 피도다 / 百卉敷榮
변함없이 전일한지라 / 維其不貳
이 때문에 낳고 낳도다 / 是用生生
하늘이 부여함이여 / 惟天之予
몹시도 크도다 / 亦孔之大
하늘이 네게 임하시니 / 天之臨女
어찌 혹시라도 태만하랴 / 其敢或怠
흘러가는 저 냇물을 보건대 / 相彼川流
도도하여 그치지 않도다 / 滔滔不止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 于今不力
어느덧 늙으리라 / 忽其老矣
[주-D001] 학문에 …… 않도다 :
‘정성(丁成)’은 ‘성정(成丁)’으로, 남자가 부역을 하는 나이에 도달한 것으로 시대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대체로 15세 이상을 말한다. 따라서 이는 《논어》 〈위정(爲政)〉의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다〔十有五而志于學〕”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D002] 변함없이 …… 낳도다 :
《중용장구》 제26장에 “천지의 도는 한마디 말로 다할 수 있으니, 그 물건 됨이 변치 않는다. 그리하여 물건을 냄이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다.〔天地之道 可一言而盡也 其爲物不貳 則其生物不測〕”라고 하였는데, 그 주석에 “‘변치 않음〔不貳〕’은 ‘성하는 것〔所以誠〕’이니, 성(誠)하기 때문에 쉬지 않아 물건을 냄이 많아서 그 소이연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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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집 제1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제비가 옛 성을 찾았다가 한 번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燕尋古壘一去不返〕
처음 찾았던 옛 성 텅 빈 처마 아래엔 / 初尋古壘虛簷底
먼지 낀 둥지 적막하고 거미줄만 얽혔네 / 寂寞塵窠罥網虫
성 가득히 화려한 집 그림자 깊은 곳으로 / 華屋滿城深晝景
한번 날아가고는 다시 자취가 없네 / 一回飛去更無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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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집 제1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기러기〔雁〕
바람 속에 비낀 행렬 끊어졌다 이어지고 / 風裏斜行斷復連
몇 마디 울음소리 백운 가에 맑게 사무치네 / 數聲淸徹白雲邊
대산 입구의 서리와 눈은 얼마나 되던가 / 岱門霜雪知多少
형양을 향해 만 리 하늘로 날아오르네 / 飛向衡陽萬里天
[주-D001] 형양(衡陽) :
중국의 형산(衡山) 남쪽에 회안봉(回雁峯)이 있는데, 기러기가 가을에는 이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봄을 기다려서 북쪽으로 돌아간다고 한다.《당시훈해(唐詩訓解)》〈지기(地記)〉에 “형산 한 봉우리 매우 높아 기러기가 넘지 못한다. 그러므로 회안봉이라 하였다.〔衡山一峯極高 雁不能過 故名回雁峯〕”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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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암집 제18권 / 시(詩)○희년록 중(稀年錄中)
기러기를 노래하다〔詠雁〕
기러기는 사냥을 눈치 챈 듯 아득히 하늘 멀리 / 鴻雁冥冥似見幾
초나라 구름 오나라 달 향해 전심전력 날아가네 / 楚雲吳月盡情飛
어찌하여 함로의 경계를 깡그리 잊고서 / 如何忘却含蘆戒
남으로 북으로 무단히 또 가고 오는지 / 南去無端又北歸
[주-D001] 어찌하여 …… 오는지 :
기러기도 주살을 피하려면 이 강변에 내려와서 기다란 갈대를 입에 물고 먼길을 떠나야 할 텐데, 어째서 그 경계를 망각하고 위험하게 날아가느냐는 뜻으로, 사방의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번암 자신의 처지를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남자(淮南子)》 〈수무훈(脩務訓)〉에 “기러기는 바람을 이용하여 기력을 아끼고, 갈대를 입에 물고 날아가 주살에 대비한다.[夫雁順風以愛氣力, 銜蘆而翔, 以備矰弋.]”라고 하였는데, 고유(高誘)가 해설하기를 “갈대를 무는 목적은 주살이 날개를 제대로 겨냥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銜蘆所以令繳不得截其翼也]”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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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집 제1권 / 시(詩)
두견새〔杜鵑〕
귀촉도 피울음 천년 세월 푸른데 / 蜀血千秋碧
봄바람에 붉은 꽃으로 피어났구려 / 東風化作紅
돌아가고픈 영혼은 세상을 헤매고 / 歸魂迷世界
옅은 빛깔은 숲속에 곤궁하도다 / 淡色困林叢
낭원에 뿌리내리지 못했거늘 / 閬苑根無着
경림에서의 꿈 벌써 부질없네 / 瓊林夢已空
나뭇가지에 두견새 한 소리가 / 一聲枝上鳥
근심 맺혀 달빛마저 몽롱하구나 / 愁結月朦朧
[주-D001] 귀촉도 …… 피어났구려 :
옛날 촉(蜀)나라에 이름이 두우(杜宇)인 망제(望帝)가 있었는데, 죽어서 두견이가 된 뒤 봄철에 밤낮으로 슬피 울어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연분홍 진달래가 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두견새를 촉혼(蜀魂)ㆍ촉조(蜀鳥)ㆍ귀촉도(歸蜀道)ㆍ두백(杜魄)ㆍ두우(杜宇)ㆍ망제혼(望帝魂)이라고도 한다. 《太平御覽》
[주-D002] 낭원(閬苑) :
곤륜산(崑崙山) 꼭대기에 있다는 신선의 세계를 가리킨다.
[주-D003] 경림(瓊林) :
선경(仙境)의 진기한 수림(樹林)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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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집 제2권 / 시(詩)
새소리를 듣다〔聽鳥〕
옥하관에 화초 없으니 / 玉館無花草
봄빛은 어느 곳에 깃드는가 / 韶光着何處
다정해라 창밖의 새들이 / 多情窓外禽
짹짹대며 봄 전송하는 소리 / 欵欵送春語
[주-D001] 옥하관(玉河館) :
외국 사신이 머물던 연경(燕京)의 관소(館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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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40권
기러기 소리를 듣다
밤중에 돌아가는 기럭 소리 차마 못 듣겠네 / 夜窓歸雁不堪聞
강 남쪽 만리 구름 끝에 울며 내려가누나 / 叫落江南萬里雲
고향 전원 바라보니 가을이 막 저물었어라 / 回首故園秋政暮
온 하늘 가득 돌아가고픈 생각이 일어나네 / 一天歸思惹紛紛
[주-D001] 기러기 소리를 듣다 :
이 시는 원 대본에는 권41 〈비 온 뒤에〔雨後〕〉 시 앞에 있었는데, 착간으로 판단하여 이곳으로 옮겨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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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40권
기러기 소리를 듣다
밤중에 돌아가는 기럭 소리 차마 못 듣겠네 / 夜窓歸雁不堪聞
강 남쪽 만리 구름 끝에 울며 내려가누나 / 叫落江南萬里雲
고향 전원 바라보니 가을이 막 저물었어라 / 回首故園秋政暮
온 하늘 가득 돌아가고픈 생각이 일어나네 / 一天歸思惹紛紛
[주-D001] 기러기 소리를 듣다 :
이 시는 원 대본에는 권41 〈비 온 뒤에〔雨後〕〉 시 앞에 있었는데, 착간으로 판단하여 이곳으로 옮겨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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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집 제52권 / 시류(詩類)
기러기 우는 소리를 듣다
먼 산은 흡사 눈썹먹 같고 옥비녀와도 같고 / 遠山如黛復抽簪
푸른 안개 사이로 단풍잎은 펄펄 나는데 / 黃葉飛飛間翠嵐
홀로 누각 기대어 지나는 기럭 소리 듣자니 / 獨倚高樓聞雁過
깊은 밤 달빛에 섞여 강남에 떨어지누나 / 夜深和月落江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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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탄집 제4권 / 시(詩)
제비〔鷰〕
그림 누각 깊숙하고 발 머리는 나직한데 / 畫閣深深簾額低
쌍쌍으로 날고 울고 짝을 지어 깃드누나 / 雙飛雙語復雙棲
마을 어귀 버들에는 봄바람이 불어오고 / 綠楊門巷春風晩
연못가의 푸른 풀엔 보슬비가 뿌옇구나 / 靑草池塘細雨迷
나비 좇아 가끔씩은 대숲 언덕 뚫고 가고 / 趁蝶有時穿竹塢
집 지으려 종일토록 미나리 밭 진흙 쪼네 / 壘巢終日啄芹泥
몸 의탁할 곳 얻으니 누가 감히 모욕하리 / 托身得所誰相侮
매년마다 새끼 길러 나란하게 나는구나 / 養子年年羽翼齊
[주-D001] 제비〔鷰〕 :
이 시는 《속동문선》 권7 칠언율시에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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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집 제1권 / 시(詩)○잠고(潛稿) 선생이 소싯적에 잠수(潛叟)라 자호(自號)하고 시고를 잠고라 하였다.
둥지 트는 제비를 읊다 연구(聯句)
온천 행궁의 직소에 둥지를 트는 제비에 대해, 교리 이계주(李季周) 단하(端夏) 와 대교 최주경(崔周卿) 후상(後尙) 과 연구를 지었다.
멀리 오의국 떠나 / 遠別烏衣國
새로이 백옥당에 둥지를 트네 - 계긍(季肯) - / 新巢白玉堂
쌍쌍이 삼짇날에 날아와 / 雙雙趁社日
속속 궁장으로 다가드네 - 주경(周卿) - / 故故近宮墻
무시로 날아 오르내리며 / 下上飛無定
지지배배 뜻 모르게 재잘대네 - 계주(季周) - / 呢喃語未詳
처마는 비었어라 장막 그림자 번득이고 / 簷虛飜幕影
진흙은 따스해라 미나리 내음 풍기네 - 계긍 - / 泥暖帶芹香
머물러 쉴 때 다 되어 가매 / 棲息時將晩
둥지 짓는 뜻 정녕 바빠라 - 주경 - / 經營意政忙
익히 아는 듯 사람을 따르고 / 依人如款識
땅을 잘 골라 영광을 입었네 - 계주 - / 擇地有榮光
무너진 보루 궁벽한 마을 / 廢壘村郊僻
돌아오는 길은 바다 건너 월나라 먼 길 - 계긍 - / 歸程海越長
낮게 돌아 자주 안상을 스치고 / 低回頻拂几
줄지어 대들보 사이 교묘히 지나네 - 주경 - / 追逐巧穿樑
물을 차곤 이내 돌아왔다가 / 掠水仍回去
바람 타고 더 멀리 날아가네 - 계주 - / 隨風更遠翔
노씨 집은 그리워하지 말게나 / 盧家休眷戀
사씨 집은 이미 황량해졌다네 - 계긍 - / 謝宅已荒涼
길이 난파 곁에 의탁하여 / 永託鑾坡側
늘 장전 곁을 그리워하게 - 주경 - / 常懷帳殿傍
미물이 먼저 기미를 감지하니 / 微禽先得氣
장차 언덕에서 봉황이 우는 것을 보리라 - 계주 - / 行見鳳鳴岡
[주-D001] 최주경(崔周卿) :
주경은 최후상(崔後尙, 1631~1680)의 자이다. 영의정 최명길(崔鳴吉)의 아들로, 홍문관 응교를 지냈다.
[주-D002] 오의국(烏衣國) :
오의는 제비의 이칭이다. 진(晉)나라 때 귀족인 왕씨(王氏)와 사씨(謝氏)들이 살던 동네에 제비가 많다 하여 오의항(烏衣巷)이라 하였다. 유우석(劉禹錫)의 시 〈오의항〉에 “옛날 왕씨 사씨 집 앞의 제비, 심상한 백성 집에 날아드네.[舊時王謝堂前燕 飛入尋常百姓家]” 하였다. 오의국은 오의항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주-D003] 백옥당(白玉堂) :
한림원의 별칭이다.
[주-D004] 노씨(盧氏) 집 :
당나라 심전기(沈佺期)의 시 〈고의(古意)〉에 “노씨 집의 어린 며느리 금당에서 울적해하고, 바다제비는 화려한 들보에 쌍으로 깃드네.[盧家少婦鬱金堂 海燕雙棲玳瑁梁]” 하였으며, 서발(徐𤊹)의 〈옥주행(玉主行)〉에서는 “무산의 베갯머리 구름이 되고 싶고, 노씨 집 들보 위 제비가 되고 싶어라.[願作巫山枕畔雲 願作盧家梁上燕]” 하였으니, 노씨 집은 제비가 호사하게 지내던 곳임을 알 수 있다.
[주-D005] 사씨(謝氏) 집 :
제비가 호사하게 지냈던 곳이다. 진(晉)나라 때 귀족인 왕씨(王氏)와 사씨(謝氏)들이 살던 동네에 제비가 많다 하여 오의항(烏衣巷)이라 하였다. 유우석(劉禹錫)의 시 〈오의항〉에 “옛날 왕씨 사씨 집 앞의 제비, 심상한 백성 집에 날아드네.[舊時王謝堂前燕 飛入尋常百姓家]” 하였다.
[주-D006] 난파(鑾坡) :
금란파(金鑾坡)의 약칭으로, 한림원의 이칭이다. 당나라 때 한림원이 금란전(金鑾殿)에 있었다.
[주-D007] 장전(帳殿) :
임시로 장막을 치고 지내는 임금의 거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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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집 제4권 / 시(詩)○석천록 하(石泉錄下)
올빼미와 봉황
배가 부른 뒤에도 썩은 쥐를 못 잊고 / 已飽未能忘腐鼠
늘상 굶주려도 한 그루 벽오동을 사랑하네 / 恒飢猶自愛孤桐
제 각각 어리석고 교활함을 따르니 비웃을 것 없다 / 各從癡黠休相笑
단록에도 일찍이 호풍환우한 사람 없으니 / 丹籙曾無嘯雨翁
[주-D001] 단록(丹籙) :
도가서(道家書)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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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집 제4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꾀꼬리와 꽃이 가난한 이를 버리지 않다〔鸎花不棄貧〕
곡구에서 누가 자진을 찾을 수 있을까 / 谷口誰能訪子眞
한가로이 지내며 외려 스스로 푸른 봄을 짝하노라 / 閑居猶自伴靑春
꾀꼴꾀꼴 우는 꾀꼬리 한가로이 자리 엿보고 / 間關鸎語閑窺坐
짙은 꽃향기 사람에게 잘 전해지네 / 瀲灎花香好趁人
평상 쓸고 때때로 오묘한 경계를 보고 / 掃榻時時觀妙境
술동이 열어 곳곳에서 아름다운 손님 마주하네 / 開樽處處當佳賓
중울의 쑥대 길을 누가 알랴 / 誰知仲蔚蓬蒿逕
오직 동군이 가난을 싫어하지 않는구나 / 唯有東君不厭貧
[주-D001] 꾀꼬리와 …… 않다 :
낭사원(郞士元)의 시 〈장 남사를 보내며[送張南史]〉의 한 구절을 취하여 제목으로 삼았다.
[주-D002] 곡구(谷口)에서 …… 있을까 :
한나라 때에 정박(鄭樸)이라는 고사(高士)가 곡구에 은둔하여, 권세가인 왕봉(王鳳)의 초빙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청고(淸高)하게 살았는데, 그 후 곡구는 은자(隱者)가 사는 곳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으며, 지조를 지키며 청렴하게 은둔해 생활하는 사람을 비유할 때에 ‘곡구자진(谷口子眞)’ 또는 ‘곡구진(谷口眞)’이라 하였다. 자진은 정박의 자이다. 《법언(法言)》 권5 〈문신(問神)〉에 “곡구에서 정자진이 자신의 지조를 굽히지 않고 암석 아래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그 명성이 서울에 자자하였다.” 하였다.
[주-D003] 중울(仲蔚)의 …… 알랴 :
중울은 후한(後漢)의 장중울(張仲蔚)을 말한다. 어려서부터 같은 고을의 위경경(魏景卿)과 함께 몸을 숨기고 벼슬하지 않았는데, 박학다식하여 천문(天文)에 정통하고 시부(詩賦)에 능하였다. 늘 빈한하여 그가 사는 집에 사람의 키를 넘을 정도로 쑥대가 우거졌으므로 “중울봉호(仲蔚蓬蒿)”라는 《몽구(蒙求)》의 표제가 전해 온다. 《高士傳 中 張仲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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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집 제4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매를 잃어버리고〔失鷹〕
눈은 신기 번득이고 발톱은 호방한데 / 眼中神俊手中豪
막 조롱에서 꺼내다가 끈이 풀렸네 / 初出雕籠乍解絛
하늘의 서늘한 바람에 지기를 더하더니 / 碧落涼飆增志氣
평원의 지는 해에 불러들이지 못했네 / 平原斜日失招呼
여섯 깃털 길러 준 것 괜한 은혜였으니 / 養成六翮徒爲惠
천 봉우리 날아다니며 절로 교만하리라 / 飛過千岑自在驕
이제는 그물 염려되니 조심해서 피하여 / 從此虞羅須謹避
가을 하늘에서 독수리 떼 잘 따르기를 / 好隨鵰鶚傍秋霄
[주-D001] 여섯 깃털 :
공중에 높이 나는 새는 여섯 개의 강한 깃털을 지니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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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전집 제3권 / 시(詩)
제비가 오지 않아〔無鷰〕
을묘년(1735, 영조11)에 봄이 되어도 제비가 오지 않으므로 이변을 기록하는 바이다.
지난겨울 날씨가 몹시 춥더니 / 前冬寒氣酷
칩거한 제비들 소식 없구나 / 蟄鷰無消息
아마도 모두들 바위 굴에서 / 意者巖穴中
남김없이 다 얼어 죽었나 보다 / 凍死無遺育
본디 너희 성품은 순진무구해 / 爾性本純良
남에게 해독을 끼치지 않지 / 不見害物毒
무엇보다 사람을 가까이하여 / 於人最詭隨
아무리 쫓아도 물러 안 가네 / 雖驅亦不卻
오고 갈 제 언제나 신의가 있고 / 去來恒有信
봄가을의 절서를 어긴 적 없지 / 春秋未曾錯
천시에 순응하여 돌아올 때엔 / 歸將順天時
모두 함께 반드시 오곤 했는데 / 與物期同復
어쩌다가 천시가 크게 어긋나 / 如何時大謬
다 죽고 소생하기 어렵게 됐나 / 委殞難穌脈
기러기는 가는데 오지 않으니 / 鴻歸失代謝
아무리 꽃 피어도 적막하여라 / 花發空寂寞
집집마다 옛 둥지 다 떨어지고 / 家家舊巢落
재잘대는 참새들 와서 쪼누나 / 啾雀競來啄
아아, 저 가여운 작은 새들이 / 嗚呼彼微禽
죄도 없이 멸족을 당했나 보다 / 無辜被滅族
[주-D001] 將 :
《성호속집》 권1에는 ‘藏’으로 되어 있다.
[주-D002] 穌 :
대본에는 ‘消’로 되어 있는데, 뜻이 통하지 않아 바로잡았다. 《성호전집》 제3권의 〈족인 재도(載道)를 애도하다〉에도 ‘나의 맥이 봄과 함께 소생하였네.〔穌脈與春至〕’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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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전집 제3권 / 시(詩)
참새가 대합(大蛤)이 되다〔雀爲蛤〕
물건의 성질에 변화 있는 건 / 物性有變遷
새들이나 갑각류 동일하다네 / 介羽同一理
나무에 한가득 떠들던 참새 / 啾啾滿樹雀
홀연히 어디론가 가 버렸구나 / 忽焉歸何地
대합으로 변한단 말이 있으니 / 曾聞化爲蛤
바로 모두 바다로 들어갔구나 / 定知入大水
너희 본래 사람에게 해를 끼치니 / 爾本於人害
가 버린들 그 누가 기뻐 안 하랴 / 其去孰不喜
지붕을 뚫어 대고 곡식 쪼아 대 / 穿屋損禾稼
쫓아내도 다시금 몰려들었지 / 驅去還復至
그물 치고 주살로 잡아도 보고 / 張羅與弋簒
온갖 방책 다 써도 소용없다가 / 百爲無良技
하늘이 사람을 유독 사랑해 / 天心愛民偏
순식간에 우환을 없애 주었네 / 一朝患自已
더구나 맛 좋은 조개 됐으니 / 况復成佳味
그 변화 더욱더 좋은 일이지 / 善變事尤美
아스라한 저 물가 갯벌 사이에 / 茫茫浦渚間
시기와 질투 없이 자유롭구나 / 自在無嫉忌
어떤 것도 너무나 극성을 떨면 / 或云物極盛
우레 쳐서 모두 다 죽인다는데 / 雷擊將盡死
갯벌에서 지금은 자리를 잡고 / 在渠今得所
흙 먹으며 편안히 지내게 됐네 / 啜土可安意
어찌하면 들쥐가 메추리 되어 / 安得鼠爲鴽
공사 간에 쌓인 곡식 보전할거나 / 公私保委積
[주-D001] 참새가 대합(大蛤)이 되다 :
《예기》 〈월령(月令)〉에서 계추(季秋)에 대해 일컫기를 “기러기가 찾아오고 참새가 바닷속으로 들어가 대합이 된다.〔鴻雁來賓 爵入大水爲蛤〕”라고 하였다.
[주-D002] 어찌하면 …… 보전할거나 :
《예기》 〈월령〉에서 계춘(季春)에 대해 일컫기를 “오동나무에 처음으로 꽃이 피고 들쥐가 변하여 메추리가 된다.〔桐始華 田鼠化爲鴽〕”라고 하였는데, 실제로 쥐가 메추리로 변함으로써 공적이든 사적이든 창고에 쌓인 곡식들이 쥐의 피해를 받지 않고 보전될 수 있기를 희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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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조류,기타) 제2-2권. 끝.
첫댓글 조류에 관한 많은 漢詩들을 올려져 있네요.
좋은 자료들을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말 휴일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자료 잘 가져 가겠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