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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단순한 장식 아닌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기회 |
[미술여행=윤경옥 기자] 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중구 명덕로 333 대백프라자 12층)가 “한국 고유의 꽃꽂이 일지화 (一枝花 )를 보존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 보급하고자 2018년에 결성된 <정설일지화 연구모임>의 회원들 작품 32점을 소개 한다.
‘Spring ephemeral’란 이른 봄에 꽃을 피워서 잎이 돋아난 후에는 땅 밑에서 지내고 지상에서는 사라지는 아주 특별한 꽃들이다. ‘이른 봄 식물’ 이면서 봄의 전령사이자 봄의 요정이라고도 불리는 이 꽃들은 봄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봄을 상징하는 풀꽃들이다.
복수초, 수선화, 히야신스, 은방울수선, 튤립, 물망초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른 봄을 상징하는 매화, 납매, 동백, 생강나무, 함소화 등 나무 꽃을 배치하여 '정설일지화 연구모임' 회원들의 전시 주제인 "Spring ephemerals 봄의 전령사들" 작품으로 봄의 아련한 느낌을 꽃으로 표현했다.
● 꽃꽂이...단순한 장식 아닌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기회
꽃꽃이는 자연 소재인 꽃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조금더 예쁘게 다듬는 과정에서 자연과 대화하는 예술행위다. 꽃꽂이는 꽃을 꽂는 과정에서도 명상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을 감상하는 이에게도 자연과의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꽃이 가지고있는 아름다움을 자연에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공간에서도 이제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공간을 보다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꽃꽂이 활동이 점차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 되어 가고 있다.
개인이나 단체(동호회)들이 최근 활발하게 꽃꽃이 활동을 이어가면서 이제 꽃꽂이는 단순한 장식을 위한 소재가 아닌 자연과 인간의 교감의 기회를 제공하는 훌륭한 대상이 된다. 특히 꽃곷이는 계절감 있는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계절적인 시간의 흐름도 일깨워 준다.
한국 전통 미학인 비움과 절제미의 공간 활용은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의 주된 꽃꽂이 ‘일지화(一枝花)’는 조선시대 옛 선비들의 사랑방에 소박하면서도 품격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설일지화 연구모임 회원들은 이번 작품전 전시인 " Spring ephemerals 봄의 전령사들"을 통해 그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일지화를 현대적인 소재와 공간에 어울리도록 보다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형태로 표현 하고 있다.
‘정설일지화 연구모임’의 이숙자 회장은 전통과 현대가 융합되는 꽃꽂이 작품전인 "봄의 전령사들 Spring ephemerales"展 전시를 오는 3월 21일(금) 부터 23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12F)에서 선보인다.
‘일지화(一枝花)’란 조선시대의 옛 선비들의 사랑방을 꾸민 소박한 꽃꽂이이다. 가지의 선에서 계절의 감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정설일지화 연구모임'은 2018년 일지화 연구 모임을 창립해 잊혀져가는 한국 고유의 꽃꽃이 일지화를 보존하는 한편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구를 해왔다.
회원들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꽃꽂이 기법들을 마이너스 사고로 정리하고 간소화하여 식물의 다양성과 계절감을 화기와의 조화를 이룬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대칭적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프랑스에서 창시된 살아 있는 조각 (Bio Sculpture )의 현대적 모습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살아 있는 조각” 즉 식물을 활용한 조각은 프랑스에서 동양 꽃꽂이를 수용하여 창시된 꽃꽂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서른 두 점의 작품들은 2025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동양과 서양의 꽃꽃이가 일지화 (一枝花 )와 어떤 영향과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게 된다.
한편 한국의 꽃꽂이 예술 즉 화예(花藝)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사찰에서 꽃꽂이가 이루어졌으며 불교 의식과 행사에서 꽃을 사용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심신의 정화를 도모 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궁중과 민간에서도 꽃꽂이가 활발하게 행해졌으며 이러한 문화는 현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정설일지화 연구모임에서는 이와같이 조선시대의 사대부 집안 책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일지화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여 발표회를 갖는다.
이번 " Spring ephemerals 봄의 전령사들"전시에서는 정설일지화 연구모임 회원(작가)들의 작품(30점), 공동작품(2점)이 전시된다. 참여 작가는 강선자, 구란영, 김순재, 박상임, 박지현, 수경문, 이명희, 이숙자, 우정숙, 엄현정 작가 등이다.
<주요 작품 소개>
◈Bio sculpture, 황금조팝나무. 히야신스
사진; Bio sculpture, 황금조팝나무. 히야신스
조선시대의 사대부 집안 책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일지화(한국 꽃꽂이 역사 - 1999 년 : 고하수 하수출판)를 병과 소반과의 배합으로 꾀해 본다.
◈일지화 1, 히어리나무, 동백
사진: 일지화 1, 히어리나무, 동백
화형에 매이지 않고 가지 흐름 따라 꽂의 고풍스러움을 살려서 꽃이 장식성에 그치지 않는 계절감을 느끼게 하고자 한다.
◈일지화 2, 산딸나무 열매. 동백
사진: 일지화 2, 산딸나무 열매. 동백
산딸나무 마른 가지에 남은 열매 몇 개가 엄동 바람을 느끼게 하지만 동백꽃의 윤기 있는 잎과 청초한 흰색이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게 한다.
◈일지화 3, 목련나무 새싹. 자란
사진: 일지화 3, 목련나무 새싹. 자란
목련의 연두색 새싹과 네온 바이올렛색의 자란의 색깔 대비가 봄의 파워를 느끼게 한다. 아쉽게도 이 연두색과 네온 바이올렛 대비는 현대적인 색감에서 배제되어 가는 한복 색깔 배합이다.
◈일지화 4, 복사꽃. 동백꽃
사진: 일지화 4, 복사꽃. 동백꽃
요즈음 꽃꽂이 작품에서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고풍스러운 상감청자를 사용함으로써 품격이 높아짐을 알수 있다. 꽃의 분홍색과 빨간색 배합이 한국적색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우정숙 작가
우정숙 작가
풀 한 포기를 만짐으로써 현대 생활 속에 자연이 확 들어 올 수 있다. 억새로 바람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하얀 꽃 오르레야가 흔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윤기있고 중후한 털머위잎이 밑에서 받쳐줘서 지나치지 않는 바람이다.
사진: 우정숙 작가 作
◈엄현정 작가
엄현정 작가
칙칙한 골동품 병에 밝은 튤립을 배치했다. 필려고 부풀은 목련 봉오리가 봄의 계절감을 느끼게 한다. 투박하면서도 단정한 깔개가 이 작품의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 꽃 작품 하나를 들여다보노라면 어느새 부산스러운 마음이 집중되어 명상이 될 수 있다. (사진: 엄현정 작가 作 1)
무거운 석류를 밑에 배치하여 분방한 수인초와 대치 시켰다. 한 가지에서 비롯된 석류잎들의 매력도 진하고 연하고 다양하다. 석류의 빨간 색감과 분청 도자기의 뉘앙스 컬러도 매칭이 좋다.(사진: 엄현정 작가 作 2)
아직 덜 자란 수국 새싹이 이른 봄의 계절감을 나타냈다. 노란 온시디움이 봄의 정취를 먼저 부른다. 한참 잊고 살았던 전통 가리개 한 폭이 고풍스러운 방을 연상케 한다. (사진: 엄현정 작가 作 3)
덜 핀 라일락과 보라색 자란이 원톤으로 정리 되었다. 라일락의 절제된 선이 자란의 호화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자란의 특징인 주름진 잎이 전체 작품을 마무리 한다.(사진: 엄현정 작가 作 4)
사진: 엄현정 작가 作 4
◈강선자 작가
강선자 작가
조릿대의 샤프한 아웃 라인에 밀랍공예 같은 노란 납매를 배치했다. 납매는 문헌상으로는 많이 보이지만 생화로서는 드문 소재이다. 이른 봄추위 속에 매화보다 먼저 피어 향기로운 꽃이다. 동백의 풍요로운 잎이 이 작품을 마무리하고 있다.( 강선자 작가 作1)
사진: 강선자 작가 作1
화형에 얽매이지 않고 목련 가지 선을 살려서 크리스마스로즈 한 송이를 배치했다. 꽃을 많이 꽂으면 그 꽃의 개성을 못 느낀다. 일지화가 꽃을 한 송이 꽂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한 송이만 꽂으면 왠지 인격체처럼, 꽃의 표정이 잘 느껴진다.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한 송이만 있는 나의 장미와 수많은 표정 없는 장미처럼. 요즈음 꽃 트랜드인 초콜릿색 크리스마스로즈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예전에 젓갈을 담았던 민예품 단지에 꽂았다. 수반이나 오아시스에 꽂는 꽃은 그릇이 덜 보이지만 일지화는 그릇과 소재의 배합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강선자 작가 作1)
사진: 강선자 작가 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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