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얼굴의 빛이 이루어 주셨으니!
경산 베네딕도 성경학교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재학 시절에 30주년 축제를 했으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가톨릭 신문사 우 기자와 함께 축제가 벌어지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 갔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강당을 가득 메워 열기가 넘쳐흘렀다.
요한 보스코 주교님의 집전으로 감사 미사를 드렸으며 축사에서 성구 하나를 마음에 품으라고 했다. 매일 일어나 하느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 “○○○야 사랑해”라는 말씀을 되뇌며 “하느님 사랑합니다.”를 주고받으라고 했다. 전례는 세 가지라고 하시며 하강과 상승, 수평이라고 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응답으로 기도와 찬미, 영광을 드리며, 수평적으로 그 말씀을 이웃에 전하는 것이 전례의 핵심이라고 했다.
졸업생 축사에서 윤봉중 베드로는 베네딕도 성경학교가 복음의 씨앗이 되어 전파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회고했다. 40년의 역사를 기억하여 남기는 일이 중요하다며, 길손 문집을 이어가라고 했다. 10여 동안 이어 오다 30주년 때 길손 문집을 내고는 끊어졌다며 길손 문집을 이어가라고 재학생에게 숙제를 냈다.
성경학교의 40년 역사는 1983년에 파티마 병원에서 성서모임으로 시작하였다. 1995년에 현재의 장소로 이전하였으며 2017년에 경산 베네딕도 성경학교로 개칭되었다. 지금까지 38회 졸업생 5,800여 명, 심화반 11회 180여 명이 졸업했다. 졸업생들은 본당이나 제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성경학교의 주보 성인은 예로니모 성인이다. 그분은 4세기 말에 교황 다마소의 지시를 받고 베들레헴 동굴에서 30여 년 동안 성경을 번역하는 일에 매달렸다. 당시의 히브리어 성경(구약)과 그리스어 성경(신약)을 로마의 공용어인 라틴어로 번역한 것이 불가타 번역 성경이며 오늘날 우리의 성경이다. 성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각국 언어로 번역하여 평신도들에게 읽히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들어와 우리말로 번역한 성경이 나왔다. 그러나 성경은 비유와 상징의 수준이 높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평신도들이 성경을 배울 수 있는 길이 처음 열린 곳이 경산 베네딕도 성경학교가 아닐까 싶다. 그 역사가 40년이 말해주고 있다.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을 모르고는 하느님을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베네딕도 성경학교는 단순히 성경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행사를 한다. 성경을 공부하기 전에 반별로 모여 나눔을 한다. 말씀을 읽고 묵상한 것을 발표하고 돌아가면서 자율 기도도 한다. 창립 기념일에는 체육대회, 축제 등을 하며 연중 엠마오 행사, 봉사 활동, 졸업여행 등 다채로운 행사를 하고 있다.
성령께서는 말씀을 배우고 익혀서 실천을 통하여 우리에게 빛이 이루어지게 하신다. 그 빛은 이웃으로 퍼져나가게 하여 신앙 공동체가 서로 연대하고 보호하며 이 땅에 하늘나라가 완성하도록 협력자로서 역할이 우리의 사명이다. 그 일익을 베네딕도 성경학교가 하고 있다. 성경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고 기대한다.
2023. 05. 13. 졸업생 민병옥 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