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계 축구 뉴스는 단연코 해리 케인과 바이에른 뮌헨의 상관관계일 것입니다. 한국의 축구대표팀의 불상사와 감독과 축구협회까지 연루된 의혹들도 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단연코 해리 케인이 소속된 바이에른 뮌헨과 관련된 소식이 핵심 뉴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리 케인은 영국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영국 대표팀 주장과 토트넘팀 주장을 함께 맡은 적도 있습니다. 영국 축구의 자랑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루지 못한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는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말입니다. 축구의 종주국의 대표적인 선수가 그 흔한 우승컵을 만져 보지 못한 것은 그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평소 우습게 알았던 선수들이 이런 저런 우승컵 다시말해 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유로파 리그, 컨퍼런스 리그 등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만 해리 케인은 그런 동작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것저것 볼 것도 따질 것도 없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우승 제조기라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날아간 것입니다.
하지만 해리 케인의 뮌헨 생활이 편해보이지 않습니다.물론 골을 많이 넣어 최다 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의 얼굴에 웃음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의 토트넘의 옛 동료이자 영국 대표팀 친구이기도 한 에릭 다이어까지 독일로 불러들였지만 상황은 꼬이고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1위팀인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0대3으로 패한데 이어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의 라치오팀에게도 0대 1로 패한 것입니다. 두 경기에서 해리 케인은 골은 커녕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그야말로 졸전을 벌였습니다. 독일 언론을 비롯한 세계 스포츠 매체들은 일제히 해리 케인의 토트넘 저주가 독일에 까지 전파되고 있다면서 바이에른 뮌헨팀이 우승할 확률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리 케인이 이런 저런 논란속에서도 소속팀을 옮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말입니다. 해리케인의 무관 행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뮌헨팀의 부진은 그렇지만 이미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뮌헨의 투헬감독은 분데스리가 우승은 당연한 것이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우승컵을 획득하기 위해 공격에서는 해리 케인을, 수비에서는 한국의 김민재를 극적으로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김민재는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해리 케인은 뭔가 공중에 붕 뜬 것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뮌헨의 공격수들과의 호흡도 순조롭지 못한 것같고 해리 케인이 팀 분위기속으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타 리그의 대표급 유명 선수를 영입했지만 윈윈이 아닌 오히려 팀웍을 깨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 조성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해리 케인의 나라인 영국과 뮌헨이 위치한 독일은 그야말로 앙숙입니다. 독일은 프랑스와 원수관계였지만 독일과 영국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을 치르면서 불구대천지 원수가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2차대전때 영국과 독일, 독일과 영국은 살벌한 전투를 치뤘습니다.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습니다. 결과는 연합군 즉 영국과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측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 전쟁의 상흔은 너무도 깊었고 오래 남았습니다. 지금은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로 나뉘어 서로 자웅을 겨루고 있습니다.
영국과 독일은 서로 자신들의 프로축구 리그가 전통과 명망이 있다고 내세웁니다. 축구는 원래 영국이 종주국입니다.
독일은 후발주자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강인한 체격과 기술을 바탕으로 독일축구도 엄청나게 성장을 했습니다. 세계 축구계를 쥐락펴락하는 것이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아닙니까. 그 가운데서 영국과 독일은 특히 서로를 우습게 보고 상대를 폄하하기 바쁩니다. 분데스리가에는 상대적으로 독일선수가 많은 반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다국적 선수들의 주를 이루는 것도 차이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분데스리가가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 맞지 않는 선수입니다. 속된 말로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리 케인이 뮌헨의 전술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리 케인은 발이 느린 선수입니다. 순간적 찬스 포착에는 아주 능하지만 주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뮌헨은 공격과 수비가 고속으로 전환하는데 능합니다. 빠른 역습이 주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선수들이 함께 공격과 수비를 진행하는 움직임의 팀입니다. 하지만 해리 케인은 이런 팀 칼러에 어울리지 못합니다. 발이 늦어 역습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합니다. 발이 빠른 윙어들이 기습적으로 상대팀 깊숙히 진출해도 해리 케인은 뒤에 처지고 그래서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세계 2차대전때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장군인 롬멜장군과 영국의 장군인 몽고메리 장군을 비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독일의 롬멜 장군은 북아프리카에서 독일 전차 군단을 능수능란하게 지휘해서 적과 아군 모두로 부터 사막의 여우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적의 수장인 영국의 총리 처칠은 의회 연설에서 적군의 장수인 롬멜에 대해 그는 전쟁터에서는 우리에게 재앙이지만 군인으로서는 더없이 위대하고 훌륭한 장군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비록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세계 전쟁사에도 남는 그런 장군이 바로 롬멜입니다. 영국의 몽고메리의 후손인 해리 케인이 독일의 롬멜의 후예들인 바이에른 뮌헨선수들과 화합된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입니다. 롬멜의 후예라는 독일 최고의 선수들이 영국에서 오로지 우승컵만을 바라고 날아온 몽고메리의 후예인 해리 케인을 좋게 볼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위해 부득이하게 영입은 했지만 뮌헨 선수들은 자신들의 전략에 스스로 흡수되지 않는 해리 케인을 달갑게도 좋게도 여기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뮌헨 선수들이 자신들의 몸에 밴 전략을 수정해 해리 케인에게 맞추라고 하는 것도 어폐가 있는 것 아닐까요. 지금 거의 모든 PK를 해리 케인이 독점하는 것에도 상당한 불만일테니 말입니다.
아무리 판사는 판결문으로 선수는 골로 말한다고 하지만 당초 영국 앵글로 색슨의 후예인 해리케인과 게르만민족의 후예인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잘 융합해 윈윈하는 모습을 기대한 투헬감독이 너무 순진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듯니다. 나라사이의 오래된 감정은 뒤로 하더라도 서로 발이 잘 맞지 않는데 어떻게 대단한 경기에서 원팀의 모습을 보일까요. 그냥 그렇고 그런 약한 상대와의 경기에는 이길지는 모르지만 제대로 된 강팀에게는 허망하게 당하는 것이 요즘의 바이에른 뮌헨의 진면목 아닙니까. 그것을 모르는 것은 뮌헨의 투헬감독과 구단측밖에는 없는 듯 합니다. 그러니 투헬 감독의 경질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 아닌가요. 벌써 후임 감독의 명단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애초 궁합이 제대로 맞고 선수가 팀에 녹아들어갈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지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너무도 큰 오판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참고로 독일의 롬멜장군의 어록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똑똑하거나 멍청하거나 게으르거나 부지런하다. 똑똑하고 게으른 자는 지휘관 감이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자는 참모 감이다. 멍청하고 게으른 자는 말단 병사 감이지만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자는 전투에 도움이 안되니 국가를 위해 강제 전역을 시켜라" 입니다. 그렇다면 뮌헨선수들은 해리케인을 멍청하고 게으른 자로 판단해 말단 병사취급을 하고 싶은데 감독과 구단측에서는 똑똑하지만 게으른 지휘관으로 모시라고 하니 불상사가 생기는 것 아닌가요. 롬멜장군의 명언과 그 뜻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2024년 2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