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씨 '문화개혁시민연대'고소 - "연예권력으로 지목, 명예훼손했다"
[속보, 사회, 사설/칼럼] 2002년 08월 06일 (화) 09:45
개그맨 서세원씨가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KBS 2TV 토크쇼 ‘서세원 쇼’에 대한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문화개혁시민연대’(이하 문개련)를 지난 7월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세원씨의 법정대리인인 신모 변호사는 5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서씨가 지난 7월 26일 문개련을 고소했다면서 고소 이유는 문개련이 서씨를 연예권력으로 지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개련은 지난 달 중순부터 '서세원 쇼' 폐지운동을 벌이면서 그 이유로 ▲토크쇼 본래 의미의 왜곡 ▲연예인들에게 개인기를 강요하여 희화화 ▲서세원씨의 독선과 인격 모독적 발언 ▲연예산업의 홍보창구 역할 ▲잘못된 연예권력을 낳았다는 등 5가지를 꼽았다. 문개련은 그동안 '서세원 쇼’의 폐지를 요구하며 KBS정문 앞에서 지속적인 1인 시위를 벌이는 동시에 사이버상에서도 다양한 폐지운동 켐페인을 펼쳐왔다.
"친분관계로 출연했지, 출연을 강제하지는 않았다"
신모 변호사는 이에 대해 “서세원씨는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많든 적든 개런티를 다 지급했고 20년 이상의 활동으로 쌓은 친분관계로 출연을 한 것이지, 강제하거나 압력을 가하지 않았는데 ‘연예권력’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서씨는 “문제의 프로그램이 방송이 되기 전에 3차례나 방송국 자체심의를 거치는 만큼 방송된 프로그램의 문제는 사회자 개인만의 잘못이 아닌데도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대해서도 억울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서씨에 따르면 방송진행을 위한 대본은 작가들이 써 준 것이며 연출자의 뜻에 따라 진행하는 것인데 모든 책임을 개인적인 말실수나 잘못인 것처럼 여기는 것에도 갑갑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세원씨가 지시한다고 그렇게 했겠느냐"
이같은 서씨측 의견에 대해 KBS의 오락프로그램 관계자는 “우리 방송국의 공영성 측면에서 볼 때 장난이나 선정성을 조장하거나 이를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고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시청률에 대한 압박으로 강요한다고 해도 서세원씨가 10대나 20대도 아닌데 지시한다고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서씨에게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고소에 대해 피고소인인 문화개혁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게시판에 그런 사실이 뜨고 글이 올랐을 때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고 “고소가 사실임을 확인하고 좀 황당했다”면서 “방송국과 서세원씨가 여러 가지로 프로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지만 이중적이고 변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개련이 지적한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잘못된 언행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토크쇼를 비롯해서 우리나라 전체 방송을 저질화되고 시청자들의 볼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점”이라며 다시 한번‘서세원 쇼’의 폐지를 촉구했다.
‘서세원 쇼’는 지난 7월 ‘공중파방송 연예오락프로그램 개혁을 위한 시청자운동’이 시청자단체와 일반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6월 최악의 연예·오락프로그램’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 2일 조사에서도 응답자 77명 중 64표를 얻어 ‘7월 최악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