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행복찾기
2021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한국을 비롯해 17개 선진국 성인 1만9천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들이 첫째로 꼽은 가치는 가족(38%)이었다. 이어 직업(25%), 물질적 풍요(19%)가 2,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인은 조사 대상국 중 유일하게 물질적 풍요(돈)를 삶의 가장 큰 의미로 꼽았다. 가족은 물질적 풍요, 건강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가족을 의미있는 삶의 가장 큰 원천으로 꼽은 나라는 17개국 가운데 14개국이었다.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후진국에서 급격하게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교육이며, 일자리, 권력잡기가 돈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돈이 최고이고, 돈이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한단다. 금권만능, 돈이면 못할게 없는 세상이 되었다니...
예전에 행복전도사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부르짖은게 바로 이러한 현상을 타파하고, 진정한 행복요소를 찾아 살자는 의미였으리라. 그러나 이젠 그러한 사람들도 이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무리 정신적 가치를 주장해도 돈의 위력앞엔 고개를 쳐박고만다.
그렇다면 나에게 남아있는 행복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 삶을 생각해 보는것, 길을 걷다가 문득 좋은 글귀가 떠오를때, 낯선 지형에서 고향의 정취를 느낄때, 누님이 심었던 장독대옆 빨간 맨드라미 같은 느낌의 꽃을 볼때, 가을바람에 낮게나는 고추잠자리와 코스모스의 추억, 가뿐 숨쉬며 높은 산 정상에 올라 이마의 땀을 씻는 순간, 먼산 위 떠오른 흰구름 형상속 나타나는 부모님 얼굴, 운동회때 까불이 춤을 쳐대던 손자녀석의 모습, 내가 단 댓글에 좋아요가 붙을때, 돼지국밥 말아놓고 막걸리잔 치켜들때, 뒤척이다 열두시안에 졸음이 쏟아질때...
행복(幸福, happiness)의 정의는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으로 심리적인 상태 및 이성적 경지 또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는 상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게 쉬운 정의가 아니네.
어느 시사평론가의 행복론을 들었다. 대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민주화운동이 아닌 농민운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앞장섰다. 대통령을 지낸 유명정치인에 발탁되어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 동료들은 완전 정치권에 진입하여 두각을 나타내었으나 자신의 성격상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정치계를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정치인, 시민사회운동가, 시사평론가, 저술가, 기업인 그동안 그에게 붙여진 타이틀이다.
그러나 그가 요즘 하는 것은 유튜브와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시민사회운동이다. 자신의 이익을 얻겠다는게 아니라, 정직한 사람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집념에서다. 변형되어 고착될대로 잘못 고착된 이 나라의 정치지형이 그리 쉽게 바뀌겠는가? 그러니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근래들어 건강이 좋지않아 병원신세를 자주졌고, 음식물 섭취와 체력운동에도 제한을 받는단다. 솔직히 마음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막걸리 한잔 마시고 싶은데 그것마져 쉽지 않다고 하였다. 그의 행복론은 이어졌다.
몸이 아프고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비행기 타고 세계 유명 관광지를 구경하지 못해도, 집을 나와 사무실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는 것에서도 행복함은 느낀단다.
따뜻한 창가 햇살을 받으며 생각에 잠기는 순간도 행복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들에게 말해줄 자료를 준비하는 순간도 행복을 느낀다고 하였다.
생각 감추게하는 더위보다는 약간의 서늘함에서 행복을 느끼고, 모자람과 부족함에서도 인간적인 정을 느낀다고 하였다.
사람이란 세상 것에 저마다 느낌을 달리하고, 생각을 따로 갖는다. 그도 남들처럼 탐욕에 젖었더라면, 모르긴 하여도 몇선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쯤 마음껏 다닐 재원도 마련했음직하다.
그러나 그는 그런것은 자신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였다. 죽는 그날까지 사람들이 깨우치고, 올바른 생각으로 건전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그런 사람두고 괴짜나 외골수라고 여긴다.
얼마전에 돌아가신 장기표님이 생각난다. 남들보다 앞서 이나라의 민주화운동에 기여하셨음에도 정부가 주는 민주화운동 보상금 10억원 가량을 받지 않으셨다고 하였다. 이땅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행동을 한 것이라는 말씀이셨다.
시사평론가 그의 생각은 내가 듣기엔 참 이상(理想 :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고라고 생각되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성(理性 : 충동적인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사리를 올바로 분별하여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마음의 능력)과 감성(感性 : 사람이 외부의 자극에 대한 어떤 느낌을 가지는 상태나 능력)의 갈림길에선 이성의 길을 외면하고, 꽃길 이어지는 감성이 선택한 길을 가는 것이다.
세상을 좀 나쁘게 살아도 조물주의 관리인이 바뀌었는지 옛날 같으면 벼락맞아 죽을까? 염려되어 못하던 짓도 보란듯이 배내어밀고 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굳은 의지로 이어가는 그의 삶을 응원한다.
누군가는 나더러 이런글 쓰지말라고 하더라. 각자의 잘난맛에 사는데, 잔치집에 툭사리 깨지는 소리하면 사람들이 맘에 안들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점차 어려워지는 경제현실에서 나같이 보릿고개를 겪은세대라도 앞서의 설문에 풍요가 가장 우선하지는 않는다고 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했다.
* '모자라다'와 '부족하다'의 차이가 애매하여 정리해보았다. 이 두 표현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사용하는데, '부족하다(lack)'는 형용사이고, '모자라다(fall short of)'는 동사라는 것, 그리고 '모자라다'는 기준이 되는 양이나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 외에도 지능이 정상적인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도 있다.(ex: 머리가 모자라고, 노력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