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호주 서부의 퍼스.
호주 교포인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이민지(18)는 한통의 전화를 받고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이민지는 오는 4월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민지와 함께 여자 골프 아마추어랭킹 5위 오수현(18)과 2014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자 제시카 코다(미국)의 동생 넬리 코다(16)도 초청했다.
이민지는 올 시즌 세계 여자 골프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다. 1996년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호주 교포 2세인 이민지는 2011년부터 호주 국가대표로 맹활약하고 있다. '천재 소녀' 리디아 고보다 한살 위인 그는 리디아 고가 프로 전향을 하자마자 아마추어 1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 2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볼빅 RACV 여자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도 공동 11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주 끝난 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4위로 '베스트 아마'상을 받자 프로 무대에서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지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뒤 6월 열리는 US 여자오픈에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출전한다. 지난해 말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올 겨울 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이민지는 "아마추어 랭킹을 유지하면 Q스쿨 2차부터 나갈 수 있다. 그 전에 가능한 많은 프로 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동반 라운드를 한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이민지는 샷이 시원시원하다. 퍼트도 뛰어나 대성할 선수"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