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4:17-20]
너는 이 지팡이를 손에 잡고 이것으로 이적을 행할찌니라, 모세가 장인 이드로에게로 돌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형제들에게로 돌아가서 그들이 생존하였는지 보려하오니 나로 가게 하소서 이드로가 그에게 평안히 가라 하니라, 여호와께서 미디안에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애굽으로 돌아가라 네 생명을 찾던 자가 다 죽었느니라, 모세가 그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이 지팡이 - 한 때 뱀이 되었던 바로 그 지팡이(3절)를 가리킨다. 그것이 이제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권능을 뜻하는 가견적 상징물이 되어 3:20의 예언에서처럼 향후 많은 이적과 기사를 행하게 될 것이다. 이적(오트) - 헬라어 '세메이온'과 유사한 의미를지니는 말로 화산의 폭발과 같은 '강력한 힘'이란 뜻을 내포한다. 결국 모세가 하나님의 전권대사로서의 특별 책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초자연적 능력을 힘입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내 형제들 - 좁은 의미로는 부모, 형제, 친척들을, 넓은 의미로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통칭한다. 지난 40년 동안 애굽의 노예로서 험한 일을 도맡아 감당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중 많은 사람이 사고사(事故死) 당했으리라는 예감과 모세의 신분이 노출되고 살인 사건이 드러남으로써 자신의 일가족이 몰살당했을 수 있다는 예감 등으로 인해 모세는 안타까운 심경에 빠졌을 것이다.
돌아가서 - 기본 동사 '야솨브'는 '남아있다', '견디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이는 민족의 고난 가운데 함께 남아 견디겠다는 의지를 함축한 말이다. 생존하였는지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이'는 '신선한', '힘센' 등의 의미도 지니고 있지만 여기서는 '살아있는'의 뜻이다. 여기서 모세 친지들의 안부(安否) 여부보다는 생존 여부 그 자체를 염려하고 있었다. 평안히 가라 - 이 말속에는 '내가 너를 막지는 않겠다. 그러나 부디 몸조심하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모세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몰랐던 이드로로서는 단지 모세가 골육지친에 대한 정(情)을 잊지 못하여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모세가 자신의 여행 목적을 솔직히 밝히지 않는 것은 장인에게는 하나님의 계시를 확연히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한편 '평안히'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샬롬'은 안녕, 건강, 번창 등을 묻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히브리 전통적 인사말이다.
돌아가라(쇠브) - 18절에 언급된 '야솨브'의 명령형이다. 하나님은 모세의 말을 재언급하심으로써 그의 결심을 곧히고자 하셨다. 모세는 하나님의 약속과 계시에 힘입어 미디안을 떠날 의사를 장인에게 밝히긴 했지만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따라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 생명을 찾던 자가 다 죽었느니라"는 말로서 그를 안심시키면서 애굽 귀환을 독려하셨다.
네 생명을 찾던 자 - 여기서 '찾던'의 기본동사 '바카쉬'는 '찾아내다', '추구하다', '탄원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 말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는 여호와를 간절히 사모하여 그 얼굴(이름)을 '찾는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어떤 사람이나 물건을 찾기위해 눈에 불을 켜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샅샅이 수색함을 가리킨다. 오늘날도 사단은 우는 사자와도 같이 삼킬 자를 찾고 있다.
한편 모세의 '생명을 찾던 자'란 절대권좌(權座)를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모세를 기어이 제거하고자 했던 투트모세 3세와 그 수하의 무리들을 가리킨다. 나귀(하하모르) - 여기서 '하'는 나귀가 모세의 개인 소유 재산임을 명시해 주는 정관사이며,'하모르'는 '붉다'의 뜻인 '하마르'에서 온 말로 당시 교통,운반을 위한 보편적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붉은 숫나귀를 가리킨다. 반면에 '아이르'는 나귀 새끼, '페레'는 들나귀를 가르킨다.
한편 모세가 처자식(십보라, 게르솜, 엘리에셀)까지 여행에 대동시킨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담대히 순종하고자 하는 그의 신앙적 의지를 반영한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 여기서 지팡이는 본래 모세가 양떼를 치던그 지팡이 이다. 그런데 그 지팡이가 하나님의 이적에 의하여 이제는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었다. 따라서 대국의 왕 바로와 대결하기 위해 애굽으로 향하는 모세는 비록 외관상으로는 처자식들을 나귀에 태우고, 손에는 단지 양치던 지팡이만을 잡았을 뿐이지만, 그 지팡이가 바로 하나님의 지팡이이기에 함께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바로의 모든 세력은 그 지팡이 앞에 굴복되어질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