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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넘나드는 오세훈의 대통령급 ‘주택정책’, 서울 천지개벽? 민심 지각변동?
<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용산 고밀도 개발 등 대통령급 정책으로 이슈 선점
신통기획, 상생, 모아 주택 등 민간활력 활용 정책
‘타워팰리스급 임대’, ‘3세대 주택’ 등 정책 홍보 탁월
토지임대부-장기전세 등 진보 정책 채택,
MB처럼 정책으로 승부, 임기내 성과는 쉽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싱가포르의 ‘피나클 앳 덕스톤’(피나클)을 방문, “하계5단지를 임대주택 고밀도 재건축의 첫 번째 단지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가장 오래된 공공주택을 2009년 7개동, 50층 높이의 아파트 피나클로 재건축했다. 피나클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공주택의 글로벌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피나클은 서울의 낡은 임대아파트 재건축 미래상을 실물로 제시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오 시장이 최근 자주 강조하는 ‘타워팰리스 같은 고급임대아파트’의 실물을 현장에서 제시한 것이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던 좌파매체들도 피나클의 멋진 사진과 함께 오 시장의 정책을 소개했다.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정책홍보 사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방문한 싱가포르 '피나클 앳 덕스톤' .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공주택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싱가포르 HDB 홈페이지
◇오시장, 고령화 주택정책 주도 선언
오 시장은 또 싱가포르 공공주택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도 찾아 “은평혁신파크에 부모 가구와 자녀 가구가 가까이 살 수 있는 세대공존형 주택을 시범조성하겠다”고 했다. 고령화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버타운 등 고령자 특화형 주택을 서울시의 정책으로 흡수하겠다는 의도이다. 고령자가 급증하는데도 중앙정부가 방치했던 고령자 주택정책을 서울시가 주도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피나클 앳 덕스톤' 50층 전망대에서 서울형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 30조 투자 대통령급 정책 용산개발도 주도
정부가 5세 취학, 대형마트 휴무제 폐지 등 이해 관계가 첨예해 논란이 많은 정책을 섣불리 추진하다가 지지율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중앙 정부가 지지율을 까먹는 사이에 새로운 정책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최근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용산 철도정비창’ 일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은 투자규모가 30조 이상인 대통령급 정책이다. 10년이상 잡초밭으로 방치된 용산의 금싸라기 땅을 고밀도로 개발, 글로벌 하이테크기업이 입주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구역은 용산정비창 부지와 선로부지, 용산 변전소 부지와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해 총 약 49만3000㎡로, 소유권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72%)과 국토부(23%)가 갖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자’(지분율 코레일 70%, SH공사 30%)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밝혔다. 중앙 정부의 땅을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의 프로젝트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총괄하는 용산개발청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발표한 용산정비창 일대 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용산정비창에 이어 종로구 세운지구도 초고층 복합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고밀·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밀도 개발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국토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고밀도 개발을 위한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을 제정하겠다고 보고했다. 국토부가 대통령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법률 만들기에 골몰하는 사이, 서울시가 정부 땅으로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이다. 서울시장이 야당 소속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허가권으로 민간 자본활용한 정책 모델 제시
오 시장 정책의 특징은 민간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다. 재건축 진행 속도를 앞당기는 신통기획,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개발하는 모아주택, 저이용 민간토지를 활용해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상생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인허가권을 활용해서 민간의 사업진행을 도와주면서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공공주택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정책 ‘네이밍’은 대기업 뺨 칠 정도로 참신하고 귀에 속속 들어온다.
오시장은 운도 따른다.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서울시 의회를 장악, 옴짝달싹 할 수 없었지만, 지방선거 압승으로 시의회의 전폭적 지원도 받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가 매달 실시하는 범보수진영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시장은 1~3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보수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던 오시장의 화려한 부활은 풍부한 행정 경험에서 나온 정책 덕분이다. 오 시장은 뉴타운,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선제 등 정책으로 대권의 발판을 마련했던 ‘이명박 서울 시장’처럼 대권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오 시장은 1기 시장 시절 창의적 디자인을 통해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디자인 서울 정책’으로 추진했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빛섬 등의 성과물을 남겼다. 서울의 관광명소를 만드는데 일정 정도 기여를 했지만, MB의 정책만큼 파괴력이 크지는 않았다. DDP 등은 생활과 밀접하지 않았고 주변 지역과의 연계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외딴 섬’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오세훈 정책의 치명적 약점?
오 시장이 MB처럼 대권까지 질주할 지 여부는 정책의 성과에 달렸다. 장미빛 청사진으로 일시적인 인기와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금방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기간내 완공한 청계천 복원과 버스전용차선 등 대중교통 개혁정책 덕분에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런데 신통기획, 용산개발은 오시장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신통기획 등 주택 정책은 건설기간과 인허가를 감안하면 실제 주택공급으로 이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더군다나 신통기획이 적용되는 재건축 아파트의 임대주택 등 공공성 기여방안을 놓고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있다.
용산 개발사업은 2024년 착공 계획인데, 개발프로젝트의 성과는 2030년 전후에 나타날 전망이다. 신통기획 등 주택공급 확대 정책은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집값이 폭등하면 신통기획과 용산개발이 집값 과열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전임 박원순 시장이 호기롭게 여의도 통개발을 추진하다 집값을 올린다는 비판에 정책을 보류하기도 했다.
오 시장도 이런 점을 잘알고 있는 듯 최근에 부쩍 강조하는 정책 상품이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부정적이다. 고급임대 주택은 민간임대주택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한 주택전문가는 “지금도 타워팰리스에 전세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런 고급 아파트까지 정책의 대상이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1기 서울시장 시절에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장기전세 임대주택(시프트)도 당시에 논란이 많았다. 공급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입주 혜택이 주어지는 사람만 ‘로또 당첨’의 행운을 누린다는 비판이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공고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의 장기전세주택 가격이 12억원 수준이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10억원이다. 주변 시세(19억~20억)의 50~60%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고가 전세임대까지 서울시가 정책대상으로 삼아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 임대주택의 물량이 30%가 넘는 유럽국가들도 집값 폭등과 임대주택 입주 경쟁이 벌어지는 등 주택난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반 아파트 전세금과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보증금이 두 배 이상 벌어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단지인‘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이지만 최근 1년 사이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프트 보증금이 일반 전세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삼성물산 제공
◇임대주택, 반값아파트가 오 시장 대표 상품될 수 있을까
오 시장의 주택 정책은 공급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시장주의적이다. 그러면서도 시장주의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원가공개, 반값아파트, 임대주택을 강조한다. 시정 철학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건 오 시장은 ‘안심소득’ 제도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시장직을 사퇴했던 오 시장이 이젠 좌우를 아우르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것일까. ‘이명박 서울시장’의 최대 치적인 청계천 복원과 버스전용차로제도 한때 중도 좌파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 시장은 2007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분양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SH공사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부동산업계는 서울시장이 좌파적 정책을 추진한다고 반발했다.
오 시장이 시의회의 반대에도 임명한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아파트 원가를 공개하고 토지임대부 주택을 통한 반값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는 임대하고 주택만 분양해서 가격을 낮추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싱가포르처럼 토지를 국유화한 나라에서만 성공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했으나 당첨자만 혜택을 보는 ‘로또아파트’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유지가 많지 않은 서울시가 반값 아파트를 너무 강조하는 것은 서민들에게 환상만 심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시가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많은 양의 고급 임대주택과 반값 아파트를 신속하게 공급한다면 MB에 버금가는 치적이 될 수 있지만, 토지확보 등 물량을 확대할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라, 여기도 떨어져?”…'20주 폭등’ 서초구 집값 질주 멈췄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 /네이버지도
[땅집고] “거래 사례가 많지 않아서 시세가 보합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매수자들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래를 서두르지는 않지만 적어도 매도자들은 크게 하락한 가격에 집을 내놓을 생각이 없습니다.”(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초구가 20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세인들의 관심은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서울 서초구 집값에 쏠리는 듯하다. 엄밀히 말하면 언제쯤 서초구 집값이 떨어질지에 관심이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세 하락에 따른 미세조정이 일어날 수는 있어도 서초구 한강변 단지를 대체할 만한 단지가 나타나기 전까지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서초구는 1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 밀집해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중 유일하게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아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거래절벽에 따른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상승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 한다.
■ 서초구 나홀로 상승세 멈춰…일부 단지 하락 거래도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값이 지난주부터 오름세를 멈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했다. 부동산R114 기준으로는 5일 0.01% 하락했다.
[땅집고] 서울 주요 지역 8월 첫째 주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부동산R114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거래도 나타나고 있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삼성래미안 아파트는 지난달 10일 84㎡가 19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9월 21억원에 팔린 것에 비해 1억원 하락했다. 서초구 잠원동 훼미리 아파트도 지난달 1일 84㎡가 23억원에 거래되며 전달 대비 1억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이미 오를 만큼 올라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매매가 대비 수익률이 낮아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초구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 5월 647건에서 392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초구가 선호도가 높은 입지라 대세 하락기에도 여전히 오르며 탈동조화 되는 기간이 있기는 했지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엔 어려워 결국엔 상승하는데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사업비를 보전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송 대표는 “서초구가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만큼 금리 인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자 대출로 주택 매입 자금을 조달했거나 실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돼 사업이 어려워지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사업자금을 보전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대세 하락 전환은 아직…일부 착시효과
다만 사실상 거래가 올스톱한 상태라 보합 전환을 두고 하락 전환 신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통계에서 나오는 매매가 변동률은 서초구 모든 동을 지수화 한 것이어서 실제 동별로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신축단지가 밀집한 반포동 일대 아파트 시세는 여전히 건재하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거래 사례가 많지 않고 서초구의 반포·잠원동 등 수요자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해 혼조세를 보이며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특히 반포동 재건축 단지의 경우 입주권마다 부담해야하는 금액이 달라 동일 주택형임에도 하락 거래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김경식 반포르네상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전체가 72㎡(25평) 단일 주택형인 반포3주구(에이아이디차관주택)는 지난달 28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전고가 대비 7억5000만원 하락했는데 이 사례를 하락 거래라고 보면 곤란하다”면서 “현재 반포3주구는 이주를 완료해 입주권 상태로 평형 신청을 완료했다. 36억원대에 거래된 매물은 43평형을 받을 수 있는 입주권인 반면 29억원대에 거래된 매물은 31평을 받을 수 있는 입주권이라 시세에 맞게 거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이주를 완료한 반포주공아파트. /전현희 기자
전문가들은 서초구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미세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반포 재건축 단지들은 실제 3~5년 후면 입주할 수 있는 단지들이라 입주 후 상승할 가치를 고려한 기대감이 계속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승세가 멈춰 보합을 보일 수는 있더라도 서초구가 전국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학군지라는 점, 한강변 고급 단지 중 재건축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 등의 희소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대체할 만한 아파트가 없어 쉽게 가격이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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