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 글로벌 배터리기업에 나트륨배터리 핵심 '하드카본 음극재' 테스트 진행
애경그룹(지주사 AK홀딩스) 계열 애경케미칼이 음극재용 하드카본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SIB) ESS 시장을 공략을 가속페달을 밟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납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ESS는 과잉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전력을 송전하는 역할을 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나트륨이온 배터리(SIB) 상용화에 대비해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글로벌시장을 상대로 상용화를 가속화하고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글로벌기업을 상대로 음극재용 하드카본 기술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나트륨 배터리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이라면 테스트를 요청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테스트가 진행형이라 구체적인 기업을 공개하기는 어렵고 납품 논의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음극재용 하드카본 기술은 애경케미칼이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다.
배터리는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는 과정에서 충·방전되는데 리튬이온은 입자가 작은 편이다. 격자 간격이 좁은 흑연으로 만든 음극을 오가는 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은 입자가 크기 때문에 격자 간격이 넓은 터널, 즉 하드 카본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애경케미칼은 2012년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출시한 이후 원가 절감을 위한 새 원료 개발에 주력했다. 초기 폴리우레탄 레진 기반에서 지난해 바이오매스 기반 고성능 하드카본 'AHC-3 버전1' 개발에 성공했다. 방전용량과 효율이 각각 300㎃h/g, 90%를 넘겼다. 원가는 초기에 비해 20% 수준까지 낮췄으며 흑연 음극재와 유사한 수준까지 절감한다는 목표다.
오는 11월에는 'AHC-3 버전2'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전용량은 320㎃h/g로, 효율은 92%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전2의 특장점은 균질한 결정 구조다. 경쟁사의 하드카본은 깨진 유리파편처럼 단면이 거친 형태를 띤다. 이로 인해 음극을 만들기 위해 집전체에 하드카본을 코팅할 때 하드카본이 떨어져나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결정의 크기가 들쭉날쭉해서 일정한 효율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반면 애경케미칼의 버전2는 구형에 가까워 코팅이 쉽고 균일한 성능 발휘가가능하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전기차 분야와 연구개발, 생산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애경케미칼이 주력하고 있는 SIB는 리튬보다 구하기 쉬운 나트륨을 주원료로 쓰는 배터리라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배터리의 크기가 다소 커지는 게 한계로 인식되지만 ESS의 경우 통상 메인 발전의 잉여 전력 저장과 출력 보조를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간 활용에 자유롭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애경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개발한 뒤 기술과 제품 성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이차전지 시장 변화에 발맞춰가며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정부 주관 SIB 상용화를 위한 국책 과제에 참여해 기술 표준화 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난달에는 HC(하드카본)프로젝트추진실을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전환해 제품 개발과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은 올해 300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에는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기록해 2035년엔 610GWh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규모 역시 2030 년 395억달러(약 57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