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스타] 아주대 장종경, 1골 1도움…스피드 개인기 탁월 작은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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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대학교를 다니는 장종경이다..
한참의 세월 동안 나는 축구만을 했고 믿고 희망을 가지고 노력했다.
축구는 내 인생이기에 그라운드를 누빌때 난 진정 살아 있음을 느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하는 나는 수업도 올바로 듣지도 못했고
중학교 교복도 10번 남짓 입었고
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더운 여름 날에도
나는 운동장을 누볍다..
나에겐 꿈이 있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가득 울컥거림이 솟아 오르는 꿈..
그 단어는 나의 뇌리를 가득 매우고 그렇게
뛰고 또 뛰었다..
밀양 초등학교, 남지 중학교, 거제 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뼈속까지 몰려오는 바람앞에서도
나는 운동을 했다..
여름에 차가운 음료수를 얼마나 드리켰으면
나는 다한증이라는 병으로 고생하고 있겠는가..
아주대학교의 생활은 너무나 힘들었다.
작은 키와 돈없고 빽없는 나는
몸살 감기가 걸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달렸다.
살고자 했다.
내 주위의 학생들, 함께 했던 동료들 후배들은 겨우 대학교를 왔어도
집으로 돌아가라는 코치와 감독의 말에 하루 아침에 축구를 포기 해야했다.
어느 누구에게도 선택의 기회는 존재치 않았다.
감독은 선택하고 우린 선택을 받는 자들이다..
나의 노력은 2학년 말에 FaCup이란 대회에서 드러났다.
그때 나는 그동안 혼자 터득한 많은 능력을 보여 주었다..
2회전에 1골1도움
나의 활약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신문에 세글자가 남았다.. 장종경...
엄마 아빠는 행복해 했고 거리의 신문이라는 신문은 다 사서
오려두고 보고 또 보고 기뻐했다...
행복했다.
혼자 화장실에서 운 적도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행복이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은 나를 갈기 찢어놓기 위한 전초전인 것이리라..
저녁 운동을 하고 쉬고 있었다. 감기 기운도 있고 몸이 아팠다.
아이들이 코치 선생님이 날 부른다고 했다.
'Fa컵 잘했고 칭찬 해주시려나?
내가 이렇게 고생하시는거 이제 인정해주시려나?'
"이제 너 밑에 신입생도 들어오고..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축구 잘하는 줄 알지?
포지션도 너와 겹치니 다른 학교로 가는 것이 좋겠다.
안동대 편입은 이미 학교에서 다 결정이 났단다.
지금 바로 안동으로 내려 가거라.
아직 기차가 끊기지는 않았을 꺼다."
"코치 선생님 저보다 못하는 아이들이 많고
저도 그렇게 노력했는데 꼭 제가 가야 합니까?
그리고 부모님과 상의 해야 하는데...
운동만 한 무식한 제가 뭐가 어떻게 돌아 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남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그리고 이 밤중에..."
"부모님에겐 나중에 이야기하고 지금 바로 안동대으로 내려가거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는 다신 운동을 못하게 된단다."
"감독님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직접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감독님 제주도 갔다. 나한테 이야기 하라고 했으니 차 끊어지기 전에
빨리 가거라.."
난 울면서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목구멍까지 복받혀오는 울음
죽고 싶었고
이 모든 현실이 꿈이길 바랬다.
몇 번이고 볼을 꼬집었다.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볼이 미끈 거렸다..
그래도 계속 꼬집어 보았다..
잔인한 현실은 깨어날줄 몰랐지만 그렇게 한참 서 있었다..
다신 축구를 할 수 없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가라고..
아주대라는 빽네임을 달고 그렇게 2년을 뛰었다.
스승님으로 부모으로 모시고 사랑하고 믿고 따랐던 감독님을 위해
언제나 고생만 하시는 코치님을 위해
그리고 부모님과 나를 위해 그렇게 그렇게 녹물이 목구멍을 올라와도
달렸건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단 1시간의 생각 기회도 주지 않고
내 인생은 20분 만에 결정되었다.
울었다. 남자 눈물.. 꿈과 희망과 삶에 대해 포기되는 눈물
내가 포기 하는 것도 아닌 할 수 있는데 할 수 없는 눈물..
안동대로 내려갔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안동대는 감독님과 통화를 하고 싶습니다..
만나 뵙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안동대로 전화를 걸었다..
"안동대에는 축구부가 없는데요?"
"그럴리가 없습니다... 저기 이번에 창단한다고 하던데.."
"아닌데... 아직 그런 보고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딸칵.......................
이젠 무얼 하고 살지? 축구를 하고 싶은데.. 뭘 하고 살지?
이제 저는 축구를 포기 하려합니다..
어른들이 일궈낸 세상 앞에 난 이제 포기라는 단어를 던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슴까지 차오르는 슬픔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그거 하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