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이 되어가는 차기 전투기 사업과 F-35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정부가 육ㆍ해ㆍ공군 대형 무기 도입 사업에 관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1월 20일 전후로 8조 3천억 원의 공군 제3차 차기 전투기 사업(F-X)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군 일각과 많은 전문가들이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하에 대규모 무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을 해 왔지만 여야는 지난해 말일 합의로 14조 무기 도입사업 계약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따라서 당초 정부계획대로 이 사업들은 올해 마무리 될 것이며 선거 등 여러 정치 일정상 상반기 중에 일찌감치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특히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서는 유독 F-35를 둘러싼 온갖 잡음이 한미 양국에서 등장하고 있다.
F-35의 문제는 ①가격 ②성능 ③선정평가 기준의 공정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첫째, F-35의 최종 구매가격이 갈수록 점입가경의 미스터리이다.
미 의회는 작년 8월 국가부채 상환을 조정하면서 1조 5천억 달러에 이르는 정부예산을 향후 10년간 긴축 조정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방예산도 매년 최소 750억 달러 이상씩 10년간 조정하게 됨에 따라 미 국방부는 최근 신 국방 전략을 발표해 미군의 대외전략축소와 예산 감축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F-35에 관해 향후 20년간 4000억 달러를 투입해 2400대를 구입한다는 계획을 축소 내지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 공군은 전투기를 현재 1990대에서 1512대로 무려 500대 축소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미 공군의 감축을 당연히 진행중인 F-35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쳐 2017년까지 423대를 요청할 계획이 있으나 그 중 120대의 생산을 지연시킨다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의 축소구매는 당연히 애초 3000대 목표 대량 생산을 전제로 양산에 들어가 하루 1대 꼴로 생산하여 F-35 구매단가를 낮추겠다는 생산사 록히드 마틴 측의 계획에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
록히드 측은 2011년 미 국방부의 F-35 기체가격은 1억 2천만 달러고 2016년 현재와 같은 수준이 유지되면 70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이 계획은 헝클어지고 신형전투기 생산에서 최소 3000대가 대량생산의 국민의 경제 마지노선임을 감안하면 F-35의 가격은 예측 불능이며 지난번 언급한 대로 개발에서의 여러 기술적 문제까지 겹치며 지연될 때 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은 F-35를 계약한다면 확정되지 않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으며 추가 인상분은 차기 정부가 8조3천억에 추가 예산을 편성할 수 밖에 없다.
둘째, F-35의 성능상의 의문과 효율성이다.
전투기는 개발단계에 따라 2블록, 0.5블록 등의 등급을 부여한다. 개발 초기는 0.5블록, 1.0을 기초 무장블록 2.0이 되어야 설계상 주요 무장이 가능할 정도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 0.5 수준이면 미완성으로 여러 성능상 결함이 존재하여 미사일 등 화력탑재 또한 블록 1.0은 미미한 수준의 무장을 의미한다.
또한 스텔스기 같은 현대 고성능 전투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스텔스 수준과 내부 탑재 전자프로그램의 완성도이다. 그런데 F-35의 전자프로그램이 아직 미완성단계라는 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지난주에는 차세대 전투기 기종선정 주요 평가기준에서 내부 무장 탑재능력이 제외되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4세대 전투기를 선정하는 목적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 때문인데 그 스텔스 핵심기술인 내부무장(미사일 등 무기를 동체 안에 장착하는 방식)을 뺀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내부무장은 FX 평가기준에서 기술적이고 부수적인 성능으로 고려될 것이며 내부무장 능력이 없더라도 FX기종을 선정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작년 상반기까지 차세대 전투기 작전요구성능(ROC)를 검토하며 스텔스 성능과 함께 내부무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스텔스 기능이 제 역할을 하려면 각종무기의 외부노출을 최소로 줄여야 하고 또 내부무장이 전체 스텔스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청의 요구로 공군이 ROC를 재검토하여 내부무장 조건을 삭제했고 포괄적 스텔스 조건을 고려한다고 변경되었다고 한다.
방사청은 내부무장 능력이 없는 유로파이터 등 미국회사가 아닌 타 지역회사도 입찰에 끌어들여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하나 최근 F-35를 둘러싼 여러 기술적 결함과 관련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 도입 차세대 전투기의 선정평가 기준이다.
과연 객관적으로 투명한 상태 그리고 백지 수준에서 차세대 전투기사업 선정을 검토하고 있는가에 대해 누구도 믿지 않는 상황이다.
가격, 성능, 기술이전, 한국지형 및 전투적합도, 공군의 필요성, 소요대수, 기술적 완성도, 스텔스 기능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핵심이다.
그 성능상 high- middle- low 급으로 나누어 보유하게 될 한국 공군전투기 전체의 교체 시기와 보유대수의 밸런스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현 공군이 다수 보유한 F-4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교체시기가 적합해야 하고 각 성능 수준별 보유대수의 균형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각계에서 이미 한국측은 미국의 F-35를 도입하기로 내정했다는 구설수가 흘러나오고 심지어 지난주는 작년 10월 한미정상회담에서 F-35 구매를 약속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리고 MB 정부가 현재까지 나온 F-35의 블록 0.5와 블록 1.0 두 모델 중 하나를 20대 선 구매하고 다음 정권에서 4차 사업 방식으로 40대를 도입하여 그때 블록 3.0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개발 속도로 보아 실전배치 가능한 블록 2.0 수준이 되기까지에도 8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한다.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미 의회에서 F-35 개발 사업이 스캔들이자 비극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오래 전에 F-35가 몸체만 있고 실 성능이 전혀 없는 깡통 비행기라고 말한바 있다.
그런데 이제 『차세대 전투기 사업 자체가 깡통을 차는 재앙』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