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광릉수목원에 갔습니다. 오색딱다구리의 어미새와 아기새를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둥지는 미리 김견호님(일명 깊은강)으로부터 소개를 받았고 새끼들이 자라기를 별렀습니다. 가보니 둥지가 조용하고 근처에는 오색딱다구리라고는 코빼기도 안보이는겁니다. 허탕이구나~벌써 이소를 했구나. 아까비~~ 입맛을 쩝 다시면서 애써 온 시간이 아까워서 위장막을 폈습니다. 그 시간이 수목원 문닫을 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오신 손님들은 지금 문을 닫아야하니 빨리 나가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군요. 들어온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갑니다. 그래도 저는 개기기로 했습니다. 오색딱다구리를 더 기다려보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가고 대략 20분 후가 되니까 나무에 뭐신가 휙 앉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기다리던 오색딱다구리였습니다. 먹이를 잔뜩 물고 왔더군요.
위 그림은 강원도 통나무학교의 앞마당에 있는 조각물에다 딱따구리가 구멍을 판 그림입니다(화살표). 이런데도 딱따구리가 구멍을 파더군요. 여기에다 박새가 집을 지어 새끼를 부화했습니다. 요놈들을 꺼내어 나뭇가지에 앉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무학교에서 부화한 새들은 고양이 먹이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통나무학교에는 하이에나라는 세수도 안하는 고양이가 살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새끼를 무지 잘 나았습니다. 고양이를 살리자니 새들이 죽어야하고 새를 살리자니 고양이가 배고픕니다.
어미가 먹이를 잔뜩 물고 왔습니다. 오늘은 부페식으로 진수성찬이 벌어질 모양입니다.
오색딱다구리가 물고 오는 여러 가지 먹이들. 늦게가서 어두워지는 바람에 사진을 잘 찍을 수 없었습니다.
어미가 구멍으로 도착합니다. 쥐죽은 듯이 조용하던 구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새끼가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어미가 온 것을 알고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멀쩡하게 다 큰 놈이 넙쩍 받아 묵습니다.
엄마 또 가져오세요. 어미는 무지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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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가고 난뒤의 광릉내 연못입니다. 여러 가지 수초가 피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난초꽃이라 생각합니다. 이 꽃은 많이 보았지요. 고스톱치면서요.
통나무학교의 하이에나 사단. 이 놈들이 어린새 씨를 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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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딱따구리 관찰기
출처:築地書館, 야조의 생활
오색딱다구리는 텃새로서 찌르레기 정도의 크기입니다. 백, 흑, 청의 삼색이 있고 멋있는 모습입니다. 수컷은 머리부가 적색이고 암컷은 적색부가 없습니다.
유쾌한 구멍 파기
도가쿠시(戶隱)삼림공원 여기에서는 둥지 만들기는 눈이 1m나 남아 있는 4월 상순에 시작됩니다. 구멍이 파진 나무는 전부 죽은 고목 나무입니다. 낙엽송 살아있는 나무에도 한번씩 구멍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약간 파서 나무의 진이 나온 상태를 보고 당황해서 구멍 파기를 멈춰버린 상태였습니다. 대부분은 자작나무(白樺)에서 67%, 그 다음은 오리나무에서 26% 그 외에는 벚나무에 약간 보였습니다. 둥지 구멍의 높이는 최고 11m, 최저 2m, 평균 5.8m 구멍 방향은 동향 및 남향이 65%로 제일 많았고 북향도 있었습니다.
구멍파기는 직경 200m 정도의 영역 안에 5~6개를 파서 늘어 놓은 다음 한개의 둥지에 집중합니다. 나무 줄기에 직경 4~5cm 정도의 구멍을 파서 열고 난 후 줄기에 직각으로 파고 들어 가서 그기에서 아래로 내려갈 정도로 넓은 원추(圓錐)상의 구멍을 가로로 파서 30~40cm 깊이로 합니다.
수컷이 하루 종일 구멍 파기에 열중하는데 반해 암컷은 먹이를 열심히 먹으면서 배가 부른 나머지 여기저기로 느긋하게 놀고 있습니다. 수컷은 스스로 판 구멍 안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코코코코..코코코코..라고 나무를 파는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면 이번에는 한 입에 가득히 나무 쓰레기를 문 얼굴을 내밀고 부들부들 떨면서 교활한 행동을 합니다. 하얀 나무 쓰레기가 주위로 눈보라처럼 퍼집니다. 정리-->구멍파기-->정리-->나무 쓰레기 버리기 순서의 구멍파기입니다. 번식하는 12개 둥지 구멍은 전부 이와같은 죽은 고목나무에 새롭게 판 둥지였습니다.
교미(交尾)는 둥지 만들기 후반에 합니다. 암컷이 캑캑 울면서 수컷이 파고 있는 둥지 근처로 옵니다. 수컷은 눈치를 채고 가까운 나무로 이동합니다. 암컷은 둥지 상태를 점검하듯이 들여다 본 후 가까운 나무와 거의 수평으로 나있는 가지에 평행으로 앉습니다. 수컷이 그 다음 따라와서 굵은 나무 가지가 줄기로 연결된 데로 날아가서 재빨리 접근해서 암컷 위에 올라탑니다. 이 순간 불과 수초간에 교미가 이루어집니다.
포란은 암수 교대로 합니다만 암컷이 수컷보다 거의 2배의 시간이었습니다. 약 2주 후에 새끼가 부화하는데 새끼가 작을 때는 암수가 교대로 감싸고 있습니다. 이것도 암컷이 감싸는 시간이 많습니다. 먹이 이동도 암수가 같이 합니다. 새끼의 둥지 서기가 가까워지면 먹이를 달라는 소리 ‘챠챠챠...’ 연속음이 크게 되고 이 소리로 오색딱다구리의 둥지가 발견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쯤 먹이 공급 회수는 암수 합계 하루 200회 이상이나 되었습니다.
새끼는 부화해서 26~30일이면 둥지 서기를 합니다. 관찰해보니 12 둥지 모두가 둥지 서기를 하였습니다만 둥지 서기가 가능한 새끼는 1~2마리 중 평균 1.4마리였습니다.
드러밍 소리
오색딱다구리는 번식기에 딱따구리 특유의 드럼치는 소리를 냅니다. 특히 번식기 전의 영역 형성 시기에 크게 들리고 영역에 접근하는 2마리의 오색딱다구리 수컷들이 수 미터 가격을 두고 상대하면서 드럼치기를 합니다. 또한 테이프레코드에 소리를 녹음하여 두니 오색딱다구리가 날아와서 녹음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드럼치기는 영역의 유지나 방어에서 우는 소리와 더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드럼치기에 대해서는 이것이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일까 울면서 내는 소리일까 오랜 논쟁이 있었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드럼 치는 소리가 둥지의 황판, 죽은 나뭇가지 또는 줄기 윗 부분에서 소리가 잘 울리는 곳이라던지, 또한 둥지나 죽은 고목나무와 별도로 드럼치기의 음색이 다른 점, 더욱이 결정적으로는 죽은 나무를 두드리는 현장을 확인한 점에서 우는 소리가 아니고 전부 부리로 나무를 쪼아서 발하는 소리임을 알았습니다.
첫댓글사람들이 새끼를 인위적으로 만지게 되면 본능적으로 이소를 한답니다.다행히 박새는 타 조류에 비해 야성이 강하진 않지만 아마 그래도..사진속의 새끼가 약5일정도 후에 만졌으면 행동에 옮겼을지도 모릅니다.본능적인 이소는 어느정도 날수있는 힘이 있을때를 말하며..그 후는 고양이 밥이 되는것은 자명한 사실이구요.
상기 꼬리글은 사진을 보고 느낀점을 말한것이므로 다른뜻은 없으니 오해없길 바랍니다.전에 모씨가 주운 새끼새를 올린 사진에 대하여.. 느낀점을 평하며 생사를 말하였는데, 이메일이 왔더군요. 본인은 남이 주운 새끼새의 이름을 알고져 올렸는데 제가 지금도 살아 있을까?란 물음표를 달았더니 민감하게 받아드린 적이
통나무학교 이야기는 몇년전의 일로 제가 새에 대해서 전혀 모를 때 이야기인데 그 말이 빠졌군요. 통나무학교에서는 새 이름도 잘 모르고 그냥 둥지를 트고 새끼를 키우는 것을 그냥 보게 되는데 고양이들이 새들에게 무섭긴 무섭더군요. 새끼를 키울 때는 고양이와 새가 쫓고 쫓기는 관계가 계속됩니다.
첫댓글 사람들이 새끼를 인위적으로 만지게 되면 본능적으로 이소를 한답니다.다행히 박새는 타 조류에 비해 야성이 강하진 않지만 아마 그래도..사진속의 새끼가 약5일정도 후에 만졌으면 행동에 옮겼을지도 모릅니다.본능적인 이소는 어느정도 날수있는 힘이 있을때를 말하며..그 후는 고양이 밥이 되는것은 자명한 사실이구요.
끊임없이 보여주시는 아기새 모습들에 항상 감탄한답니다. 오색딱따구리 아가들은 아직 빨간 모자를 쓰지 않았군요. ^^
상기 꼬리글은 사진을 보고 느낀점을 말한것이므로 다른뜻은 없으니 오해없길 바랍니다.전에 모씨가 주운 새끼새를 올린 사진에 대하여.. 느낀점을 평하며 생사를 말하였는데, 이메일이 왔더군요. 본인은 남이 주운 새끼새의 이름을 알고져 올렸는데 제가 지금도 살아 있을까?란 물음표를 달았더니 민감하게 받아드린 적이
있어서 두서없이 몇자 적어 봤습니다..
통나무학교 이야기는 몇년전의 일로 제가 새에 대해서 전혀 모를 때 이야기인데 그 말이 빠졌군요. 통나무학교에서는 새 이름도 잘 모르고 그냥 둥지를 트고 새끼를 키우는 것을 그냥 보게 되는데 고양이들이 새들에게 무섭긴 무섭더군요. 새끼를 키울 때는 고양이와 새가 쫓고 쫓기는 관계가 계속됩니다.
혹 암컷은 아닐까요? 아직 빨간 모자를 쓰지 않은 새끼들. 그렇진 않겠지요? 모두들 빨간 복대도 안 둘렀네요.
^^ 오색딱다구리와 큰오색딱다구리등은 이소 직전에 이미 수컷은 머리 위가 붉은 색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사진의 먹이를 받아 먹는 아기 오색딱다구리들도 수컷은 머리위가 붉은 것이 보입니다. (잘 보시면요) 사진과 오색딱다구리 소식 잘 봤습니다. ^^
해살받은 오색딱다구리 숨넘어갑니당~~!!
잘~ 보니까 정말 쓰고 있군요.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