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하는 소리와 함께 "와∼"하고 일제히 함성이 터진다. 1t에 육박하는 거구들이 연방 머리를 들이받으며 결투를 벌이자 모래판을 둘러싼 1만여명의 관중들은 손에 우권(牛券)을 거머쥐고서 열광, 또 열광한다. 올 여름 경북 청도군을 달굴 투우경기장 모습이다.
소띠 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투우시대(鬪牛時代)'가 열린다. 붉은 천을 흔들며 소와 싸우는 스페인의 투우도, 등에 올라타 날뛰는 소를 잠재우는 미국의 로데오도 아니다. 소와 소가 한판승부를 벌이는 우리의 민속 '소싸움 경기'가 경마나 경륜처럼 갬블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싸움의 대표적 고장인 경북 청도군은 1년 365일 즐길 수 있는 상설경기장을 짓고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청도군 문화관광과 김상돌(48) 담당은 "1년에 며칠씩 축제에서나 만날 수 있던 '청도 소싸움'이 언제,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레저관광상품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지붕 덮인 '콜로세움'=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 상설 소싸움경기장'.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원형 건물에 하얀 지붕이 파라솔처럼 덮였다. 복도에는 134개의 '우권' 판매창구가 이어지고 사이사이에선 인부들이 배당률, 발매 현황 등을 보여줄 대형 PDP를 설치하고 있었다. 경기장 안은 지름 31m의 모래밭 주위로 관람석 1만1245개가 놓였고, 양쪽 끝엔 가로 4m·세로 2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이 마주 걸려 있었다. 연면적 1만9620㎡(5900여평) 규모로 지난해 1월 완공된 최신식 돔경기장이다.
경기장 뒤편에는 커다란 광장 주위로 성곽처럼 'ㄷ'자 모양의 상가건물이 세워지고 있었다. 연면적 1만3750㎡(4100평)에 상가만 50여 개가 들어서고 지하엔 60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모두 800여억원을 들인 이 경기장은 오는 2월까지 주변 상가와 우사(牛舍), 우주(牛主)숙소 등 모든 공사가 마무리돼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한국우사회측은 "상설 소싸움경기가 본격화되면 인근 용암온천관광지구 내 92만4000㎡(28만여평) 부지에 야외수영장, 소싸움박물관, 호텔 등을 갖춘 테마랜드를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8월 화려한 개막=개막은 올 8월쯤으로 예정돼 있다. 앞서 3월 '2009 청도 소싸움축제'를 이곳에서 열어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도군과 경기시행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군 출자 회사), 우권 발매·고객 지원 등을 맡게 될 ㈜한국우사회측은 최근 업무 위·수탁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는 하루 10∼12게임 정도 연다. 민속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소들 가운데 우수한 소 500여 마리를 추려 대진표에 따라 출전시킨다. 체급은 몸무게에 따라 갑·을·병종으로 구분되고, 싸움을 붙이는 전문 조교사 40여명과 심판 20여명을 뽑아 경기의 공정성을 높인다. 한국우사회 박춘택(44) 팀장은 "소싸움은 다른 갬블사업과 달리 사람의 개입 없이 소들끼리만 하는 경기여서 공정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데다 민속놀이이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8월 개장 예정인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청도 상설 소싸움경기장’. 소싸움이 펼쳐질 모래밭과 관람석 1만1245개, 첨단 방송실이 마련된 이 최신식 돔경기장에서 싸움소들이 연습경기를 벌이고 있다.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베팅은 1인당 한 경기에 100원∼10만원까지 걸 수 있고, 한 경기에서 이기는 소를 맞히는 '단승식'과 연속 경기의 승리 소를 맞히는 '복승식', 5분 단위로 승리 시간을 맞추는 '시간적중식' 등으로 진행된다. 배당률은 경기별 우권 발매율에 따라 결정된다. 우주(牛主)들에게는 경기 때마다 이기면 150여만원, 무승부이거나 졌을 경우 100여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연승에 대한 추가 상금도 있다.
◆세계인을 부른다=청도공영사업공사는 상설 소싸움경기장 개장 이후 하루 3000여명, 연간 1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경기 매출액만 210억원, 경기장 등의 순수 고용인원이 400여명에 이르고, 3∼5년 뒤 자리가 잡히면 연간 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연인원 2만여명의 고용 창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계획도 다양하다. 중국과 일본, 스페인 등 소싸움을 좋아하는 나라에서 열리는 관광박람회 등에 직접 참가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KTX나 비행기 등에 영상물을 틀어 소싸움을 알릴 계획이다. 또 청도와 가까운 대구, 부산 등지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지역 특산물, 유적지 등과 연계한 소싸움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이중근(李重根) 청도군수는 "소싸움이야말로 세계에 한국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이자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신성장 동력산업"이라며 "알차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하는 소싸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첫댓글 으아~~온나라가 도박 스포츠......ㅜ.
헉...소싸움을 베팅으로 드뎌 울나라가 창안한 도박이 시작되는군여..좀있으면 혹시 윳놀이도 베팅이 ㅋㅋ
온나라가 도박판..ㅋㅋ..아이~ 조아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