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진요' 실형? 정봉주와 미네르바

[갤럭시]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에게 학력의혹을 제기하며 비방에 가담했던 네티즌들에게 지난 6일 실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해트위터에서 '표현의자유' 입씨름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4단독(판사 곽윤경)은 6일 오전 타진요 회원 8명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반성의 기색을 보이던 6명에겐 집행유예를 그렇지 않은 2명에겐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중은 어느 정도 관심의 대상인 연예인에 대해 표현할 자유가 있고, 연예인은 어느 정도 이를 감수해야 한다"며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의견제시나 비판을 넘어선 사실왜곡이나 악위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타블로의 학력과 관련 객관적인 증거가 나왔음에도 악의적 표현을 해 가족의 명예까지 훼손했다"며 유죄이유를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타진요에 대한 처벌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인과응보. 뿌린대로 거두는 법. 타진요의 몸통 왓비컴즈는 어디로 숨었나? 자수해 광명 찾게나. ㅉㅉ" (가*,@atin9094)

"약 2년전진실을 모독하고 한 사람의 인권과 그 사람의 생활마저도 피폐하게 만든 타진요 사건, 밝혀진 진실마저 오독하고 흠을 잡아 깎아 내리려는데 집중하기 보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verz**)

"타진요는 마지막까지 자신들이 정의로운 애국자라고 외쳤다. 스스로 애국자라 떠들어 대는 사람치고 진짜 애국자를 못봤다." (park ***,@s_hun***)

연예인 신상털기…객관적 증거에도 비방 계속…비방 주도한 왓비컴즈는 한국 '조롱'

타진요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타블로에 대한 허위학력을 제기해왔다. 타블로가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잇따라 공개하며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했지만 타진요는 이 마저도 조작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타블로를 비방했다.

결국 타블로는 학력위조 의혹을 주도한 타진요 카페 회원 11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심적으로 상처를 입고 가요계를 잠시 떠나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난 5월 이중 2명에 대해서 "표현 약하고, 가족에 대한 비방이 없었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6일 열린 재판에는 사이트의 운영자 '왓비컴즈'가 불출석 한 상태로 8명만 재판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2명이 실형이 선고되고 나머지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지만 불출석한 '왓비컴즈'에 대한 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 불출석으로 인해 수배중에 있는 타진요의 운영자 '왓비컴즈'는 7일 자정  ‘South Korea’란 제목으로 “What a beautiful country, huh ? hahahahaha.(참 아름다운 나라네요, 하하하하)”란 글을 통해 한국을 조롱하는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로 인해 연인과 결별한 뒤 심경을 트위터에 올린 홍석천씨.[사진=홍석천 트위터 캡처]

타블로 이외에도 연예인에 대한 신상털기는 항상 문제가 되어왔다.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는 '정의 실현'이라는 목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마녀사냥'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커밍아웃한 배우 홍석천씨가 지난 3월 종편 채널에 출연해 "연하 애인과 사귀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네티즌들과 기자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이별하게 된 사연을 소개해 지나친 신상털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대한 신상털기도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지하철 XX녀, XX남 등 하루에도 수차례씩 인터넷상에 논란의 주인공들이 올라온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과 고려대학교 의대생 성추행 사건 등 범죄와 관련된 신상털기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 등 사소한 일이 '마녀사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그동안 타블로에게 했던 타진요의 행동은 네티즌들의 '신상털깅'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비쳤다.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이 타진요 처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명예훼손과 모욕죄, 공익비판 기능 '통제' 우려…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 눈물 흘리는 정봉주 전 의원.[사진=뉴스1]

하지만 트위타에서는 타진요에 대한 비판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지적하는 글도 많았다. 타진요 사건과 비교되는 것은 바로 정봉주 전 의원 사건이다.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BBK 진상조사위원장' 이았던 정봉주 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BBK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민주통합당 등 의원들은 정 전 의원의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서 정 의원이 실형이 선고되면서 적용된 법령이 타진요와 같은 명예훼손이다. 일부 트위터리안 들은 정 의원 사건과 타진요 사건을 비교해가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명예훼손을 이유로 실형을 선고한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봉주는 일년 갔는데 타진요는 10개월?웃기는 법이다 진짜" (샘받이****,@ilove***)

"타진요의 일부회원이 실형을 받은걸 보고 당연하네 어쩌네 하면 나경원 비방하다 벌금받은 것도 당연하게 된다. 정치인이고 연예인이니 다른 문제라고? 언론과 대중을 개인의 사욕을 위해 악용한건 다르지 않다. 오히려 청소년에게 영향력은 연예인이 월등히 높다" (영구**,@nlank**)

"의심되는 내용을 의심했고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그래서 실형을 선고받아 마땅하다고? 이거 정봉주 얘기야? 타진요 얘기야?" (won***@zx***)

"타진요 구속되었다고 좋아하는 놈중 몇몇놈, "정봉주는 무죄다."라고 글올린거나 지우고 그러세요. -_-; 둘다 같은 법으로 엮였는데 정봉주땐 악법이고, 타진요땐 정의? '허위사실 유포'는 군림하는 법이자 강자만을 위한 악법입니다.타진요든, 정봉주든" (tod***,@tod**)

실제로 명예훼손은 권력자에 대한 시민과 언론을 '비판'을 통제하는 기능을 해왔다.

6일 서울남부지법 에서는 배석규 YTN 사장 등의 '황제골프' 접대를 보도한 미디어 오늘의 조현호 기자에게 검찰이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징역 8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언론사인 YTN 사장이 :공인이라고 할 수 없다"며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YTN 배석규 사장은 함께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로 YTN노조와 야권에서 지속적인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인물로 현행법은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배 사장에 대한 기사를 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가 검찰의 구형대로 처벌된다면 '언론에 대한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상 정부정책에 대한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필명 '미네르바' 박대성(35)씨는 1년간 구속됐지만, 재판부에 무죄선고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죄는 벗었지만 구속된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전해진다.

인터넷 명예훼손으로 인해 실형까지 선고하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 타진요 사건을 보면 일견 정당해보이면서도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이 일반인들의 '비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는 점에서 '알쏭달쏭' 하다. 명예훼손과 모욕죄와 표현의자유는 정말 양립할 수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