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메일이다, 뭐다 한다고 새벽 4시에 잠이 들었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 손수건을 찾으러 향했습니다.
향하는 길, 차가 잘 오지 않습니다.
그 사이 저는 한 가지 묘책을 꾸며서 도우미분들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도우미 일 하나씩 맡기기 프로젝트라는 일념 하에 날씬이님께는 문화상품권을, 희망님께는 주스를, 현수님께는 음료수를 부탁드렸습니다.
날씬이님 오케이하시고, 희망님도 오케이, 하지만 현수님께는 답이 안 오더군요.
나중에야 현수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쾌차하시길...^^
아무튼 나름대로의 프로젝트를 꾸미고 손수건을 향하는 길...
나영조아님께 문자가 왔습니다.
나영조아님께서는 전주에서 올라오시려고 하시던 분이신데 오시는 길을 찾는 문제로 3일전부터 문자로 여쭈어 보시더군요.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두절된 문자, 찾아오실 수 있을지를 걱정을 하면서 손수건을 찾기 위하여 신설동 역에 내렸습니다.
한 손에는 노트북이, 한손에는 게시판 판넬이, 어깨에는 가방을 맨채로요.
사실은 먼저 정모 장소에 놓고 오려다가 시간 관계상 곧장 손수건을 찾으러 갔답니다.
다행이도 참 잘 나온 손수건, 빨리 찍느라 그 분들께서도 힘드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아저씨께 도장파는 집을 아시나고 여쭈어보았습니다.
길 건너편에 하나가 있다며 가보라는 아저씨의 말을 믿고 손수건이라는 짐을 또 한손에 들고 길을 건너 다른 분께 도장집을 여쭈어보았는데, 이쪽에 없고 다시 건너편에 하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그런데 참, 왜 그렇게 여쭈어보는 분마다 여기에는 없고 다른 곳에 있다며 거길 가보라고 하시는 지...
5군데 가까이를 돌고, 한군데 찾은 곳은 이틀이나 걸린다는 말에 포기하고 나오고...
포기를 하고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지하철 역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일, 30분이 넘게 돌아다닐때는 안 보이던 도장집이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있다니...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좀 부탁까지 드렸는데, 30분을 넘게 돌았는데, 그 찰나의 혼돈이란...(B.M.G 이승환 이별, 그 찰나의 혼돈의 신 버전, 도장집 발견, 그 찰나의 혼돈)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들어가보니 방금 막 도장 하나가 들어가서 만들어지고 있더군요.
덕분에 15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정시 도착가까이 될 것 같은 위기감을 애써 누르며 부탁을 드렸답니다.
왜 도장을 만드냐고 의아해 하실 10대분? 두 장의 손수건을 받으셨다면 그 이유를 아실듯...^^
10대 정모 참석자분들만의 증표라고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대 정모 도장이 찍힌 손수건은 카페 대여했던 곳을 제외하고는 단 한 장도 새어나가지 않았습니다.
10대 분들만을 위한 마크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아무튼 겨우 도장을 만들고 나와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이대로 향했습니다.
도우미분들은 이미 도착, 거기에 참석자분도 이미 도착하셨다는 이야기에 저는 당혹함을 감출수가 없었지요.
점점 아려오는 팔, 혼란스러운 머리, 죄송한 마음, 앞으로에 대한 불안감...
그게 정모 장소로 향하는 제 상태였답니다.
덧붙임
사실 도장을 하루 전날 파 놀생각이었다가 일이 생겨 가지를 못했답니다.
다음날 정모를 하는 데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준비는 전날까지 마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