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여주시면서
내 손을 잡아주시던 그리운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아름다운 소풍길 떠나시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배웅하면서
편지를 읽어드릴 때 나는 그 이유를 밝혔다.
행여 당신이 누구인지를 잃어버리실까봐.
그리고 이제는 너무나 쇠약해지셔서
막내딸에게 당신의 마지막 삶을 온전히 맡기신
가엾은 아버지를 아직도 기억하고 불러주며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노라고...
그리고 이제는 내사랑 어머니를 위하여 사랑스런 목소리로
강순례 비비안나 여사를 아버지 때 처럼 똑같이 불러드리고 있다.
성당에서 2년간 사목일을 맡아서 할 때도
공지 사항을 전하기 전 교우들의 안부를 물을 때도
나는 어김없이 교우들의 세례명 앞에
꼭 이름을 함께 붙여 불러드리곤 했다.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준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도 안나며
오랫동안 자신의 이름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무척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뒤늦게 알게된 가수 '임병수의 이름'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종종 따뜻함을 가득 담아서 사랑이 꿀 처럼 흐르는 목소리로
함께 사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면 어떨까?